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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프간 철군 완료.. 20년 전쟁 종지부 "탈레반, 국제사회 지원 받으려 내각 구성에 속도"

메디아 2021. 9. 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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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4공장] -전화연결

미국, 아프간 철군 완료.. 20년 전쟁 종지부

"탈레반, 국제사회 지원 받으려 내각 구성에 속도"

- 이희수 석좌교수 (성공회대) 

 

▶ 김어준 : 미군의 아프간 철군이 완료됐습니다. 현 시점의 아프간 짚어 보겠습니다. 성공회대 이희수 석좌교수 전화 연결 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 이희수 : 네, 안녕하십니까. 

 

▶ 김어준 : 일부에서는 철수 시한을 연장하는 게 아니냐. 왜냐하면 아직 남아 있는 조력자들도 있고 또 미국 시민권자들 중에서도 다 철수 못 한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 전망도 있었는데 연장 안 했습니다. 왜 연장하지 않았을까요? 

 

▷ 이희수 : 미국 입장에서 탈레반이 상대하기 어려운 적대적인 세력이고, 오랜 평화협상 끝에 결국 철군을 8월 31일까지 약속한 건데 첫 단추부터 미국이 평화협상을 먼저 깨는 부담이 굉장히 컸던 것 같고, 만약 이렇게 되면 앞으로 계속 껄끄러운 탈레반을 달래면서 향후 문제를 협의해야 되는데 거기서 주도권을 놓치게 돼서 조기 철수 약속을 지키려고 애썼던 것 같고요. 그리고 지금 IS 테러가 계속 일어나기 때문에 지금 미군이 거의 떠난 상태에서 치안이 미국 통제가 안 되는 상황에 위험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두 번 다시 IS 폭탄 테러 같은 게 생기면 감당이 안 되고, 지금 국내 여론이 굉장히 나쁜데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일단 철군 시한을 지켰던 것 같습니다. 

 

▶ 김어준 : 미국이 먼저 협상을 깼다는 빌미를 줄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획했던 인원 중에 다 대피 못 하고 남아 있는 인원이 있는데, 이들을 위한 추가 협상은 있겠죠? 

 

▷ 이희수 : 지금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걸로 보도되고요. 또 미국과 탈레반은 과거에는 적대 관계였지만 최근 철수를 둘러싸고 3년 가까이 계속 평화협상을 해 왔던 단단한 소통 채널이 구축되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나머지 사람들을 데려오는 데 대해서도 미국이 확신했던 것 같고, 공항이 폐쇄되더라도 현재는 주변 국가의 육로를 통해서 안전하게 빼내는 그런 전략을 논의하고 있는 걸로 파악됩니다. 

 

▶ 김어준 : 미국도 국내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이들 미국 국적자들을 그냥 계속 둘 수는 없을 것 아니겠습니까? 어떤 수단을 쓰겠죠. 

 

▷ 이희수 : 만약 위험이 있다면 철수를 못 했겠죠.

 

▶ 김어준 : 자, IS 테러가 한 번 있었는데 과거에는 탈레반과 IS가 연계하는 것 아니냐, 이런 식의 전망이 많았습니다만 탈레반이 카불을 접수해서 정권을 가져가는데 이 상황에서 IS하고 연계할까요? 

 

▷ 이희수 :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입니다. 옛날에는 각자의 성격은 달랐지만 미국을 몰아내기 위한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강경한 IS와 탈레반이 손을 잡을 수 있었지만 이제 국정 책임 세력이 된 탈레반이 전 세계가 싫어하는, 또 국제적인 테러단체가 명확한 IS와 연계되면 단순히 미국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러시아와 중국과도 굉장히 나쁜 관계에 들어가기 때문에 탈레반이 그 틈바구니에서 생겨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지금 또 더군다나 아프가니스탄 내부에서는 반탈레반 세력이 힘을 키우고 있는데 굳이 서방까지 적으로 돌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지금 연계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 김어준 : 알겠습니다. 탈레반은 무장 집단이 아니라 집권 세력이 됐기 때문에 입장이 완전히 달라졌겠죠. 그리고 아프간 내부에서도 그리고 탈레반 내부에서도 강온파가 있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이것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 이희수 : 아무래도 신정적인 이슬람 율법을 강조하는 무장 세력들이 강경파고, 그러나 국정 책임 세력이 됐기 때문에 글로벌 스탠다드나 법치를 중시하면서 서구와 협력하면서 가자고 하는 온건파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진행 중인 걸로 파악하고요. 그래서 아직 국가 형태도 못 정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에미레이트를 하면 보다 강한 신정 정치로 가겠다는 의지고 또 이슬람 국가체계를 쓰면 그래도 선거를 통해서 상당히 민주적으로 가겠다는 거니까 아직 국가 형태도 정해지지 않아서 현재로서는 이슬람 에미레이트 체제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이슬랍 율법을 강조하는 정치 체제죠.

 

▶ 김어준 : 그럼 강경파 목소리가 더 크다는 말씀이시네요. 

 

▷ 이희수 : 현재는 그런 상황입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탈레반이 집권 세력이 되는 건 맞는데 어떤 집단이나 마찬가지로 그 내부에도 강온파가 있어서 강온파 간 노선 투쟁이 있는데 현재로는 강경파가 더 큰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파악하고 계시고. 그러니까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간이 얼마나 세속화될 것인지는 이제 이 노선 투쟁 결과로 결정될 것 아니겠습니까? 

 

▷ 이희수 : 그렇습니다. 곧 발표될 신정부 내각 면면을 보면 방향을 파악할 수 있겠죠. 

 

▶ 김어준 : 그런데 탈레반 내부 외에도 탈레반에 저항하는 아프간 내 세력도 마수드 세력이라고 존재하지 않습니까? 그들과는 어떻게 관계를 해결합니까? 

 

▷ 이희수 : 타지크족이 전체 27%이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마수드 타지크 세력을 끌어안지 않고서는 정부 구성이 사실은 불가능합니다. 27%를 배제할 수는 없잖아요. 

 

▶ 김어준 : 27%는 많죠. 

 

▷ 이희수 : 그래서 마수드 저항 세력도 저항을 위한 저항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신정부에 가담하기 위해서 자기의 지분을 최대한으로 높이기 위한 어떤 선택적 전략으로 보는 견해가 압도적입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정말로 탈레반을 다 무찌르고 전복시켜서 정권을 잡겠다는 의지보다는 우리가 거의 3분의 1 가까운 세력인데 우리를 무시하면 안 된다. 우리도 예를 들어서 국회를 구성하면 그만한 지분을 달라, 이런 정도의 실력 행사군요, 말하자면. 

 

▷ 이희수 : 모르긴 해도 마수드가 국방장관을 했기 때문에, 아버지 돌아가신 분이. 이번에도 국방장관을 줄까, 재정부 장관을 줄까 이런 협상이 물 밑으로 진행되고 있는 걸로 파악하고요. 그래서 현재 교전 상태가 전혀 아닙니다. 

 

▶ 김어준 : 그렇군요. 초기에는 언론에서 반텔레반 세력이 집결해서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은 아니고 이제 정치적인, 내부 정치적인 갈등이군요, 말하자면. 

 

▷ 이희수 :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인 현상입니다. 

 

▶ 김어준 :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교수님께서는 탈레반이 20년 만에 돌아왔는데 20년 전의 탈레반과는 다른 모습으로 보여 주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 이희수 : 네. 

 

▶ 김어준 : 어느 정도의 변화를 예상하십니까? 

 

▷ 이희수 : 우리가 쉽게 생각하면 이란을 떠올리면 굉장히 근접할 것 같습니다. 이란이 이원신정체제이지 않습니까? 종교적인 최고 지도자가 있고,

 

▶ 김어준 : 대통령 따로 있고.

 

▷ 이희수 : 그러나 약간의 전문 관료, 테크노크라트적인 사람들이 정부를 구성하지만 실권은 신정 울라마들이 갖고 있는 그런 형태로 갈 가능성이 제일 높고요. 그래서 최고 지도자인 하야바툴라 아쿤드자다를 중심 정통 탈레반 주류들이 중심에 두고 이슬람 성향이 강한 테크노크라트들, 전문 관료들을 행정부에 포진하는 이런 형태가 충분히 예상되는 정부 구성이죠. 

 

▶ 김어준 : 이란하고 비슷한 거네요, 말하자면. 이원체제로. 그렇게 된다면 많은 우리 언론도 그렇고 서방 언론에서 여성에 관한 정책이 어떻게 변할 건가. 이게 가장 선명하게 드러날 정책 노선이라 그런 이야기 많이 하지 않습니까? 이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이희수 : 여성 정책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줄 거라고 봅니다. 국제사회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게 여성 정책이잖아요. 그래서 부르카에 대한 자유화는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히잡을 쓰지 않는 여성들을 용납하는 건 내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히잡은 쓰게 할 것 같습니다. 

 

▶ 김어준 : 부르카까지는 안 쓰더라도 히잡은 써야 된다? 

 

▷ 이희수 : 그렇습니다. 다른 국가에서도 사실 히잡 쓴다고 그게 인권 문제로 비난받지는 않기 때문에 히잡 정도는 용납하고, 따라서 이슬랍 율법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부르카의 강제성을 없애는 정도로 가지 않을까 싶고요. 또 여성들이 학교 교육이나 사원에 가거나 종교 교육을 하는 것도 충분히 인정할 것 같고요. 또 서방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서 상징적으로 여성들을 어느 정도 공직에 포진시키는 이런 전략도 충분히 예상될 수 있습니다. 

 

▶ 김어준 : 상징적인 조치는 할 것으로 보시고. 그리고 최근에 외신 보도를 보면 아프간 국민들이 부르카를 사고 본인이 입던 청바지는 불태우고 울부짖고 이런 보도들이 주로 외신을 통해서 나오고 있는데, 이건 있는 그대로의 아프간의 현실을 보여 주는 겁니까 아니면 과장된 겁니까?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 이희수 : 없는 걸 조작하지는 않았겠죠. 사건 그 자체를. 

 

▶ 김어준 : 그렇죠. 그 자체는 있었겠죠.

 

▷ 이희수 : 그러나 특별, 특수한 상황을 가지고 전체 아프간 국민이나 여성들의 문제를 일반화, 보편화하는 큰 오류가 있는 것 같고요. 생각해 보십시오. 42년 전쟁 끝인데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불안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위험 부담이 있는 걸 피하려고 하는 것은 기본적 방식이잖아요.

 

▶ 김어준 : 그렇죠. 

 

▷ 이희수 : 그런 것을 일반적 상황으로 하는 건 안 되고요. 지금 현재 무정부 상태, 공권력이 작동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정부가 구성된다 하더라도 법치나 공권력이 곳곳에 내려가기까지는 시간이 한참 걸릴 겁니다. 그 과도기적 과정에서 국민들은 조금이라도 안전한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저는 보고 싶습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국민들 입장에서는 42년간 전쟁이 이제 끝나고 정권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으니 개인적인 불안감들을 이렇게 표현하는 건데 그걸 아프간의 미래나 이렇게 과장해서는,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일반화의 오류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네요. 그렇다고 해서 지금 현재 아프간 국민 일반이 탈레반을 반가워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 이희수 : 저희들이 2019년에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거기 보면 그 당시, 한 2년 전이죠. 85% 정도가 탈레반을 달갑게 생각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국민들은 비호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너무 과도한 인권 유린 폭압 정권을 좋아할 국민은 없죠. 그러나 그것보다는 당시 훨씬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지난 40년간 빵과 물 또 생존을 보장해 줬기 때문에 전쟁 상태에서 탈레반을 싫지만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거고요. 이제 지금 탈레반은 선택되었기 때문에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탈레반이 조금이라도 나은 법치나 정책을 써 주기를 원하고 거기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와 시위나 연대를 해 나가겠죠. 

 

▶ 김어준 :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현재 앞으로의 탈레반과 국제 관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보도여서. 프랑스에서 카불 공항에 안전지대를 설치하자, 그런 제안을 했거든요. 그랬더니 탈레반이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이 거절한 이유는 뭘까요? 

 

▷ 이희수 : 뒷북 치는 거죠. 직접 전쟁 당사자인 미국도 시한을 철저히 지켜서 떠나는데 프랑스가 뭘 안전지대를 설치한다는 것은 탈레반으로서는 고려할 가치도 없는 제안이어서 한꺼번에 거절했던 거고요. 사실 탈레반 입장에서는 프랑스의 지분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 김어준 : 그렇군요. 미국도 다 떠났는데 프랑스 당신들은 뭐야? 이런 거군요. 한마디로.

 

▷ 이희수 : 프랑스는 사실 미국이 떠나고 영국은 오랫동안 지배했기 때문에 지분이 있는데 참여했지만 사실상 지분이 별로 없으니까 안전지대라도 창설해서 마지막 자기 이익 교두보를 만들겠다고 하는 그런 복안이 있는지 모르지만 탈레반 입장에서는 외세를 완전히 배격한 자기들만의 세상, 자기식의 정치를 하겠다는 게 확고하기 때문에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거죠. 

 

▶ 김어준 : 프랑스 입장에서는 미국이나 영국이 빠져나가니까 그 공백을 자신들이 메꿀 수 있을까. 국제적, 외교적 계산이 있었다면 탈레반은 그걸 받아들일 이유는 전혀 없다. 이런 이야기네요. 

 

▷ 이희수 : 그렇습니다. 

 

▶ 김어준 :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희수 : 안녕히 계십시오.

 

▶ 김어준 : 성공회대 이희수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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