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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역사학자, 윤석열의 일제 잔재 ‘조선총독 관저’ 복원 의미는?

메디아 2022. 7. 2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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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2공장]

‘조선총독 관저’ 청와대 옛 본관 모형 복원 추진

“일제 잔재 청산 위해 철거.. 복원 무슨 의미 있나”

- 전우용 역사학자



▶ 김어준 : 문체부가 조선총독 관저였던 청와대 옛 본관, 예전에 경무대로 불렸었죠. 복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전우용 : 네, 안녕하세요.



▶ 김어준 : 굉장히 뜨거운 기산데, 일반인한테도 뜨겁지만 역사학자한테는 더 뜨겁지 않겠습니까?



▷ 전우용 : 그렇죠. 일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기준에 따르면 복원이라고 하는 말은 맞질 않죠. 그 건물이 남아있을때 손상된 부분을 좀 보수해서 원래 모습대로 되돌리는 것이 복원이고,



▶ 김어준 : 복원이고.



▷ 전우용 : 완전히 사라진 것을 그대로 다시 짓는 건 뭐를 지어도 재현 정도라고 부릅니다.



▶ 김어준 : 재현.



▷ 전우용 : 네.



▶ 김어준 : 재현이다.



▷ 전우용 : 이게 재현할 만한 가치가,



▶ 김어준 : 있느냐, 그게 이제 핵심이죠. 우선 이 건물이 언제 지어져서 어떤 용도로 쓰였던 겁니까?



▷ 전우용 : 그전에 먼저 이제 이 청와대라는 명칭부터 좀 짚어봐야 될 것 같아요. 원래 대라고 하는 것은 높고 평평한 인공구조물.



▶ 김어준 : 그렇죠.



▷ 전우용 : 침대, 화장대, 등대, 포대 할 때 쓰는 대고요. 또 그걸 닮은 자연지형을 또 대라고 하기도 합니다.



▶ 김어준 : 네.



▷ 전우용 : 필운대, 파총대, 을밀대, 침류대, 이런 이제 자연지형이었죠. 경무대라는 명칭이 사료에 나오는 건 대원군이경복궁을 이제 중건한 이후인데,



▶ 김어준 : 네.



▷ 전우용 : 그러니까 북악산 기슭에 좀 평평한 곳이 있어서 거길 경무대라고 했고, 원래 이제 뜻은 무예를 구경하는 대. 거기서 무과시험을 치르기도 했고요. 또 신무문을 보는 대. 경복궁 뒷문이 이제 신무문이니까. 그런 정도 의미였던 걸로좀 보여요. 그래서 일제강점기에는 거기서 뭐 백일장도 하고, 또 윷놀이대회도 하고, 시민의 놀이터로 쓰다가 1939년에조선총독 관저가 들어서면서 이제 지명인 경무대와 시설명인 관저를 합쳐서 경무대 총독 관저라고 불렀고요. 이게 이제해방 이후에는 이제 경무대 미군정 사령관 관저, 또 그 이후에 정부 수립 이후에는 경무대 대통령 관저였었는데, 경무대는 지명이에요.



▶ 김어준 : 그렇군요.



▷ 전우용 : 지명이고, 대통령 관저가 공식 명칭인데, 관행상으로 우리가 삼청동 총리 공관 할 때 그냥 삼청동 간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남산 중앙정보부를 그냥 남산, 이렇게 얘기하듯이 뒤에 시설을 빼고 경무대라고만 불러왔던 거죠.



▶ 김어준 : 그렇구나.



▷ 전우용 : 그랬다가 이제 4.19 나고 윤보선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에 이제 하신 일이 경무대가 이제 일반 국민들에게 원한의 장소가 되어버렸으니까,



▶ 김어준 : 그렇죠.



▷ 전우용 : 이름을 청와대로 바꾸자. 그때 정확하게 시설 이름을 바꾸자고 한 건지, 지명을 바꾸자고 한 건지가 불분명해요. 그래서 아마 저 지명인 경무대를 청와대라는 지명으로 바꾸자고 했는데, 이게 청와대가 돼버리니까 푸른 기와집 대가되어버리잖아요. 사실 대라는 건물은 없어요. 대라는 형식은, 전, 당, 합, 각,



▶ 김어준 : 그렇군요.



▷ 전우용 : 뭐 실, 이런 건 있어도 관, 대라는 건물은 없는데, 그러니까 대가 이제 일종의 건물이자 시설처럼 그렇게 좀 오해되어서 이제까지 이어진 거죠.



▶ 김어준 : 말 뜻을 잘못 알아 가지고 여기까지 온 거네요. 자, 이 그러면 그 지명의 연원은 알겠고, 총독 관저를 그 자리에 지은 것은 그 경복궁을 내려다보려고 한 것 아닙니까, 말하자면? 더 위에 있다.



▷ 전우용 : 그건 좀 그것만 가지고 설명하긴 좀 어렵고요.



▶ 김어준 : 그래요?



▷ 전우용 : 원래 총독 관저가 용산에도 있었고, 남산에도 있었어요.



▶ 김어준 : 네.



▷ 전우용 : 1937년에 이제 일본이 중일전쟁을 도발하지 않습니까? 그때가 되면 이제 항공기가 본격적으로 전쟁에 이용되는 그런 상황이라서,



▶ 김어준 : 항공기.



▷ 전우용 : 경성 반공도시 계획이라고 하는 것을 이제 총독부가 수립을 해요. 공습에 대비해서 도시계획을 해야 되겠다라는 거죠.



▶ 김어준 : 네.



▷ 전우용 : 그래서 이제 두 가지 면, 하나는 이제 군사적인 측면에서 이게 서울 안으로 들어왔을 때 서울에서 시가전이 벌어졌을 때 가장 높은 곳에서 전체를 좀 내려다볼 수 있는 그런 좀,



▶ 김어준 : 군사적 차원에서 필요한 것도 있었고.



▷ 전우용 : 네. 주로 이제 군사적 측면이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마는 이제 인왕산, 북악산,



▶ 김어준 : 부대가 있죠.



▷ 전우용 : 산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 김어준 : 네.



▷ 전우용 : 거기서 이제 반공포대를 운영한다든가, 이제 그 군부대 운용하는 것이 편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군사적 관점이었어요. 경복궁만 내려다본다는 것이 아니라 서울 전역을 내려다보면서 이제 전시 방어계를 좀,



▶ 김어준 : 그렇군요.



▷ 전우용 : 지휘할 수 있는 그런 장소였고, 그래서,



▶ 김어준 : 경복궁을 내려다본다는 의미도 정치적으로 있지만 군사적으로는 그 위치가 좋았다.



▷ 전우용 : 핵심적으로 군사시설이었던 셈이죠.



▶ 김어준 : 그렇구나.



▷ 전우용 : 그래서 이게 해방 이후에도 우리가 이제 분단체제에서 오래 계속 살아왔기 때문에 그럼 군사적 필요성이라고하는 것들을 이제 가볍게 볼 수가 없어서 지금도 여전히 이제 인왕산에, 지금은 이제 그게 쓸 데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인왕산에 청와대를 이제 그 방어하기 위한,



▶ 김어준 : 그렇죠. 포병부대가 있죠.



▷ 전우용 : 네. 그 반공포부대가 있죠.



▶ 김어준 : 이사 갔나요? 모르겠네요. 안 알려주니까. 자, 그 연원은 알았고, 그 문체부에서 처음에는 이 터에다가 2분의1 크기로 이제 복원 얘기하다가 이게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문제 삼고, 항의 하고, 기자들 묻고 하니까 이제는 미니어처를 만든다고 하거든요. 그 미니어처였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어요, 뉴스가.



▷ 전우용 : 미니어처를 만든다고 하면 뭐 손바닥만한 크기든 아니든,



▶ 김어준 : 네.



▷ 전우용 : 조금 더 큰 크기든 간에 그걸 만들었으면 뭐하러 하겠다는 건지 납득이 잘 안 되거든요.



▶ 김어준 : 납득이 안 가죠. 뭐하러 미니어처를 만든다는 건지.



▷ 전우용 : 뭐 국립박물관 뮤지엄샵에서 팔 것도 아닐 거고, 판다고 한들 누가 사겠어요.



▶ 김어준 : 그러니까요. 이 계획이 왜 나왔는지를 모르겠어요.



▷ 전우용 : 그러니까 좀 좀 놀랍죠. 그러니까 이게 저 뭐랄까 문화재적 가치가 대단히 높아서 그 좀 폭파한 것이, 철거한것이 정말 아깝다. 그래서 이제 뭐 상상으로라도,



▶ 김어준 : 네.



▷ 전우용 : 아니면 이제 모형으로라도 우리 시민들에게, 또는 국민들에게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라고 하는이런 선의라고 생각을 하고 싶은데, 너무 뜬금없죠. 뭐 그걸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지도 않고, 실제로 이게 이제 그런것들은 이제 굉장히 시민들이 친숙하게 가까이 접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서,



▶ 김어준 : 아쉬워서.



▷ 전우용 : 아쉬울 때라면 이제 그걸 뭐 보여주겠다고 하는 게 좀 가능할 텐데, 여기는 사실 금단의 영역이었거든요.



▶ 김어준 : 본 사람도 몇 명 없어요.



▷ 전우용 : 거의 없어요. 그건 사진도 거의 안 남아있어요. 이걸 뭐 외부에 공개할 만한 상황도 아니라서 처음에 이제 총독에 미나미 지로라는 이제 조선총독이 이걸 지을 때도 극비리에 지었거든요. 당시 기록들을 좀 뒤져봤더니 새 총독 청사저 백악에 짓는다라고 하는 그런 종류의 신문기사나 자료들은 거의 안 나와요. 전혀 안 나와요.



▶ 김어준 : 군사적 의미가 또 있었던,



▷ 전우용 : 군사적 이유 때문에. 그래서 완공된 다음에야 총독 관저가 들어섰다라고 하는 게 이제 나오고, 그전까지 시민들 공원으로 쓰던 것을 이제 접근을 차단하고 비밀리에 공사를 했기 때문에 그만큼 이제 사람들이 실제 볼 수 없는 그런건물이었던 거죠. 지금 뭐 6.25전쟁 중이나 이승만 정권기에 이제 구 경무대로 쓰일 때 그 건물 모습이 이제 사진으로는거의 전해지질 않고 있을 정도라서,



▶ 김어준 : 사진도 희귀하더라고요.



▷ 전우용 : 네. 이걸 뭐 굳이 다시 만들어서 보여줄 만큼 시민들에게 애틋한 그런 물건인가 싶은 생각도 들고.



▶ 김어준 : 게다가 다 없애버렸는데.



▷ 전우용 : 그렇죠.



▶ 김어준 : 그걸 2분의 1 크기로 왜 짓는다는 겁니까? 난 이해가 안 가는데.



▷ 전우용 : 그러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그러니까 과거사, 특히 식민지 일제강점기 식민지배를 받았던 일제강점기 역사에대해서는 2개의 관점, 또는 2개의 감정이랄까요? 이게 좀 별도로 전승되어왔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우리가 교과서적이고, 또 가장 이제 일반적인 감정은 식민지 시기라고 하는 것이 억압과 수탈의 시기에 우리 역사의 암흑기였다, 이렇게 기억하는 반면에, 또 일부에서는 그 이제 박근혜 정권 때 유명한 이야기가 있었죠. 총리 지명됐다가 낙마한 사람의 이 말인데,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의 축복이었다, 이렇게 얘기를 해서,



▶ 김어준 : 그런 총리 후보자가 있었죠.



▷ 전우용 : 네. 사람들 머리 아프게 했던.



▶ 김어준 : 네. 뉴라이트 쪽에서.



▷ 전우용 : 그런 얘기가 나오나 싶을 정도인데, 실제로 그런 이제 기억을 하는 사람들이 있죠.



▶ 김어준 : 일본, 그 일본 식민지배 덕분에 우리가 발전했다고 하는.



▷ 전우용 : 그렇죠. 식민지 시기를 발전과 성장의 시기로 이제 기억을 하고, 그 기억을 이제 보존하고 전승해온,



▶ 김어준 : 지금도 그런 분 있잖아요. 그래서,



▷ 전우용 : 그러니까 이제 2개의 갈래가 있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대중적이고 교과서적인 이제 기억법은 식민지 시기는우리 역사의 암흑기다라고 이제 기억하는 것이지만, 또 일부에서는 그 시기에 특히 잘나갔던 사람들의 후손들이라든가, 또 그와 관련돼서 좀 성장해왔던 사람들은 번영과 축복의 시기로 이렇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제 이 기억들이 어떻게 이제 현실적으로 나타나냐면 이제 앞쪽 사람들은 이제 이 저 일본의 식민지배라고 하는 것을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할 수가 없고, 역사적으로 정당하다고 볼 수가 없으니까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강조하고, 또 우리 대한민국의 헌법에도 그렇게 써 있잖아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그런데 이제 나중 사람들은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나라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는 무관하게, 실제로 그 이전에 실질적으로 국가 기능을 했던 것이 조선총독부니까 조선총독부가 대한민국 정부의 전신인 것처럼 생각하는,



▶ 김어준 : 역사의 일부라고.



▷ 전우용 : 그렇게 보니까 건물만이 아니라, 사실 건물은 이제 없어졌기 때문에 의미가 없죠. 그걸 미니어처를 복원한다고 이게 복원이 아니죠. 그냥 장난감이죠. 아무리 커도 장난감이에요.



▶ 김어준 : 네.



▷ 전우용 : 그런데 이런 장난감을 만들어서 보여주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헌정사를 이제 대통령사로 해서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총독에까지 이어지니까 조선총독 세 사람, 그리고 이제 뭐 이승만, 박정희, 윤보선, 박정희, 그리고 이제전두환, 노태우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대통령 다섯 사람이 집무했던 공간으로서 한국 통치사 전반의 이제 핵심 기억을담은 장소, 이런 식으로 좀 생각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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