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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뉴스공장│사대주의 한국언론 "코로나, 일본이 도움을 받아주시길 바랍니다(?!)"(정준희)

메디아 2020. 4. 2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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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뉴스공장│사대주의 한국언론 "코로나, 일본이 도움을 받아주시길 바랍니다(?!)"(정준희)

 

 

[인터뷰 제3공장]

100일간의 코로나19 보도 분석 "언론, 자성 없이 난제만 반복해"

- 정준희 겸임교수 (한양대학교)

  

▶ 김어준 : 코로나19 확진자 나온 지 100일 돼서 저희가 그간에 우리 언론들의 코로나19 보도 행태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짚어보려고 전문가를 모신다는 핑계로 정준희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준희 : 안녕하세요. 

  

▶ 김어준 : 정준희 교수님이 저희 TBS의 새로운 방송을 시작하셨습니다, 「해시태그」라고. 장사가 잘 안 되고 있습니다. 

  

▷ 정준희 : 그런가요? 

  

▶ 김어준 : 겸사겸사 모셨습니다. 요즘 「저널리즘J」에 안 나오시니까 얼굴 뵙기가 쉽지 않아서. 

  

▷ 정준희 : TBS에서 보시면 됩니다. 

  

▶ 김어준 : 「해시태그」, 장사가 잘 안 되고 있어요, 사람들이 몰라서. 언론 전문가로서 이 코로나19 관련한 보도 행태 쭉 짚어오셨을 거 아닙니까? 키워드를 좀 짚어주십시오, 뭐가 문제였는지. 갓준희. 갓준희인데 점점 잊혀지고 있어요. 깃준희로 바뀌고 있고, 점점 잊혀져서, 단어가. 

  

▷ 정준희 : 사자성어로 말씀을 드리면 우리나라 언론들이 주로 많이 썼던 말이 우왕좌왕, 자화자찬이었어요. 

  

▶ 김어준 : 그랬죠. 정부의 대처가 그렇다. 

  

▷ 정준희 : 처음에 계속해서 했던 말이 우왕좌왕, 뒷북대응 이런 것이었고, 사태가 좀 나아진다 싶으니까 칭찬하지 말라고. 

  

▶ 김어준 : 자화자찬하지 말라고. 

  

▷ 정준희 : 자기 입으로 왜 칭찬하냐 이런 식의 이야기를 했었죠. 그런데 저는 이것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은데, 실제로 지난 100일간의 코로나19 보도를 보면 언론 스스로가 우왕좌왕했습니다. 정확하게 어떤 정보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는지 스스로도 잘 몰랐고요. 그리고 자화자찬도 할 수도 없이 자기 망각을 했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까먹고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그런 태도를 보였다는 거죠. 

  

▶ 김어준 : 우리 언론이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 평가할 만한 무슨 능력이나 그런 게 전혀 없었어요. 뭐가 맞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잘못했다고 초반에는 그랬죠. 

  

▷ 정준희 : 네. 

  

▶ 김어준 : 그리고 최근에는 왜 이렇게 일본을 도와주자고, 갑자기. 순식간에 지난주부터. 그것도 감지하셨습니까? 

  

▷ 정준희 : 그렇죠. 지난주부터 그렇게 많이 나왔고요. 

  

▶ 김어준 : 갑자기. 

  

▷ 정준희 : 그 이유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죠. 우리나라, 이건 단지 비단 보수언론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진 않습니다만 외교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국익을 위한다라든가, 국가를 위한다라든가 이게 아니라 사실은 사대주의적 속성이 사실은 근본적으론 굉장히 강합니다. 그리고 내면에 식민주의가 굉장히 강하고요. 

  

▶ 김어준 : 동의합니다. 

  

▷ 정준희 : 그래서 외국이라고 하는 존재가, 특히 미국이나 일본이라고 하는 존재는 아직도 엄청나게 거대한 존재여서, 따라서 우리가 감히 거기에 뭔가 대항을 하거나 저항을 할 수 없다라는 인식이 굉장히 강하고요. 

  

▶ 김어준 : 뭐가 잘못되면 우리 잘못이라고, 우리가 외교를 잘못해서 그런 거라고. 

  

▷ 정준희 : 예를 들면 읍소해야 된다라고 이야기를 하는 시기인데, 사실 미래통합당이 했듯이 읍소는 국민한테 하는 거지 외국한테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현재 보면 우리가 먼저 무릎을 꿇고 손을 내밀어야 현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하는 인식이 나오니까 근본적으로는 저는 사대적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 김어준 : 일본에 관해서도 도움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태도를 보여주길 원하는 어떤 기조가 기사에 깔려있어요, 보수 매체 보면. 

  

▷ 정준희 : 친구에게 손을 내밀어야 된다라고 이야기하지만 친구의 자세가 아니죠. 

  

▶ 김어준 : 그리고 진정한 친구는 어려울 때 도와준다 이런 거. 언제 진정한 친구였던 적이 있습니까, 아베 정부가? 

  

▷ 정준희 : 친구는 상호적인 관계인 건데, 상호성이 없는데요. 제가 거기에 관해서도 하나 보면 중앙일보가 4월 27일 날 낸 거 보면 “日 요청 오면 코로나 협력 검토” 하면서 “반대여론에 신중한 정부” 이렇게 돼 있거든요. “日 요청 오면 코로나 협력 검토” 이건 정상적인 반응인데, 거기에 검토는 하고 있는데, 실제로 내진 못하고 있는 건 국내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아서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 김어준 : 국민들이 감정적이어서 반일 감정에 감정적이다. 

  

▷ 정준희 : 정작 짚어야 될 건 일본의 사실은 태도의 변화가 없다라고 하는 걸 짚어야 되는데, 국내 반대여론 때문에 눈치보고 있다라는 식의, 

  

▶ 김어준 : 해 줘야 되는데, 당연히 그런 전제를 깔고. 특히 중앙일보가 요즘 더 이 부분에 있어서는, 무슨 기사였죠? 한국인이 부끄럽다고 했던가요? 

  

▷ 정준희 : 네, 그게 3월 27일 기사였나 그랬는데, 사설이 아니었긴 했습니다만 한국인이 부끄럽다라고 칼럼 형식의 글을 썼었어요. 그 내용을 보면 약간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미국인을 만났는데, 그 당시에 우리나라가 갑자기 확진자가 늘 때였었으니까 굉장히 열심히 자기를 위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인답게 자기한테 활짝 웃어줬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처음으로 자기가 태어나서 한국인인 게 되게 부끄러웠다라는 그런 표현을 써요. 그러면서 맨 나중에 끝낼 때 내 나라는 이런 나라가 아니다라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그분이 보시는 지금의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 그리고 그분이 기억하시는 내 나라는 어떤 거였는지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 김어준 : 이게 기본 어조는 다 우리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못했다고는 더 이상 말할 수 없는 지경이 되자, 이거는 정부가 잘한 게 아니다. 

  

▷ 정준희 : 그렇죠. 

  

▶ 김어준 : 의료진이 잘한 것이고, 국민들이 잘한 것이지 정부는 잘한 게 없다는 식의 논조를 그다음에는 깔았죠. 

  

▷ 정준희 : 국민하고 정부를 구별할 수도 있긴 있는데요. 그분들이 말하는 국민은 처음부터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었고, 사실은 그 당시 초기에는 일본국민 칭찬을 엄청나게 했었거든요. 일본의 굉장히 성숙하고, 시민의식의 대응이고, 이런 식의 이야기들을 하고 그랬는데, 그랬는데, 지금 와서 국민 칭찬으로 가는 건 정부 칭찬은 차마 못하니까 국민에게 넘기는 것이죠. 

  

▶ 김어준 : 일본의 크루즈 대응을 보라면서. 그런 기사도 있었죠. 일본의 크루즈 대응이 교과서다, 이런 게 바로. 그런 글을 쓴 사람들이 내가 그때 잘못 봤다, 또는 내가 그때는 지식이 모자랐다 이런 이야기는 안 해요. 

  

▷ 정준희 : 아까 자기 망각이라고 이야기한 게 정부한테 비판의 잣대를 들이미는 건 좋은데, 사실은 자기성찰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지금 제가 중앙일본 이야기도 하고, 많은 언론들 이야기를 합니다만 지면에 펼쳐놓고 보면 제가 아까 ‘망각’이라고 표현하는 게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없이 이야기를 하는 경우들이 너무나 많고요. 그리고 그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런 경향이 있는 거죠. 기본적으로 내가 이때 이야기했던 것들은 잘못으로 확인이 됐고, 따라서 이때 이런 식으로 방향전환이 일어났다라고 이야기를 하면 사실 그게 당장은 상당히 창피한 일일 수는 있어도 언론이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그 부분이 기본적으로 깔려있지 않습니다. 

  

▶ 김어준 : 다른 사람들도 잊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잊는 것 같아요, 그거 찾아내겠어라고. 요즘은 다 찾아내거든요. 저희가 교수님을 가끔 모실까 합니다. 「해시태그」가 잘될 때까지. 크게 바쁘시지 않은 것 같아서. 최근에 코로나19 관련해서 경제 뉴스도 대단히 이상하게 나오잖아요. IMF에서, 한마디로 말해서 한국이 그나마 제일 낫다인데, 한국이 그나마 제일 낫다는 확 빼버리고, 우리가 마이너스다라는 이야기만 강조하죠. 왜 이러는 겁니까, 대체? 

  

▷ 정준희 : 저는 상당 부분 예측을 했어요. IMF 이 보고서가 나오고 난 다음에 어딜 떼서 보도를 할까라고 궁금해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너무나 예상에 맞게 보도를 하는 방식이어서, 

  

▶ 김어준 : 항상 이랬으니까. 

  

▷ 정준희 : 실망을 안 시켰는데. 

  

▶ 김어준 : 내가 계속 내 직업을 유지할 수 있겠다. 

  

▷ 정준희 : 그렇죠. 그러니까 다들 아시다시피 경제의 충격이라고 하는 것은 단지 로컬 차원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고,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경제적 충격이 있을 거라고 하는 예상들은 충분히 했는데, 보고서가 나온 걸 보고 생각보다 우리가 선대응을 잘하고 있었구나라고 하는 걸 확인한 결과였었잖아요. 마이너스라는 수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상대적인 수치가, 

  

▶ 김어준 : 전 세계가 다 어려운데, 그나마 우리는 잘 대응했구나 이걸 확인하는 보고서인데. 

  

▷ 정준희 : 그런데 그것을 그대로 마이너스만 굉장히 강조하면서 이 충격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 난리났다라고 하는 이야기를 쓰는 재료로 쓰고 있는 게 너무 명확하게 보이는 거죠. 

  

▶ 김어준 : 거의 모든 경제지라고 보수 매체들이 그런 식으로 보도했어요. 예상하셨겠지만, 저도 사실은 이 보고서 나왔다는 이야기 듣고 ‘아, 이렇게 제목을 쓰겠구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어요. 수십 년간 똑같이 해왔기 때문에. 그런데 예전하고는 다르게 이제는 이런 보고서를 사람들이 쉽게 구해볼 수도 있고, 언론을 비교해볼 수도 있는데, 왜 계속하는 걸까요, 이렇게? 

  

▷ 정준희 : 저는 근본적인 문제 중에 하나가 뭐라고 생각하냐면 우리나라 언론이 구독자라든가 이런 사람들을 되게 중시하는 것처럼 이야기는 하지만, 실제로 구독자를 바라보고 있진 않습니다. 그러니까 굳이 말하면 자기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일부의 당파를 바라보고 있거나 아니면 광고주를 바라보고 있는 거고요.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관료들이나 정치인들만 바라보고 있어요. 사실은 정치인이나 관료들은 조그만 기사 하나가 언론에 나와도 난리치거든요. 

  

▶ 김어준 : 전화합니다, 전화. 

  

▷ 정준희 : 그런데 실제로 그게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사실을 아직까지는 잘 모릅니다. 이제는 상당 부분 그게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들이 주로 소통하는 사람이 고위관료거나 자기들의 말에 반응하는, 되게 화들짝 놀라서 반응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놀래키는 쪽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이 집중돼 있다는 거예요. 

  

▶ 김어준 : 그렇군요. 일리 있습니다. 마치 책을 쓰는 필자가 편집자만 바라보듯이, 독자가 아니라 그렇게 되거든요. 그 관행이 오랫동안 굳어버렸다, 습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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