[The 살롱] 전우용 역사학자, 김태형 심리학자, 류근 시인과의 인터뷰: 2017 박근혜와 2025 윤석열 탄핵의 차이점은? 尹과 함께 심판대 오른 헌재의 마지막 기회. 윤석열 정부를 되짚는다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The 살롱]
2017 박근혜와 2025 윤석열 탄핵의 차이점은?
尹과 함께 심판대 오른 헌재의 마지막 기회. 윤석열 정부를 되짚는다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전우용 / 역사학자
▷김태형 / 심리학자
▷류근 / 시인
▶김어준 : 이야, 저기에 이제 7,000명 신고돼가지고 가장 위험하니까 박현광 기자 가라 이렇게 된 거거든요. (웃음) 그런데 사람이 없네. 사람이 없어요.
◍류근 : 저는 여기 오려면 한남대교 넘어서 한남 공관 앞을 지나와야 되는데 오늘 한남대교부터 막혀가지고 깜짝 놀랐어요, 이게 무슨 일인가. 그랬더니 저런 일이 벌어졌었네요. 그런데 시그널이 이게 보여요, 정말로.
◉김태형 : 보수 세력이 이재명 대표 무죄 나온 다음부터 현격하게 사기가 떨어졌습니다.
▶김어준 : 줄어들었어요.
◉김태형 : 분위기가 확 줄어요. 그러다가 지금 선고일이 잡히자 결정타를 맞은 거죠. 뭐 다들 예감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김어준 : 그런데 이제 그 자기들이 동원할 수 있는 인원들은 지금 관저 앞으로 갔다고 해요, 관저 앞으로. 저기 그래서 경찰들이 다 와있대잖아요. (웃음) 7,000명을 막기 위해서 다 쳐놨는데 아무도 없어, 그 안에. 자, 세 분. 오늘 우리 공직자는 지금 국회에 가있습니다. 세 분을 모시고. 이제 9시가 다 됐으니까 2시간밖에 안 남았어요. 각자 하시고 싶은 말씀. (웃음) 탄핵과 관련해서.
▷전우용 : 8년 전에 박근혜 탄핵 겪었잖아요. 그런데 박근혜 탄핵 때 수사법이죠, 레토릭. 박근혜가 이 탄핵 국면에서 했던 얘기들하고 윤석열이 하고 있는 얘기들하고 보면 시즌2라기보다는 리메이크다. 좀 폭력성을 훨씬 더 강화한 리메이크다, 라고 하는 게 맞을 정도로 똑같아요. 박근혜 탄핵 국면의 시작은 2016년 10월 25일에 최순실 관련 제1차 대국민 사과였어요. 그때,
▶김어준 : 태블릿.
▷전우용 : 태블릿 전이었어요. 예, 태블릿이었죠. 태블릿 나오면서,
▶김어준 : 태블릿 터지면서 사과를.
▷전우용 : 뭐 연설문 만들 때 좀 도움을 받은 적은 있다, 이 정도로 시작을 했거든요. 그런데 다 거짓말 해명이었고 세 번이나 사과를 했는데. 윤석열은 이 계엄 직전에 11월 7일인가 그때 김건희, 명태균 그거 나왔을 때 그것이 무슨 사과인지, 그게 뭘 사과한 거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의 거짓말을 하고,
▶김어준 : 사과 아니죠. 거짓말이었죠, 전부 다.
▷전우용 : 똑같은 방식으로 했는데, 박근혜는 세 번 사과를 했고 윤석열은 계엄 사과까지 해서 두 번만 사과를 했어요. 그것도 거짓말이고요. 그리고 그 최순실의 국정농단보다 김건희의 국정농단이 훨씬 더 심각하다고 하는 것들은 이미 우리가 다 짐작하고 있는 바이고.
▶김어준 : 비교할 수도 없는 것 같아요.
▷전우용 : 박근혜는 계엄을 준비했지만 실행하지는 않았는데 윤석열은 계엄을 실행까지 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상황이 훨씬 더 나빠요. 그러니까 뭐 죄질이 훨씬 더 나쁜 상황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제가 좀 의아한 거는 예컨대 보통 사람들이 그래요. 그러니까 첫 번째 실수는 용서해도 두 번째는 용서를 안 하는 것이고, 초범보다 재범에게 더 강한 처벌을 하는 것이 상식과 원칙에 부합하는 거란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어떤 상황이냐 하면 박근혜 국정, 그 최순실 국정농단에서 박근혜 탄핵 가결할 때까지 당시의 새누리당에서는 반 정도가 탄핵에 찬성을 했어요. 그리고 헌재에다가 탄핵 기각 청원을 했던 당시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56명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12명인가 빼고는 다 탄핵에 반대했고요. 이 국회의원 정원이 줄어들었는데도 헌재에 탄핵 기각 청원을 한 사람이 82명이에요. 훨씬 늘어났어요, 죄질이 더 나쁜데, 반복인데.
▶김어준 : 결론을 향해 가주십시오.
▷전우용 : 네. 게다가 여론을 보면 그 당시의 탄핵 반대 여론은 갤럽 조사 기준으로 한 18% 나왔었어요, 탄핵 선고 직전에. 그런데 지금은 35% 정도가 나와요. 2배 정도 늘어난 거예요. 아니, 죄질은 훨씬 더 나쁘고 또 반복되는 재범인데 왜 저렇게 돼버렸느냐, 저는 그게 정말 이제 심각한 우리 사회의 좀 병적인 상황이다, 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제가 잘못한 게 있으면 이제 김태형 소장님이 좀 이렇게 정정을 해 주실 거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그거를 뭐로 보냐면 뭐 우경화라고 하는, 극우화라고 하는 세계사적 현상과도 관련이 있지만 우리 사회가 양심을 죽이고 자존심만 남은 그런 사회가 돼버렸다, 그런 문화가.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박근혜 탄핵 당시에는 어떤, 박근혜를 찍었던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표현했냐면 자존심 상한다는 거였어요. 최순실 따위에게 지배당하고 있었다니, 이렇게 자존심 상한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이번에 좀 이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고 저러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번에 그 자존심의 대상이 다른 데로 가있는 거예요. 내가 두 번이나 찍어서 도와줬는데 또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라고 하는 자기 자존심 때문에 윤석열을 지지하고 있는 이런 현상들이 보이는데 양심이 빠지면, 양심은 이거는 사실은 수평적인 마음이고 열린 마음이거든요. 상대와 내가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 상대가 나를 죽이려고 든다면 내가 이거를 어떻게 하겠느냐. 미안하다, 이런 마음이 들어야 되는데 사회에 대해서, 또는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이 전혀 없어요. 미안한 마음이 전혀 없고 자기 자존심만 중요한 이런 상태가 돼있는데, 우리 사회가 양심을 죽이고 자존심만 남겨두는 이런 식의 문화를 만들어오고 서로가 서로에게 그렇게 부추겨온 게 아니냐 싶어서 이거 굉장히 좀 심각한 상황이다, 앞으로도. 이거 꺾을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이거를 꺾으려면,
▶김어준 : 저는 탄핵 선고되면 다 꺾인다고 봅니다.
▷전우용 : 그런데 문화 자체가 자존심 상해하거든요, 지금 이게.
▶김어준 : 그거는 또 다른 현상인데.
▷전우용 : 네. 그래서 그게 좀 우리 앞으로의 좀 굉장히 중차대한 과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어준 : 소장님은 이 시점을 보고 무슨 생각하십니까.
◉김태형 : 뭐 저는 뭐 좀 흥미롭게 보고 있는 것은 생중계인데요.
▶김어준 : 생중계.
◉김태형 : 탄핵을 선고를 생중계한다. 인용 가능성이 높다고 일단 봐야 되겠는데.
▶김어준 : 전국 교육감들이 10개소, 17개 중에 10개소 교육감들이 생중계를 하라고 했어요, 학교에서.
◉김태형 : 맞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거의 탄핵 반대하는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그 사람들이 상당수가 실제로 TV를 볼 겁니다, 탄핵 선고가 나오는지.
▶김어준 : 탄핵 인용이요?
◉김태형 : 인용이 나오는지 아닌지를 보겠죠, 국민들이. 그때 인용을 할 것이기 때문에 저는 생방송을 했다고 지금 예측하고 있는데.
▶김어준 : 교육감들은 그런 선택을 한 거죠.
◉김태형 : 네. 만약에,
◍류근 : 그런데 또 진보 교육감들만 또 그런 거 아닐까요. 그렇게도 얘기할 거 같은데.
◉김태형 : 뭐 그렇겠죠.
▶김어준 : 그럴 수도 있는데.
▷전우용 : 그런데 일부 학교들은 교육감의 그 지시를, 권유죠. 거부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교사들이 또.
◉김태형 : 그런데 만약에 여기서,
▶김어준 : 역사의 현장이라고 보라고 하는 건데.
◉김태형 : 이 생방송, 전 국민이 집중해서 보고 있는 생방송에서 기각을 한다, 이거는 봉기 지령이거든요. 헌재가 봉기하라고 지령하는 거예요, 국민들한테. 지금 TV 끄고 다 거리로 나가십시오, 라는 것과 똑같아요. 다시 말하면 국민항쟁에 불을 지르는 것을 헌재가 하는 건데, 저는 그런 점에서 볼 때 생방송을 허용했다는 것은 거의 인용을 보여주는 확실한 신호 아니냐.
▶김어준 : 생방송설이네.
◉김태형 : 네, 생방송설입니다.
▶김어준 : 지금 많은 설들이 있는데. (웃음) 인용을 확인하는 많은 설들이 있는데 생방송설.
◉김태형 : 네. 이게 다른 분들이 다른 얘기는 많이 하시니까 그렇게 보고 있고.
▶김어준 : 그것도 일리 있는 이야기죠. 문형배 소장이 결정할 텐데 아마도. 그거 생방송하지 말라고 했을 수도 있는데.
◉김태형 : 기각하면 왜 해요. 큰일 날 텐데. 그거를 보는 국민들이 아주 분해서 막 바로 뛰쳐나갈 텐데. 제가 그래서 그런 점에서 저는 인용은 거의 확실하다고 보는데, 사실 저는 헌재가 예전부터 탄핵을 기각할 생각은 없었다, 라고 보는 쪽입니다. 그러니까 부담이 너무 커요.
▶김어준 : 소위 보수 재판관들도?
◉김태형 : 네, 기각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큽니다. 그래서 기각에 대해서 요구하면서 선고가 늦어졌다기보다는 그 윤석열과 이재명의 동반 퇴진이 극우 세력의 목표였기 때문에,
▶김어준 : 그런 설들이 유력했죠.
◉김태형 : 네, 26일 지나서로 헌재 선고를 연기하는 게 목표였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이,
▶김어준 : 연기까지는 했는데 결과는 못 바꾼다.
◉김태형 : 그렇죠. 26일로 연기를 성공시켰는데 무죄가 나와버렸어요. 이게 무죄가 나오면 극우들이 그때부터 왜 멘붕이 왔냐 하면 극우가 세워놓은, 극우 세력이 세워놓은 모든 계획과 시나리오는 다 이재명 대표의 퇴진을 전제로 합니다.
▶김어준 : 그렇죠.
◍류근 : 그렇죠.
▶김어준 : 그게 유일한 전략이었어요, 유일한 대선 운동이었고.
◉김태형 : 그렇죠. 그러니까 맨날 이재명 대표만 깐 거 아니에요. 그런데 이재명 대표가 안 날라갔어요. 그러면 그다음에는 할 게 없어집니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저는 거의 멘붕 상태에 들어갔다고 보고, 그 과정에서 극우 세력은 또 연기를 요청했을 수 있어요, 18일 이후로. 그때는 극단적 방법을 생각했을 수 있기 때문에 결정은 못 했지만. 그런데 뭐 국민적 저항이 엄청나게 터져 나오기 시작하고 그다음에,
▶김어준 : 그렇죠. 눈치 챘죠, 사람들이. 이거 18일 넘기려고 하는 거 아닌가.
◉김태형 : 어, 이것들 봐라. 이것들 봐라.
▶김어준 : 그러면 가만 못 있지.
◉김태형 : 그렇죠. 그래서 국민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그다음에 야권에서는 국무위원 전원 탄핵이라든가 아니면 헌재 재판관 탄핵까지 얘기가 나옵니다.
▶김어준 : 그렇죠. 처음 나왔어요.
◉김태형 : 이거 분위기 살벌하잖아요.
▶김어준 : 헌재 재판관을 탄핵한다는 건 헌재를 날려버린다는 얘기니까.
◉김태형 : 그렇죠. 거의 그 얘기가 나오니까 더 이상은 연기할 수 없겠다, 이거. 어차피 우리가 기각할 것도 아닌데, 인용할 건데 더 이상 끌어봤자 뭐 이거는 될 법이 없다. 그래서 날짜가 잡혔다. 그래서 저는 이 헌재가 날짜를 잡고 선고를 하게 된 것 자체가 이미 거대한 승리다, 이렇게 이제 국민들의 승리다, 라고 보고 싶고요.
▶김어준 : 그렇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김태형 : 만약에 헌재가 인용을 한다면 그거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기각한다면 사실은 헌재가 처음에 국민들이 실제로 계엄군을 온몸으로 저지하면서 계엄을 실패로 돌리게 만들었을 때, 계엄을 저지했을 때 국민들 마음은 그거 아니에요, 당장 가서 우리 손으로 윤석열 끌어내리고 싶다. 그런데 한국에 절차가 있습니다. 국회 탄핵과 헌재 판결이라는 절차가 있으니까 그거에 위임한 거예요. 좀 쉽게 얘기하면 국민들이 헌재한테 용역을 준 거예요. 야, 너희가 처리해, 법질서 안에서. 그래서 기다려준 거거든요. 그런데 빨리 안 하고, 용역 업체가 일을 안 하고 시간을 질질 끈 거 아닙니까. 만약에 헌재가 기각한다면 이것은 국민들이 맡긴 일을 쉽게 말하면 거부한 겁니다. 즉, 계약 해지 조건이 돼요. 따라서 헌재가 기각한다면 국민들은 아마 직접 끌어내리는 쪽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뭐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예측했듯이 아주 심각한 국가적 혼란일 뿐만 아니라,
▶김어준 : 그거는 저는 어느 누구도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일 거라고 봅니다, 진짜.
◉김태형 : 네네. 윤석열을 비롯한 내란 세력의 최후도 훨씬 더 비참해질 수 있습니다.
▶김어준 : 저부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거거든요.
◉김태형 : 그렇습니다.
▶김어준 : 이거를 어떻게 받아들이라는 거야, 이 기각을.
◉김태형 : 그렇죠.
◍류근 : 사실 헌재 자체가 6.10 민주항쟁의 결과잖아요. 그렇죠?
▶김어준 : 네.
◉김태형 : 뭐 어쨌든,
▶김어준 : 헌재도 없어질 일이고. 이게 뭐가 공권력이 질서 유지가 되겠는가, 이게.
◉김태형 : 안 되죠. 헌재가 헌법 위에 있는 게 아니고 헌법이 헌재 위에 있는 것이고, 그다음에 헌법 위에 국민이 있는 겁니다. 국민이 원하면 헌법 바꿀 수도 있고 폐지할 수도 있어요. 그러기 때문에 대한민국 헌법 1조에 있는 것처럼 모든 주권은 국민한테 있는 거고, 국민이 인정하지 않는 헌재 판결, 뭐 당연히 거부하는 거죠. 그래서 기각은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사 한다 하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다. 일단 선고가 나온 이상 윤석열은 끝났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류근 : 저기 우리 보니까 작년 개표 방송 때 같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거의 맞췄잖아요.
▶김어준 : 제가 거의 맞췄잖아요.
◍류근 : 지금 이제 2시간밖에 안 남았잖아요. 개인적으로 사실 묻고 싶어요.
▶김어준 : 저는 8:0을 생각합니다.
◍류근 : 8:0?
▶김어준 : 그 외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사실 저는. (웃음)
◍류근 : (웃음) 그거는 그냥 그것을 믿는 신념이에요 아니면,
▶김어준 : 아니, 신념이 아니라 여러 징후도 이제 면밀히 검토하였는데.
▷전우용 : 일단 제가 심각하게 느끼는 거는 사실은 박근혜 탄핵 때는 지금처럼 헌재의 판결에 대해서 긴장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류근 : 맞아요. 그렇지.
▶김어준 : 아니, 아니요. 긴장했어요, 그때도.
▷전우용 : 그때도 긴장을 했는데,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김어준 : 그렇죠.
▷전우용 : 그런데 지금 예컨대 탄핵 기각하면 어떻게 할 거냐,
▶김어준 : 박근혜가 탄핵 기각되면 너무 말이 안 된다였지 나라가 망한다까지는 아니었어요.
▷전우용 : 그렇죠. 나라가 망하거나 사람들이,
▶김어준 : 이거는 나라가 망할 일이야.
◍류근 : 맞아요.
▷전우용 : 지금 김태형 소장 얘기한 게 뭐 쉽게 얘기하셨지만 저 과정들은 다시 계엄령이 선포되고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과정들이에요.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잖아요.
◉김태형 : 그렇습니다.
◍류근 : 맞습니다.
▷전우용 : 그런데 그런 정도까지 생각을 안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어요.
▶김어준 : 그렇죠.
▷전우용 : 우리 사회가 얼마나 더 몰상식해졌냐. 원칙과 상식에 따르면 8:0 걱정할 일이 전혀 아니란 말이에요, 이거는 너무. 우리는 이미 전례가 있기 때문에. 박근혜보다 덜해? 훨씬 심해. 아, 그러면 당연히 탄핵이지, 이렇게 생각이 이어져야 되는데, 훨씬 더 심한데도 탄핵 안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탄핵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2배가 늘었다. 저는 거기에서 우리 사회의 위기성을 느끼는 거예요.
◍류근 : 그 정도가 아니고 우리 밖에 있을 때, 쭉 다 앉아있을 때 뭐라고 했냐면 영현백, 종이관, 종이관, 영현백, 이렇게,
▶김어준 : 골랐어요? (웃음)
◍류근 : 그렇게,
▶김어준 : 자기가 고를 수도 없는데 뭘. (웃음) 나는 차라리 종이백.
◍류근 : 그 정도로 지금 우리가 심각해요. 실제로 위험,
▷전우용 : 아니, 그러니까 종이관이 영현백보다 싸기 때문에.
▶김어준 : 싸기 때문에. (웃음)
▷전우용 : 그래서 김어준 공장장은 영현백이고 우리는 그냥 종이관일 거다,
▶김어준 : 종이관일 것이다. (웃음)
▷전우용 : 이렇게 얘기했던 거고요.
▶김어준 : 아니, 그것도 수장되면 필요도 없어요. (웃음)
▷전우용 : 그러니깐요. 그러니까 제가 지금 느끼는 위기감은 그런 거예요. 왜 우리가 이런 거를 걱정하고 있느냐.
◍류근 : 맞습니다.
▷전우용 : 이미 전례가 뻔히 있는데. 이 범죄는 사형선고다 혹은 뭐 무기징역이다, 라고 하는 이게 이미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고요, 하고 있는 건데 왜 이거를 불안해할 정도로 우리 사회가 위험해졌느냐, 이게 지금 문제라고 생각이 들어요.
▶김어준 : 그 정도로 미친 자가 등장한 거예요, 진짜로.
▷전우용 : 네. 그리고 사회가 미친 거고요.
◍류근 : 그리고 이번에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우리의 민주주의가 겨우 모래성이었는가. 어렵게 만들어놓으면 꼭 망국 세력들이 등장해가지고 무너트리고, 무너트리고 이런 식인데. 우리가 결심할 거는 이거죠. 민주주의는 모래탑이 아니라 정말로 하나, 하나 쌓아올린 돌탑이다. 무거운 돌탑이다. 절대 무너져서는 안 된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저는 사실 개인적으로 잘 다스려왔던 불안장애가 다시 도져가지고 일상생활이 참 어려울 정도예요.
▶김어준 : 지난주에 그래가지고 안 나오신 거 아닙니까, 술 한잔 하시고.
◍류근 : 저는 그런데 사실은. 아, 그 정도는 아니에요.
▶김어준 : 시인은 그래도 돼. (웃음)
◍류근 : 아니, 그런데 조국이 위독한데 시인인들 어떻게 위독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김어준 : 그러니까 술을 먼저 드신 거 아니에요. (웃음)
◍류근 : 아니, 광화문 나가서 보면 다 그럴 수 있어요.
▶김어준 : 그러니까.
◍류근 : 또 지금 알러지가 너무 심해가지고 그렇습니다.
▶김어준 : 그래서 최근에 또 불안불안하시는구나. 시인은 불안해도 돼.
◍류근 : 저 상당히 불안해요, 지금. 지금도 불안해요.
▶김어준 : 시인은 불안해도 돼요.
◍류근 : 그런데 이렇게 불안, 그가 복귀할까 봐 불안해해야 하는 저뿐만이 아니라 지금 광장에 시민들도 있고. 지금 전 세계에 지금 우리 진짜 위대한 동포들 있잖아요. 다 불안에 떨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진짜 불안해해야 한다는 이 상황이 폭격 맞은 폐허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이다,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김어준 : 크. 오랜만에 시인 같은 표현이 나와가지고. 대부분은 이제 남의 시나 읽었는데. (웃음) 오늘은 준비하신 시가 뭡니까?
◍류근 : 예. 정말 몇 번의 시를 보냈는데 마지막으로 결정한 게.
▶김어준 : 오늘에 어울리는 시입니까?
◍류근 : 반드시 우리 공동체에 필요한 시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비장하게, 경건하게 이 시를 읽도록 하겠습니다. 평화를 구하는 기도, 聖 프란치스코. 나를 당신의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어둠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 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 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 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 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원히 살기 때문입니다.
▶김어준 : 자, 새로운 대한민국에서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류근 : 진짜로 그러기를 바랍니다. 간절히 원합니다.
▶김어준 :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