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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박형준 아내, 유재중 성추문 거짓 증언에 개입"

메디아 2021. 4. 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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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박형준 아내, 유재중 성추문 거짓 증언에 개입"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현역이던 유재중 의원과 박형준 현 국민의 힘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 수영구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 당시 새누리당의 무게 중심은 현직 대통령인 이명박보다는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였던 박근혜에게 쏠려 있었다. 따라서 친이계인 박형준보다는 친박계인 유재중이 공천 경쟁에서 유리한 상황이었다. 

경선을 2주 가량 앞둔 3월 4일, 유재중 후보 쪽에 초대형 악재가 터진다. 46살 여성 김 모 씨가 유재중 후보의 성추문 확인서를 작성해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에 제출한 것이다. “유재중 후보가 부산 수영구청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4년 구청장실에서 성추행을 당했고, 이후 불륜 관계로 발전했으며 유 후보의 아이를 임신한 뒤 낙태까지 해 가정이 파탄났다”는 내용이었다. 김 씨는 2003년 경 부산 수영구 한 초등학교의 학부모 회장 자격으로 유재중 후보를 만나게 됐다고 했다. 

성추문 소문이 번지자 유재중 후보는 삭발 기자회견을 단행한다. 경선을 사흘 앞둔 3월 14일이었다.  “아무 근거도 증거도 없는 허위 사실”이며 “상대후보 측에 의해 철저히 조작된 시나리오”라는 것이었다. 폭로 당사자인 김 씨를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같은 유재중 후보의 ‘방어’에 맞서 김 씨는 같은 날 부산시 의회 기자실에서 얼굴을 드러내고 '맞불' 기자회견을 열었다. “확인서 내용은 사실”이며 자신은 “어떤 정당에서 당원으로 일한 적이 없는 순수한 피해자”라는 것이었다.

새누리당 경선은 당초 예정됐던 3월 17일에서 21일로 미뤄졌다. 방식도 국민참여 경선에서 여론조사 경선으로 바뀌었다. 경선 이틀 전인 3월 19일, 김 씨는 서울로 올라와 국회 기자실을 찾았다. 유재중 의원의 성추문이 사실이라고 다시 한 번 주장하기 위해서였다. 

3월 21일, 성추문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재중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했다. 박형준 후보는 승복할수 없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다. 폭로 당사자 김 씨는 “성추문이 사실 무근이라는 해명은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유재중 의원을 고발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4월 11일 치러진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유재중이 무소속으로 나선 박형준을 누르고 당선됐다.

 

선거가 끝난 뒤 재판 과정에서 김 씨의 거짓 진술이 드러났다. 김 씨가 “유재중의 아이를 임신한 뒤 낙태 수술을 받았다”며 증거로 제출한 낙태 수술 기록은 김 씨가 주장한 성관계 날짜와 전혀 맞지 않았다. 김 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렇게 하면 유재중을 더 확실히 보낼 수 있다”는 지인 유 모 씨의 말을 듣고 거짓말을 했다고 실토했다. 김 씨가 처음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구청장실의 구조도 김 씨의 기억과는 달랐고 김 씨가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모텔의 위치 역시 김 씨의 진술과는 달랐다. 유재중과의 불륜 때문에 가정이 파탄났다는 증언도 사실이 아니었다. 폭로자 김 씨의 전 남편은, 검찰 조사에서 “유재중 후보와는 전혀 무관한 사유로 이혼했다”고 진술했다.

그 결과 유재중 의원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고 반면 유재중 의원을 고소한 폭로 당사자 김 씨와 조력자 유 모 씨는 1심에서 무고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 항소심에서 두 사람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되어 석방됐다.     

 

이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은 폭로자 김 씨와 폭로를 도와준 조력자 유 모 씨, 박형준 후보의 아내 조현 씨, 그리고 박형준 캠프 관계자들의 통화 기록과 기지국 위치 등을 조회했다. 그리고 조회 결과와 당사자들의 진술을 종합해 문건을 하나 작성했다.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18쪽 짜리 문건이다. 이 문건은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목록에도 포함되어 있다. 

 

문건에 따르면, 처음 정보를 가져온 사람은 폭로자 김 씨의 지인 유 모 씨다. 유 씨는 2008년 18대 총선 당시 박형준 후보의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한 열성 지지자였다. 또 박 후보의 아내 조현 씨가 운영하는 화랑의 커피숍에서 일을 도와주기도 하는 등 조 씨와도 친분이 있었다. 검찰은 유 씨를 통해 얘기를 듣게 된 박형준 후보의 아내 조 씨가 유 씨로 하여금 김 씨에게 접근해 설득하도록 계획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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