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2공장]
'문재인 케어' 5년 성과와 지속 가능성은?
"건강보험 보장성 역대 최고.. 급여 확대 계속돼야"
- 김용익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 김어준 : 대선에서 항상 이슈가 되는 건강보험 문제, 오늘 한번 짚어 볼까 합니다. 김용익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용익 : 네, 안녕하세요. 김용익입니다.
▶ 김어준 :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 김용익 : 네, 그러게요. 오래간만입니다.
▶ 김어준 : 한 5년 만에 뵙는 것 같은데. 소위 문재인 케어라고 불렸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풀어서 쓰자면. 요지는 그런 거였지 않습니까? 보장률을 높이고 그리고 개인의 보험료는 좀 올라가고 대신 병원에 가서 낼 돈은 좀 줄어들고. 그런데 이렇게 보장률을 높여 놓으면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돼서 고갈되는 것 아니냐. 이게 초기부터 나왔어요. 이제 5년 차니까 다 됐으니까 정리를 한번 해 보자면, 우선 보장률은 상승했죠?
▷ 김용익 : 네, 보장률은 의료보험 77년에 도입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금 보장률이 65.3%인데 이게 재작년 말 기준으로 집계를 한 것입니다.
▶ 김어준 : 재작년 말 기준으로. 이건 전체 보장률이고 특히 중요한 건 우리가 피부에 와닿을 때는 중증, 입원한다든가 큰 병에 걸렸다. 정작 이럴 때는 보장이 제대로 안 돼 가지고 큰돈 쓰게 된다, 이게 걱정이었잖아요.
▷ 김용익 : 네.
▶ 김어준 : 그런데 이 고액 진료, 중증 보장률은 더 높다면서요.
▷ 김용익 : 그러면서 중증으로 해서 대학병원에 가서 큰 수술을 받았다든지 이럴 경우에 보장률은 지금 82.1%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있는 거죠.
▶ 김어준 : 이게 중요하죠. 이게 실제 평생 한 번도 안 아프면 좋겠지만 한두 번씩은 큰 병을 겪는, 본인을 포함하여 가족 중에 겪게 마련인데. 그런데 어때 나오는 진료비 청구서를 보고 깜짝들 놀란단 말이죠.
▷ 김용익 : 처음에 문재인 케어 막 시작하던 해에 그다음 해 정도에 저도 전화를 많이 받았습니다. 병원에 가서 진료비 청구서를 받았는데 진짜 깜짝 놀랐다. 그런 전화, 고맙다는 전화를 꽤 많이 받았죠.
▶ 김어준 : 이때 체감하게 되는 거죠. 감기 정도 걸렸을 때는 뭐.
▷ 김용익 : 건강보험의 존재 가치를 진료비 청구서를 받았을 때.
▶ 김어준 : 그때죠. 특히 크게 아플 때. 감기 때 이런 거야 느낄 수가 없는데 입원 한 일주일이나 길게는 2~3주씩 하시고 나오면 걱정이 태산인데 이때 체감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제 그때 보장률은 역대 최고치인 80%를 넘겼고 이게 선진국 수준이다.
▷ 김용익 : 네.
▶ 김어준 : 그런데 그건 좋은데 이렇게 보장률이 높아지면 병원에 갈 필요 없는데 가서 건강보험의 재정을 악화시키고 결국 고갈되고. 이건 항상 나오는 비판이거든요. 이 대목은 사실관계가 어떻습니까?
▷ 김용익 : 그래서 만약 그래서 문재인 케어를 하면 안 된다, 이렇게 말씀을 하신다면 그건 우리 속담에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 이런 속담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진료비는 최대한 병원에 갔을 때 나오는 진료비는 최대한 낮춰 줘야 되거든요. 그래야 사람들이 두려움 없이 조기 진단, 조기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지 않습니까?
▶ 김어준 : 그렇죠.
▷ 김용익 : 문재인 케어의 목적은 어느 경우라도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가는 걸 망설이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하는 목표를 확실히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작용은 그때 진료비가 너무 싸지니까 불필요한 진료도 자꾸 받으려고 하고 찍지 않아도 될 사진을 찍으려고 하고 이런 문제가 벌어지는데, 그 문제는 별도로 또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처음에,
▶ 김어준 : 그것 때문에 이런 식의 보장률 높이는 걸 안 하면 안 된다는 거죠, 말하자면?
▷ 김용익 : 그렇게 할 수는 없다는 거죠. 그건 보장률 높이는 건 높이는 대로 하고 그리고 의료의 남용이 일어나는 것은 남용 관리대로 따로 하는 전략을 쓰는 게 맞다, 그런 거죠.
▶ 김어준 : 그 전략대로 했더니 5년 지나고 나서 적립금 상태는 어떻습니까?
▷ 김용익 : 적립금 상태는 원래 저희가 출발할 때 적립금이 21조가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 김어준 : 건강보험 주머니에 있던 누적돼 있는 적립금이 21조였어요.
▷ 김용익 : 예, 21조를 가지고 있어서 그 21조가 사실은 너무 과다하다. 뭐 하러 21조까지 갖고 있느냐. 그럴 돈이 있으면 소위 급여 확대를, 혜택을 확대를 해 주든지 일부 너무 낮은 의료 수가를 올려 주든지 이런 조치를 해야 된다. 그래서 문재인 케어도 10조를 쓰기로 했었어요.
▶ 김어준 : 10조 쓰고 10조 남기는 게 목표였죠, 처음 출발할 때.
▷ 김용익 : 네, 처음에 설계를 그렇게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지금 작년도 말 잔액이 21조가 여전히 남아 있게 됐습니다.
▶ 김어준 : 21조에서 출발했는데 어떻게 10조를 쓰고 나서 20조가 남았습니까?
▷ 김용익 : 그동안 돌발사태가 좀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가 벌어진 거죠.
▶ 김어준 : 코로나.
▷ 김용익 : 그런데 코로나가 돈을 굉장히 많이 사실은 썼습니다.
▶ 김어준 : 그렇죠. 여러 가지.
▷ 김용익 : 우리 무료 진료를 사실 코로나 환자에 대해서는 다 해 준 거거든요. 그리고 백신도 무료로 놔 주고 이러한 일을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 김어준 : 추가적인 엄청난 비용이 있었는데.
▷ 김용익 :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비가 오히려 줄었어요. 왜냐하면 국민 여러분들께서 마스크를 워낙 잘 써 주시고 손 씻기를 잘해 주셔서 감기, 독감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이제 눈병도 사라지고 그리고 손을 닦으니까 설사도 또 사라졌어요. 그래서 소위 잔병들로 나가던 돈이 몇 조가 절감이 됐어요.
▶ 김어준 : 감기 환자도 뚝 줄어들고, 독감 환자도 확 줄어들고.
▷ 김용익 :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웬만해서는 꼭 필요한 것 아니면 병원에 덜 가시게 되고.
▶ 김어준 : 의료 남용도 저절로 통제가 되는 것이고.
▷ 김용익 : 네, 그래서 이제 몇 조가 절감이 됐는데. 사실 제가 출신이 예방의학인데, 전공이. 저도 예방의학이 이렇게 돈을 절감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해 보지 않았습니다.
▶ 김어준 : 이건 전 세계적인 예방의학의 교과서를 새로 써야 하는 것 아닙니까?
▷ 김용익 : 예, 그러니까 예방의 가치가 이게 정말 몇조 원의 진료비를 절감할 정도구나 하는 걸 저도 이번에 처음으로 체감을 했습니다.
▶ 김어준 : 물론 누적 적립금 관리를 해 왔겠지만 원래 애초의 계획은 20조가 너무 많다. 20조라는 건 그만큼 누군가는 입원비를 많이 냈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쌓여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 중에 10조 정도만 유지하면 괜찮으니까 10조는 그러면 보장률을 높이는 데 쓰자 해서 쭉 진행됐는데 코로나가 2년 전에 터지면서 말씀하셨다시피 호흡기 질환이라든가 각종 일반인들의 잔병들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거기에 잔병들에 나가는 지급들이 줄어들어서 결국은 돈을 하나도 안 쓴거나 마찬가지네요?
▷ 김용익 : 그렇죠. 결국은 보장성 확대가 65.3%, 원래 70% 목표했다가 이제 앞으로 계산상으로는 21년, 22년 두 해가 남아 있는데 그게 집계를 하려면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현재 20년도 기준으로 63%예요. 그러면 21년도 계산이 나오면 아마 66%쯤 될 거고 그다음에 또 한 해가 지나면 67~68%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거의 목표에 근접해 가는,
▶ 김어준 : 70%가 목표였는데.
▷ 김용익 : 상태로 갈 수 있는데 실제로 돈은 1조 2천억 쓴 셈이 됐다, 그런 거죠.
▶ 김어준 : 돈을 안 쓴 거죠.
▷ 김용익 : 네.
▶ 김어준 : 그러면 내년에는 이게 액수가 더 올라갈 수도 있겠습니다, 오히려. 통계는 안 나왔지만.
▷ 김용익 : 금년도의 의료 이용률이 얼마나 변하느냐에 달려 있어요. 그런데 저는 마스크 쓰고 손 씻더니 국민적인 습관이 앞으로도 유지가 돼서 매일 쓸 수는 없더라도 감기철이 되면 마스크 써 주시고 이렇게 하는 것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어준 : 저도 태어나서 처음 매일매일 뭐만 만지면 손을 씻고 있으니까요. 습관이 돼서 안 씻으면 왠지 잘못한 것 같고. 습관이 돼서 코로나가 지나고 나서도 이 습관이 호흡기 질환이나 각종 질병들을 충분히 떨어뜨릴 것 같아요. 코로나 이전보다는.
▷ 김용익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어준 : 이게 참 아이러니입니다. 국민들에게 엄청난 재앙적인 질병이 닥쳤는데 그 덕분에 다른 질병들이 확 떨어져 가지고 누적 적립금이 거의 그대로다. 자, 이렇게 건강보험 수입이 늘어났지 않습니까, 결과적으로는? 늘어나서 이게 이제 그렇다는 이야기는 평소에 보험료를 더 냈다는 거거든요, 조금이라도. 그럼 부담이 증가한 것이지 않냐, 이렇게 비판도 합니다.
▷ 김용익 : 예, 보험료는 원래 약속이 3.2% 정도로 관리를 하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지난 5년 동안 보험료 평균 인상률도 2.7%로 계획보다 적게 올렸습니다. 그 대신 국고지원은 17년에 6.8조를 했는데 매년 조금씩 올려서 지금 9.5조까지는 올라가게 됐고, 국고지원은. 그렇게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 김어준 : 이게 결국은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둘 중 하나 아닙니까? 평상시에 2. 몇 퍼센트 보험료를 더 낼래? 그러고 나서 혹여라도 입원할 때 더 많이 낼래? 아니면 보험료는 조금 올려서 내지만 나중에 입원료는 적게 내고, 평상시에는 적게 내다가 입원료 많이 내고. 둘 중 하나 아닙니까?
▷ 김용익 : 예, 그런데 공장장님은 어떻게 하는 편이 국민들한테 도움이 된다고 생각이 되세요?
▶ 김어준 : 당연히 나중에 큰돈 들어가는 걸 막는 게 중요하죠. 적은 돈이야 평상시에 해결할 수 있지만 보험료 예를 들어서 5만 원 내다가 5만 5천 원 내는 건 해결할 수 있는데 입원했을 때 천만 원, 2천만 원 내는 건 개인이 그냥 큰 어려움이 닥치는 것 아닙니까?
▷ 김용익 : 그러니까요. 그게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평소에 보험료를 좀 많이 내더라도 본인 병원에 갔을 때 본인 부담금을 적게 내는 게 훨씬 유리합니다.
▶ 김어준 : 그게 보험의 본질 아닙니까?
▷ 김용익 : 네, 그러니까 그게 잘못하면 가계 파탄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문재인 케어 전에는 예기치 않은 의료비로 인한 가계 파탄이 우리나라 빈곤 발생의 원인 중 세 번째였습니다.
▶ 김어준 : 아, 그렇게 높았어요?
▷ 김용익 : 네.
▶ 김어준 : 액수가 워낙 크니까, 한번 발생하면.
▷ 김용익 : 가장 큰 원인은 물론 실업 상태로 빠지는 거고, 두 번째는 자영업자들이 장사가 안 되는 거였고, 세 번째가 진료비였어요.
▶ 김어준 : 둘 다 사실은 급여나 사업에 관련된 거라면 세 번째는 본인의 건강과 관련된 건데.
▷ 김용익 : 네, 그러니까 그건 예를 들어서 부모님에 암에 걸렸다 그러면 우리 집이 경제 상태가 어떻더라도 어떻게든 치료를 해 드리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기 때문에 그러면 가계가 부담할 수 있는 이상으로 돈을 쓰게 되는 거거든요. 그러면 그다음에 문제가 계속 발생을 하는. 이걸 막기 위해서는 평소에 보험료를 좀 많이 내더라도 본인 부담을 적게 해야 돼요. 그리고 그 위험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에, 게다가 한국인은 특수하게 무슨 문제가 생겼냐 하면 본인 부담금을 줄이기 위해서 실손보험을 또 드는 거예요. 그런데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건보료보다 훨씬 훨씬 더 비싸요.
▶ 김어준 : 맞습니다.
▷ 김용익 : 혜택은 건보에서 주는 것 빼고 나머지만 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65% 아까 보장률 건보에서 해 주면 실손보험은 35%만 보장해 주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것에 비해서 실손보험료는 3~4배가 더 비싸요. 그러니까 상대적으로는 거의 10배쯤 비싸게 되는 거거든요.
▶ 김어준 : 제일 중요한 건 건보료 보험료가 조금 올라가더라도 100% 커버되면 제일 좋은 건데.
▷ 김용익 : 말하자면 한국인이 부담하는 보험료는 건강보험료 + 실손보험료를 합친 총 보험료를 부담하는 거잖아요. 만약 실손보험이 필요 없게 된다면 훨씬 덜 비싼 건보료로, 소위 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으면 그런 추가적인 부담도 줄어들 거라는 거죠.
▶ 김어준 : 그게 이상적인 거죠.
▷ 김용익 : 그래서 처음부터 목표가 기억하시겠지만 건강보험 하나로 의료 보장을 하자.
▶ 김어준 : 그러니까요. 실손보험 따로 할 필요 없이.
▷ 김용익 : 네.
▶ 김어준 : 자, 지금 그래서 현재 상황은 이렇습니다. 아마 내후년쯤 통계가 다 나오겠지만 70% 육박하는 보장률에 도달할 것이고 그리고 누적 적립금은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때문에 돈을 거의 안 쓴 것과 비슷한 정도의 누적 적립금 20조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고. 그리고 최근 건보에 관한 지지율을 보면 굉장히 지지율이 높습니다. 만족도가 높아요, 현재.
▷ 김용익 : 코로나가 진행 중이던 연도 조사는 지지율이 무려 94%까지 올라갔었습니다.
▶ 김어준 : 병원 가서 입원 진료비 청구서를 본인이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받아 본 거죠. 그거 한번 받아 보면 알게 되는 거죠. 자, 오늘은 여기까지 지난 5년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 봤고요. 앞으로 그럼 어떻게 할지는 후보들하고 이야기를 해 봐야 됩니다. 이사장님하고는 오늘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김용익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용익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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