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 결산]
전 외교부 1차관이 본 2022 나토회의 총평
“승자는 튀르키예 대통령..한중관계는 과제”
- 최종건 교수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 김어준 : 3박 5일간 나토 정상회의가 끝이 났고 그 성과에 대해서 좀 되짚어봐야 되는 시간이 됐습니다. 외교부 차관을역임한 연세대 최종건 교수님 오랜만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최종건 : 안녕하세요.
▶ 김어준 : 자, 이것부터 여쭤볼게요. 나토 정상회의에 대해서 타임지는“최근 몇십 년간 가장 중요한 나토 회의가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평가했었거든요. 왜 그런 평가들을 하는 걸까요? 이번나토 회의의 의미가 뭡니까, 외교적으로 볼 때?
▷ 최종건 : 일단 나토의 성격 규정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냉전 기간에는 지역 연합 동맹체였죠.
▶ 김어준 : 군사동맹이죠.
▷ 최종건 : 타깃은 당연히 당시에 존재했던 소련 공산 진영이었고요. 냉전이 끝나고 나니까 이게 소위 집단안보 체제가되었죠. 그리고 2010년도인가 기억하고 있는데 그때 러시아를 전략적 협력 파트너로 규정을 해서 ‘우리 잘해 보자’ 이런식으로 됐다가,
▶ 김어준 : 심지어는 ‘푸틴이 나토에 가입할까?’ 이런 이야기까지 나왔죠.
▷ 최종건 : 그렇죠. 그러나 아시다시피 우크라이나 사태가 벌어지고 그리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소위 동진을 위협으로 인식하면서 이게 적대 관계가 형성되었고 그러고 나서 이제 올 3월에 있었던 나토 외상회의 그리고 얼마 전에 있었던나토 정상회의 때 소위 ‘나토 이제 앞으로 뭐 하지? 어떻게 규정하지, 미래를?’ 그러면서 러시아를 완전한 위협으로 규정함과 동시에 중국을 소위 잠재적 위협같이 규정을 해 버렸어요. 즉 이게 집단적 안보 체제하고 냉전시대에 있었던 집단지역 동맹체제가 혼재되는 상황이 된 거죠. 그래서 올해 아마 그것이 성격 규정하는 데 있어서 그런 변화가 있었죠. 그런데 이게 좀 봐야 될 것이요.
▶ 김어준 : 그래서 신냉전이라고들 표현하는 거거든요.
▷ 최종건 : 조금 더 두고 봐야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사실 올해 정상회의는 작년부터 기획이 되었던 거죠. 우리 정부 기간에도,
▶ 김어준 : 문재인 정부 기간에도.
▷ 최종건 : 정부 기간에도 정상회의 할 거니 대한민국 정부 쪽 참석해 달라는 제안이 왔었어요. 그때만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전이었기 때문에 나토의 성격 규정을 어떻게 하자, 계속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비전통 안보, 소위 ‘팬데믹이나 테러리스트, 사이버 안보에 집중하는 나토를 만들어 볼까?’ 이런 것이 상당히 주된 담론 구조였어요.
▶ 김어준 : 팬데믹과 사이버 안보.
▷ 최종건 : 네, 아무래도 군사적으로, 안보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들이 사이버 테러리즘 그리고 전염병이었는데 이게 우크라이나가 터지면서 확 규정이 바뀐 거죠. 그래서 이 앞에 미국이 선도를 한 것이고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트럼프시대라는 게 있었습니다.
▶ 김어준 : 트럼프 시대 있었고 다시 올지도 모릅니다.
▷ 최종건 : 트럼프 시대 때는 미국 대통령이 나토에 가서 나토 회원국을 정말 망치로 두들기면서 분담금 내라고 해서 나토가 상당히 약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나토가 조금 더 강화되고 그리고 좀 도드라지는 한 해가된 것 같습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구소련 이후로는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로까지 격상시키는 논의가 있었던 게 벌써 불과 10여 년전인데 저도 기억하는 게 푸틴이 나토에 가입할 수 있다, 이런 메시지도 내고 막 한참 진행됐는데 이제 다시 우크라이나전 때문에 러시아를 군사적 적대국으로 규정하는 성격의 회의다 보니 그게 이제 구소련 이후 처음이니까 이게 신냉전이다, 이렇게.
▷ 최종건 : 네, 그렇게 성격 규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 김어준 : 자, 그럼 굉장히 전환기의 중요한 분기점이 된 나토 회의로 나중에 기록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때 이제 이런회의를 할 때 정상 30개국 이상의 나라들이 가입된 이런 동맹 집단회의를 할 때 각자 자기 이익을 관철시키려고 노력하는 것 아닙니까?
▷ 최종건 : 그렇죠.
▶ 김어준 :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성과를 거둔, 자국 이익의 입장에서는. 어떤 나라들이?
▷ 최종건 : 강대국 중에서는 미국일 겁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가장 불편한 나토의 범주의 밖에 있는 중국을 소위 전략 개념에, 나토의 전략 개념에 처음으로 넣은 것이거든요.
▶ 김어준 : 그렇죠.
▷ 최종건 : 이건 사실 북대서양조약기구인데 소위 태평양 지역에 있는 중국을 일종의 위협 혹은 신경을 써야 된다는 지역으로.
▶ 김어준 : 중국 현재에 나토 이름을 써 버린 것 아닙니까?
▷ 최종건 : 그렇죠.
▶ 김어준 : 그게 미국의 목적이었는데 그건 성공했다.
▷ 최종건 : 두 번째는 스웨덴하고 핀란드입니다. 왜냐하면 북유럽 국가가 4개 국가가 있다면 노르웨이와 덴마크는 나토회원국이었지만 스웨덴하고 핀란드는 냉전 기간에도 나토 회원국이 아니었는데,
▶ 김어준 : 그러니까요.
▷ 최종건 : 이번에 아이러니한 거죠.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려고 하는 그 모양이 싫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친거라면 바로 자기 턱 밑에 있는, 북쪽이죠. 턱 밑에 있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한 의도하지 않는 결과를 취한 거죠. 세 번째는 소위 우리가 예전에 터키 혹은 튀르키예, 지금 튀르키예라고 불렀던 국가인데요. 터키죠. 에르도안 대통령이 잘했습니다.
▶ 김어준 : 장사를 무척 잘한 것 같더라고요.
▷ 최종건 : 일단 무뚝뚝했죠. 그리고 나토는 전원 합의를 봐야 새로운 회원국을 받는데 스웨덴하고 핀란드를 받았죠. 그런데 이게 소위 꽁으로 받은 건 아닙니다.
▶ 김어준 : 핀란드, 스웨덴을 터키가 반대를 했었는데 터키가 찬성하게 만들기 위해서 터키가 원하는 걸 줬죠.
▷ 최종건 : 예, 그런데 이걸 잘 봐야 되는 게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면서 터키가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입니다. 러시아하고 우크라이나를 중재하기 위해서요. 에르도안 대통령이 직접 움직이기도 했고, 각종 회의를 터키에서 개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미국으로부터는 사실 받은 게 없어요. 왜냐하면 F-35를 생산해서, 부품 일부 생산해서 자기도 사겠다고 했는데 가격 조정하다가 러시아제, 소위 사드 방공망을 사 버리거든요. 그러니까 미국이 ‘그러면 F-35 안 팔아’
▶ 김어준 : 그거 사면 F-35가 안 판다고 그랬었잖아요.
▷ 최종건 : ‘그럼 팔지 마’ 하면서 한 건데 결국은 터키의 주력 항공기가 F-16입니다. F-16은 우리도 보유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켜야 되고 새로운 부품 갖다 붙여야 되는데 미국이 이걸 안 판다고 한 거예요. 결국은 스웨덴하고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허하면서 미국이 ‘그래, 알았어. 그럼 F-16에 필요한 여러 업그레이드 부품을 팔 수 있게 해 줄게’ 한 건데 자기 이익을 철저히 챙긴 겁니다. 매우 냉정한 대통령이고요. 3월에 한 번 저도 차관 시절에 뵌 적이 있었는데 아주 무뚝뚝하지만 그 머릿속에 상당히 많은 계산이 돌아가는 냉정한 대통령입니다.
▶ 김어준 : 그래서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자국 이익을 톡톡히 챙긴 세 국가가 핀란드, 스웨덴은 가입이 됐으니까 그리고 터키는 핀란드, 스웨덴의 가입을 반대하면서, 원래 들어줄 생각이었죠. 그런데 자기가 원하는 걸 내놓으라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바이든이 그걸 내놓은 거죠.
▷ 최종건 : 그렇죠.
▶ 김어준 : 그리고 또 하나가 원래 표면적으로는 터키 내 소수 인종을,
▷ 최종건 : 그렇죠. 쿠르드족을.
▶ 김어준 : 쿠르드족을 이들 국가들이 지원한다.
▷ 최종건 : 맞습니다.
▶ 김어준 : 그게 표면적인 이유였는데 그것도 끊겠다고 했으니까. 이념적으로도 그리고 군사적으로도 성공한 국가죠, 터키는. 그게 눈에 띄셨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나토 회의에서 좀 전에 미국의 성공은 중국을 나토의 이름으로 견제할 수있는 구도를 만들어 냈다. 이거 성공이라고 하셨는데, 여기에 우리가 갔다는 게 지금 우리 국익하고 과연 이게 일치하는가 이야기가 많지 않습니까?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최종건 : 사실 가장 제 생각에서는요, 이 사안을 비판적으로 보는 분들은 왜 갔어야 되느냐고 하는데 저는 좀 각이 좀다릅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 없이 그런 이야기들을 했다면 사실 우리는 소외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이고요. 저는 역설적으로 지금의 자리에 윤석열 대통령이 안 계시고 이재명 대통령이 계신다고 하더라도 저는 민주 정부에서도 갔을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렇습니다. 물론 가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하느냐는,
▶ 김어준 : 내용은 달라질 수 있는.
▷ 최종건 : 현 정부의 판단과 선택이기는 하지만 가서 우리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외교적 기본입니다. 반드시 갔어야 했고, 간 것은 잘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거기서 어떤 메시지를 냈고 어느 정도의 보폭으로 외교를 했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저는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이 가는 비행기 안에서 했었던 이야기가 옳았다고 봐요. 다자회의니만큼 여러 대통령 만나서 안면 트고 오면 된다는 정도. 차라리 그 정도였다면 이번 다자회의는 자리 지켰고 자기 메시지 낼수 있었고 안면을 텄다면 외교의 효용성 면에서 상당히 성공적일 수 있었다고 저는 봐요. 그런데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매우 센 메시지를 낸 거죠. 그러니까 국제적인 가치와 국제적인 규범을 지키지 않는 나라는 온 세계가 합심해서 제재를가해야 한다. 이게 결국은 뭐냐 하면 공장장께서 말씀하셨듯이 중국을 견제하고 러시아를 적대시하는 회의에 이 두 국가는 어쨌든 간에 우리의 국익과 상당히 밀접한 국가들인데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가치와 규범을 어긴 나라는 우리도 합심해서 제지하자’라는 메시지는 너무 지금 대통령이 가장 톱에서 나오는 메시지이기에는 매우 셌다는 거죠. 그러면 앞으로,
▶ 김어준 : 이런 메시지 다 타국에 보고되거든요.
▷ 최종건 : 그렇죠. 이를테면 타국의 입장에서 보면 외교안보수석의 메시지보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가장 중요하죠. 간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 중요한 거고요. 이제 5년 시작하는 거거든요. 급할 것 없어요.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첫 다자회의가 취임하자마자 한 달 이내에 있었고, 그것이 G20 회의였어요. 거기서 냈던 평화 메시지가 국내적으로나 해외에서 상당히 임팩트가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집권 초기에는 외교적으로 그래서 ‘윤석열 정부는 이렇게 할 것이야’라는 메시지가 상당히 둥글게 둥글게 나가야 되는데 그리고 선명해야 되죠. 그런데 각을 지고 나갔다는 것이 저는 조금 염려스러워요.
▶ 김어준 : 이런 이야기도 많이 하죠. 거기 가서 경제수석이 탈중국을 굳이 선언해야 하느냐. 똑같은 맥락인데.
▷ 최종건 : 그 이야기는 중국이 들으면 ‘어? 이 사람들 봐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거기에 유럽 사람들이 많았잖아요. 유럽 사람들이 그것을 듣고 ‘정말 한국이 그럴 수 있을까?’라고 의아했을 거라고 봐요. 나토라고 하는 것은 군사안보체계이기는 하지만 유럽 질서의 또 다른 축을 이루고 있는 EU를 보시면, 유럽연합을 보시면 유럽연합에 소위 인도-태평양 전략서가 있어요. 거기에는 중국을 유아, 그러니까 소위 관여의 대상으로 봅니다. 그리고 유럽에 가서 가서 직접 만나보면 기업가들은 중국과의 경제 관계는 자신들의 이익과 직결되므로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해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나토에서 이런 메시지가 나왔다 하더라도 유럽연합과 그리고 지금 유럽 경제가 어떻게 중국과 관계 설정하느냐는조금 두고 봐야 할 문제인데 우리가 거기서 너무 세게 메시지를 내 버렸다는 거죠.
▶ 김어준 : 자, 그럼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한두 번 더 모셔야 될 것 같아요, 말씀 나누다 보니까. 오늘은 이제 겉절이로 일단 이야기를 1차로 마무리하자면,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담을 가장 의미 있었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걱정하는 분들은 이것은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가는 문을 연 것 아닌가, 이렇게 우려하거든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 최종건 : 윤 대통령한테는 상당히 의미 있는 것으로 인식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북한 문제 있고요. 그리고 미국 대통령은 두 번째 만난 것이고. 그리고 기시다 총리는 사실상 회담장에서 처음 만난 것이니 나름대로 한미일의 협력구도를 시현하는 데는 의미가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개인적인 제 관찰은 큰 내용이 돌아가기보다는 일종의 시현 효과로만족했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일본 쪽의 반응이, 메시지가 너무 셌다는 거예요.
▶ 김어준 : 셌죠, 굉장히.
▷ 최종건 : 그런데 그것을 그대로 받아서, 셌다는 내용은 뭐냐 하면 군사적인 훈련을 계속할 수 있다고 한 것이 기시다 총리의 메시지였는데,
▶ 김어준 : 군사력을 강화하겠다, 한마디로.
▷ 최종건 : 그걸 그대로 일종의 에코하는 듯한 메시지가 돌아오는 기내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서 있었다는 것이죠. 한미일 안보가 군사적인 측면에서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어떤 형태로 시현될지는 봐야 되겠죠. 다만 북한 문제는 우리에게 당면된 문제이고 우리가 직접적 당사자이기 때문에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일본이 한반도 안보 문제와 평화정착 문제에 이렇게 발언권이 저는 점점 세진다는 것에 우려를 하고 싶어요. 다만 중요한 것은 한미일 협력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간단합니다. 우리 없이 미국과 일본이 한반도 문제를 논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 김어준 : 알겠습니다. 동시에 한반도 문제에 일본의 발언권이 세지는 것도 견제를 해야 한다.
▷ 최종건 : 그래서 한미일 체제에서 우리가 견제하고 우리 의견을 내야 합니다. 5년 전에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아베. 정말 두 사람은 강성이었지 않습니까? 그때 회담을 회고해 보면 한미는 동맹이기 때문에, 사실 우리는 여러 가지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미일도 지네들끼리는 동맹이기 때문에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한일은 동맹 아니거든요. 역사적, 군사적 이런 문제 때문에. 그러면 그 논의의 수준이 마치 한미일이 동맹처럼 이야기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 김어준 : 한일은 군사동맹 아니죠.
▷ 최종건 : 아닙니다.
▶ 김어준 :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최종건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최종건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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