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1공장]
여론 조작에 수억 원대 거래까지..
"포털과 언론사의 '검색제휴' 전면 재검토해야"
- 송수진 기자 (KBS 탐사보도부)
▶ 김어준 : KBS 탐사취재팀이 포털 관련 탐사 취재를 했습니다. KBS 송수진 기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송수진 : 네, 안녕하세요. KBS 탐사보도부 송수진입니다.
▶ 김어준 : 예. 다른 곳에서는 안 하는 취재인데. 언론사는 포털 상대할 때 갑을 관계로 요새 바뀌어서 포털이 갑이죠. 그런데 KBS는 포털 관련해서 연속 이틀 보도를 했던데, 여기서 제휴 언론사 문제를 다뤘어요. 제휴 언론사라는 게 뭡니까?
▷ 송수진 : 네이버에 언론사들이 뉴스를 공급을 하고 있는데요. 언론사들의 나름대로의 어떤 품질 관리를 위해서 검색 제휴사들을 두 가지로 일단 나누고 있습니다. KBS, MBC 그다음에 조선, 중앙, 동아 같은 이른바 기성 미디어들은 CP라고 해서 Contents Provider(콘텐츠 제공 업체)라고 분류가 되고요. 그다음에 CP들은 어느 정도 퀄리티와 품질이 보장이 됐다고 여겨져서 구독을 할 수가 있고요. 그다음에 추천 알고리즘에 기사들이 검색이 되게 됩니다.
▶ 김어준 : 소위 예를 들면 다음 포털 메인 화면에 뜨는 거죠.
▷ 송수진 : 그렇죠. 이런 CP 언론사들이 70여 곳 정도가 네이버 기준으로 있고요. 그다음에 검색 제휴사는 CP만큼의 퀄리티는 아니지만 그래도 서비스할 정도의 가치는 있다고 판단이 돼서 제평위, 그러니까 뉴스제휴평가위원회라고 했는데요. 제평위를 통과한 곳 가운데 60점 이상을 받은 곳인데 주로 소형 인터넷 언론사들입니다. 이곳은 특정 키워드로 검색창에서 검색을 했을 경우에만 그 검색 결과로 해당 언론사들의 기사들이 노출이 되게 되는 것이죠. 한 650개 정도.
▶ 김어준 : 요즘은 뉴스를 물론 메인에 노출된 뉴스로만 보고 끝내는 분들도 있지만 관련 키워드가 궁금하면 당연히 검색을 하게 되고 그때 나오게 된다는 거죠.
▷ 송수진 : 맞습니다.
▶ 김어준 : 그때 화면에 펼쳐지게 되는, 그러니까 2단계 중에 두 번째 단계에 해당되는. 검색이 돼서 뉴스를 클릭해 볼 수 있는, 포털을 통해서. 그런 제휴사가 제휴 언론사인데. 그런데 이 제휴 언론사를 취재를 하고 취재 결과가 보도할 만한 지점이 있으니까 취재도 했고 보도도 한 것아닙니까? 어떤 지점들이 있어요, 놀랄 만한?
▷ 송수진 : 사실 저희가 검색 제휴사 문제에 집중을 하게 된 것은 제휴평가위원회라는 것이 있어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네이버에 뉴스가 공급되기 위해서는 제평위를 통과를 해야 되는데 제평위가 생긴 지가 올해로 7년째가 됐거든요. 7년 전에 제평위가 생길 당시에 어떻게 이야기를 했었냐 하면 사이비 언론을 우리가 잡겠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7년이 지나고 나서 과연 상황을 한번 좀 들여다보자라는 문제의식이 있었는데, 들여다봤더니 검색 제휴사들을 중심으로 광고성 기사는 여전했고 심지어 광고성 기사가 여전한 것은 물론이고 기사를 쓰지 않아도 충분히 생존이 가능한.
▶ 김어준 : 포털에 검색된다는 것은 일반 대중에 노출될 확률이 대단히 높다는 것이고, 그 점을 이용해서 기사가 충실하지 못하다 차원이 아니라 기사를 쓰지 않고도 얼마든지 장사를 할 수 있다? 어떻게 한다는 겁니까?
▷ 송수진 :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일단 홍보대행사와 협약을 맺어서 할 수 없는 광고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의료법 관련된 광고라든지 병원이나 특정 의사를 홍보하는 광고 그다음에 소액 결제 현금화 서비스. 사실 서비스라는 말을 붙일 수가 없는데. 불법이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광고를 할 수가 없는데 이 틈을 파고들어서 이것을 기사 형태로 소화를 하는 광고들이 있습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인터넷상에 배너를 걸거나 직접 광고를 할 수 없으니까 그것을 기사로 둔갑시키는 거군요.
▷ 송수진 : 네, 맞습니다. 이런 기사를 건당 올릴 때 최소 10만 원 정도를 받게 되고 그다음에 소액 결제 현금화 같은 경우는 단가가 비싸서 최하 단가가 300만 원 정도로 확인이 됐어요. 그러니까 이런 광고들만 잘 실어도 일단 언론사가 계속 유지는 되는 거죠.
▶ 김어준 : 이것은 기사 없이 보도 자료를 기사인 것처럼 둔갑시켜서 내는 것만으로 장사가 되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예를 들어서 특정 기업이 대단히 기업의 입장에서는 덮고 싶은 뉴스나 혹은 자기들이 유리하게 해명하고 싶은 내용이 있을 수 있잖아요.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 관련한 취재를 했던데 이것 좀 소개해 주십시오.
▷ 송수진 : 이재용 부회장 관련 취재라기보다는 저희가 검색 제휴사를 취재를 하던 중에 한 곳을 특이한 곳을 발견을 하게 됐어요.
▶ 김어준 : 이것을 정하고 취재를 한 게 아니라 취재하다가 이게 나온 거군요?
▷ 송수진 : 네, 나온 겁니다. 저희가 기업체 직원을 가장해서 우리 기업에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어 줄 수 있느냐, 그 여론조사 결과를 기사화를 해 줄 수 있느냐고 여쭤봤어요. 그랬더니 가능하다고 하시면서 5천만 원 정도를 부르셨거든요.
▶ 김어준 : 비싸네요, 가격이.
▷ 송수진 : 물론 조율이 가능하다고 하긴 했습니다만 5천만 원 정도를 부르셨는데 알고 봤더니 이 언론사가 지난해 6월쯤이었는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선처를 바라는 여론이 국민의 60% 이상이라는 내용을 냈던 빅데이터 연구소와 같은 언론사였어요.
▶ 김어준 : 그러니까 그렇게 기업에 유리한 기사를 돈 받고 전문적으로 유포하는 그런 업체를 찾다 보니까 단가도 물어보고 하다가 그런 업체를 알게 됐는데 알고 봤더니 그 업체가 이재용 부회장 관련 바로 그런 유리한 여론을 기사로 배포하던. 우연히 찾으신 거네요.
▷ 송수진 : 네. 그런데 이 업체가 조금 특이했던 것은 검색 제휴사이기 때문에 포털에서 기사 결과로 노출이 되거든요. 그러면 이재용 이렇게 검색을 하면 바로 뜨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뜨는 기사를 링크를 예를 들어서 직원이 수천 명 정도 있다면 뿌리는 겁니다. 그러면 일시적으로 데이터량이 SNS상에서 혹은 온라인상에서 폭증하게 되겠죠. 그러면 딱 폭증하는 기간만 잡아서 빅데이터 조사를 돌리는 겁니다.
▶ 김어준 : 아, 그 기간만.
▷ 송수진 : 네. 그런 수법으로 하면 유리하게 나올 수 있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김어준 : 그걸 한두 번 해 본 게 아니다 보니 단가도 정해져 있고, 이렇게 이렇게 한다고. 의뢰하는 것처럼 했더니 그렇게 답변을 다 해 주더라. 누가 이런 언론사들을 운영하는 겁니까?
▷ 송수진 : 저희가 한번 확인을 해 봤는데요. 검색 제휴사들은 법인으로 등록된 곳이 400곳 정도가 있거든요. 이곳의 대표이사, 사내이사를 전수 분석을 해 봤는데 여러 곳에 이름을 올리신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 김어준 : 한 사람이 여러 업체를.
▷ 송수진 : 네, 맞습니다. 네다섯 곳에 이름을 올린 분들이 한 네 분 정도가 계셨어요. 그런데 저희가 취재를 더 해 보니까 한 분이 좀 주도적인 역할을 하시는 한 모 씨라고 계시고, 이분의 부인이 또 한 분 계시고 또 다른 한 분은 이분의 여동생 그리고 또 다른 한 분은 이분의 지인이더라고요. 그런데 이분은 전직 경제지 기자 출신이었습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이제 이 생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리고 업체가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이런 업체가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는 몇 개까지 뿌릴 수 있어요. 단가가 달라지거나 비용이 올라가겠죠. 그런 생리를 이해한 사람들이 거기 시장에 존재하는 거군요.
▷ 송수진 : 맞습니다.
▶ 김어준 : 그래서 우리는 5개 업체 정도 한꺼번에 할 수 있다든가 기사량을 이만큼 올려 줄 수 있습니다, 단가는 얼마고요. 국민 여론 60%가 넘는다, 예를 들어서. 그런 기사를 이렇게까지 포털을 통해 유포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 비즈니스가 계속 돌아가고 있다는 거죠, 지금?
▷ 송수진 : 네, 그렇게 보이고요. 굳이 소유 관계가 그렇게 한 사람에 의해서 계열화가 되어 있지 않더라도 저희가 취재 과정에서 확인했던 건 동맹 같은 것. 검색 제휴 업체들 사이에 어떤 동맹 같은 게 맺어져 있어서 동시간에 같은 행동들을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더라고요.
▶ 김어준 : 그러니까 어떤 의미에서는 상업적인 용도만 지금 취재 대상인데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네요. 예를 들어서 어떤 기사가 대단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만들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만들 수도 있네요. 이 기사량을 이만큼 늘려 주세요 하면 한 업체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서로 동맹 관계에 있는 업체가 10개, 20개 업체가 한꺼번에 기사를 쏟아내면 그 키워드를 치면 기사량이 엄청 많이 나오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되는 거네요, 결과적으로.
▷ 송수진 : 네, 맞습니다. 저희가 취재 과정에서 어떻게 이런 것까지 지금 장사 수단으로 활용을 하나라고 느낀 지점이 몇 곳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미 저널리즘 혹은 저널리스트로서의 윤리 같은 것은 많이 뒷전이셨어요, 다들. 일부 사례이긴 하겠습니다만.
▶ 김어준 : 이것은 그냥 비즈니스가 된 거죠. 포털의 제휴 언론사가 된 지위를 이용한 장사를 하는 거죠, 다들.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광범위하다고 취재 과정에서. 그리고 그 영역도 광범위하네요. 불법 광고를 기사 형식으로 한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특정 여론을 만들어 낼 수 있다까지 가는 것 아닙니까?
▷ 송수진 : 맞습니다.
▶ 김어준 : 이게 KBS 탐사취재팀이 포털 관련 취재를 시작했는데 이게 끝입니까? 아니면 더 합니까?
▷ 송수진 : 저희 보도가 나가고 나서 제보가 많이 들어와서요. 지금 특히 홍보대행사 관련된 내용들.
▶ 김어준 : 오늘 할 이야기는 아닌데 저도 들은 이야기가 많거든요.
▷ 송수진 : 어떤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 김어준 : 유사한 이야기인데 좀 각도가 다른 거죠. 과거에 검색어 있었을 때는 검색어를 1위로 올려 주거나 노출해 주거나 하는 것으로 대단한 비용을 받더라고요. 그런 일도 있고, 특정 기사를 상단에 노출시켜 주는 관련 얼마다, 단가. 이런 이야기도 들어 본 적이 있고. 이게 AI가 다 한다고 하는데 그럼 있을 수가 없잖아요. AI한테 돈을 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런 이야기도 들어 본 적이 있긴 합니다. 어쨌든 이 후속 취재가 더 있는 거네요?
▷ 송수진 : 네, 후속 취재를 지금 좀 시도를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언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다 보니 여러 가지 장애 요인도 안팎으로 있는데 그래도 많이 제보를 해 주시고 하면.
▶ 김어준 : 제보는 어디로 합니까?
▷ 송수진 : 제 이메일 reportersong@gmail.com으로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어준 : 개인 이메일을.
▷ 송수진 : 특히 검색 제휴사에서 직접 일을 하셨던 분들께서 내부 사정을 말씀을 해 주시면 좋겠고, 홍보대행사분들도 대환영입니다.
▶ 김어준 : 영어로 reportersong. 개인 이메일을 저희가 방송하는 건 처음이네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KBS 송수진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송수진 : 감사합니다.
'정치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어준의 뉴스공장] 수도권 새 거리두기 시행 1주 유예 "청장년층 중심으로 확산.. 델타 감염 우려" (0) | 2021.07.02 |
---|---|
[김어준의 뉴스공장] 홍준표 국민의힘 복당 & 대선출마 공식화 "치열한 검증 거쳐 시대정신 만들 것" (0) | 2021.07.02 |
제20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후보경선 출마선언 <이재명은 합니다> (0) | 2021.07.02 |
클럽 돌아다닌 원어민 강사발 집단감염, '델타변이' 확인 (0) | 2021.07.01 |
[김어준 생각/김어준의 뉴스공장] 정경심 '사모펀드' 무죄 (0) | 2021.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