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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과서, '일본군 위안부‧강제연행’ 표현 사라져

메디아 2022. 4. 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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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4공장] -전화연결

일본 교과서, '일본군 위안부‧강제연행’ 표현 사라져

"교육현장도 우경화돼..역사 왜곡 더 심해질 것”

- 이영채 교수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 김어준 : 어제 일본 문부과학성이 교과서 검정 심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심각한 역사 왜곡 담겨 있다고 합니다.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이영채 교수 전화 연결 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영채 : 네, 안녕하세요.

 

▶ 김어준 : 우선 이제 독도 관련은 오랫동안 저희가 지적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실려왔던 내용인데, 우선 이 독도 관련해서도 ‘일본 고유 영토다’ 하는 게 교과서에 실린 거죠?

 

▷ 이영채 : 그렇죠 지금까지는 독도에 대해서는 분쟁지역이라고 표기해 왔던 것을 2018년 학습지도요령에 따라서 이제는 ‘일본의 고유 영토다 그리고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

이렇게 표현을 했는데 이게 그래도 교과서 한 절반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거의 모든 교과서에 이렇게 다 ‘불법 점령 중이다, 고유 영토다’ 이렇게 표기를 했다는 거죠.

 

▶ 김어준 : 그러니까요. 처음으로 이제 일본이 독도에 대해서 교과서에 팩트가 아닌 이런 식의 관점을 싣기 시작했을 때는 엄청난 기사량이 쏟아지고 일본에서도 조심했는데 한 십몇 년 지나니까 이제는 대놓고 거의 모든 교과서가 불법 점거, 여기까지 왔군요.

 

▷ 이영채 : 네, 그렇죠. 그런데 이번에 교과서 검정이 어제의 특성은 작년의 교과서는 사회 과목 필수 과목인데 어제 검증했던 것들은 사회 관련 선택 과목들이죠. 그게 약 230 종류 정도가 되는데 여기에 무엇보다도 독도 문제도 있지만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이제는 일본군 위안부 또는 종군위안부라고 해서 군의 강제성이나 국가의 책임을 강조해 왔는데 거의 모든 전 교과서에 일본군이라든지 종군이라는 말을 다 뺐다는 거죠. 그렇다면 위안부라고 표기가 되면 이것은 마치 자발적인 매춘이라든지 자발적인 행위라고 오해할 정도로 이렇게 만들었고요. 그리고 징용공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는 조선인 노동자라는 표현들을 하든지 해 왔고, 그렇지만 지금까지 교과서에서는 ‘이것은 강제 연행이다’ 또는 ‘연행’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이번에 어제 검증에서는 선택 과목들 거의 모든 부분에 ‘강제 연행’ 또는 ‘연행’을 빼고 이것을 ‘모집’이라든지 ‘동원’이라는 표현으로 전 교과서가 다 거의 표기를 시켰다는 것들은 아주 심각하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어준 : 지금 그런 교과서들이 한두 과목이 아닌데, 한두 종류가 아닌데 그 모든 교과서가 그렇게 됐다는 것은 실제로는 국가적 지침, 국가적 개입이 있었다는 것 아닙니까?

 

▷ 이영채 : 그렇죠. 원래 일본은 2014년에 문부성이 교과서 검정과 관련된 기준을 마련해서 거기에 따라가도록 했는데 2018년에는 학습지도요령이나 또는 해설서에 따라서 이것을 기준으로 한 거죠. 그런데 이게 법적 근거가 없는 게, 학교의 해설서를 따라가지 않는 교과서를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것은 좀 불법이 되는 거죠. 그것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에 작년에 스가 내각에서 예를 들면 내각에서 위안부라는 표현을 쓰고 강제 징용이나 강제성은 없었다, 이런 것을 방침으로 정했고 이것에 따라서 이번에 모든 교과서들이 정부의 통합 방침에 통일한다. 이것에 따라서 검증이 된 거라고 봐야 될 것 같아요. 즉, 이것은 국가가 공식으로 개입한 거죠. 어떻게 보면 국정교과서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어준 : 그러네요. 박근혜 정부 시절에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국정교과서가 이제 일본에서는 지금 보면 극우가 집권한 이래로 한 10여 년에 걸쳐서 차근차근 진행돼서 사실은 지금 일본은 국정교과서화가 된 셈이에요. 그런 적어도 일제강점기 시절의 역사에 관해서는.

 

▷ 이영채 : 특히 한국과 관련된 부분에 한해서는 철저하게 국가가 개입을 하고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중국에 대해서는 강제 연행 부분을 남겨 놓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대만은 일본의 식민지였고 이것을 합법화시키고 강제가 아니었다는 것들을 어떻게 보면 국가 방침으로 정했고 모든 교과서에 따라가게 만들었던 거죠. 특히 교과서 회사들도 교과서가 통과되지 않으면 거의 도산을 하기 때문에 이 기준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 거죠.

 

▶ 김어준 : 그러니까요. 교과서 만드는 사기업들이 이제는 정부 지침에 따르지 않으면, 원래는 학문적 자유를 누렸는데. 적어도 한국에 관해서. 특히 이 역사 문제에 관해서는 ‘국정교과서화 됐다’가 이번 검정 내용의 본질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강제 징용이 아니라 조선에 있던 노동자들을 모집했다. 일본군이 강제로 위안부를 동원한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온 것이다. 이렇게 해석되도록 문장들을 만든 것 아닙니까? 그렇죠?

 

▷ 이영채 : 그런 거죠. 일본은 지금 아베, 스가 또는 기시다 정권까지 93년 고노 담화를 인정하고 있다고 대외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죠 그런데 고노 담화에서는 공식적으로 ‘일본군 위안부는 군의 강제성에 의해서 동원됐다’ 이렇게 이야기가 나와 있는데 그렇다면 이걸 계승한다면 표현을 해야 되는 거죠. 그렇지만 고노 담화는 계승한다고 하면서 이 표기는 전체 다 삭제를 했기 때문에 이것은 어떻게 보면 역사수정주의가 일본 교과서를 점령했다, 교육 현장이 다 점령당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어준 : 원래 일본 교직원 노조도 강하고 그리고 일본 교육은 원래 진보적인 구석이 많았는데 일본 교육 현장에서는 목소리가 없나요?

 

▷ 이영채 : 실제 아베 정권 2012년 등장 이후에 일본 교직원 노조는 엄청 약화됐고 평화교육이나 인권교육을 하는 교사들은 대부분 좌천되고 대부분 해고가 됐죠. 그렇기 때문에 교과서를 가지고 싸울 수 있는 조직이 약하고 어떻게 보면 여기에 역사수정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역사 교과서로 공부를 한 교사들 또는 학부모들이 있는 거죠. 그래서 학생들이 또 이런 교육을 받기 어렵고, 저도 대학에 있지만, 15년 있었지만 15년 전에는 학생들에게 위안부 교육을 받았느냐를 보면 한 절반 정도, 100명 중에 50명 정도는 손을 들었는데 최근에는 거의 없어요. 즉, 한 번도 일본군 위안부 교육을 받지 않고 왔고 오히려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국과 중국이 일본을 공격하기 위해서 매춘을 오히려 숨기고 있는 거다, 공격하기 위해서 사용하고 있는 거다’ 이런 식으로 인식을 하고 들어온 학생들이 더 많은 거죠.

 

▶ 김어준 : 그러니까 일본 대학에서 지금 15년째 학생을 가르치시는데 예전에는 적어도 절반은 이 사안에 대해서 알고 있었는데, 그런데 지금은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면 ‘그건 자발적인 매춘부인데 한국이 일본을 공격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는 거죠?

 

▷ 이영채 : 그것을 오히려 가르치는 교사, 젊은 교사들이나 또는 그 세대의 부모님들이 그런 인식을 하면서 오히려 학생들에게 선입견을 줬던 거죠. 그렇지만 ‘대학에 가서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교육을 받고 충격을 받았다’ 이런 반응이 있기 때문에 교육 현장이 매우 심각하고. 그래서 일본 정부를 물론 상대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불구하고 아직도 교육 현장이나 시민단체들이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 한국 사회에서 다양하게 일본 교과서 문제에 접근하지 않으면, 즉 미래의 일본의 아이들의 역사 인식이 수정주의에 다 점령되고 있는 이러한 상황을 계속 방치하고 있게 되는 이런 경우가 될 것 같습니다.

 

▶ 김어준 : 점점 심각해지네요. 일본 극우 집권이 장기화되면서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데. 초기에는 일본 언론이 이런 교과서 문제에 대해서 비판도 꽤 있었는데 요즘은 없습니까?

 

▷ 이영채 : 그렇죠. 어떻게 보면 2018년 강제징용공 배상 판결 이후에 일본의 미디어들은 철저하게 일본 정부 입장으로 돌아섰고요. 이번 교과서의 어제 검증에 대해서도 한국의 반발에 대해서는 일부는 보도를 하고 있는데 산케이신문 보도는 좀 흥미로운 게, 산케이신문은 아직도 일본군 위안부를 표기하고 있는 교과서가 한 종류가 있었는데 그리고 독도도 분쟁 지역이라고 표현한 교과서가 한 다섯 종류가 있었는데 아직도 이것을 다 전체 말소시키지 못했다고 하면서 오히려 더 비판적인 논조로 보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 김어준 : 심각한 상황이네요, 사실은. 이건 한 20여 년 전부터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우리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는데, 사실 교과서 문제가. 그때랑 비교하면 엄청나게 심각해졌네요.

 

▷ 이영채 : 그렇죠. 어떻게 보면 일본은 교육 현장이 눈에 띄게 많이 우익화되어 있고 또는 보수화되어 있고요. 여기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이 많이 약해진 것 같고 또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런 방침을 세워서 각 교과서 회사들을 조역하고 있기 때문에. 물론 교과서 회사에서 나름대로 줄을 달든지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교과서 회사도 있지만 혼자 개별 싸움을 하기는 어려운 것 같고요. 한국 당국에서도 체계적으로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어준 : 교수님,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이영채 : 네, 알겠습니다. 수고하십시오.

 

▶ 김어준 : 내일 뵙겠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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