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

10.29 참사 ‘49일’.. 시민추모제 열려 “진짜 추모는 이제 시작..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

메디아 2022. 12. 17. 09:30
반응형

 

[인터뷰 제1공장]

10.29 참사 ‘49일’.. 오늘 6시 시민추모제 열려

“진짜 추모는 이제 시작..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

- 이지현 공동운영위원장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 김어준 : 10.29 참사 발생 49일째입니다. 오늘 이태원역 사고 현장 인근에서 시민추모제 열립니다. 이 추모제를 유가족협의회와 함께 준비하신 10.29 참사 시민대책위원회 이지현 공동운영위원장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지현 : 네, 안녕하세요.

 

▶ 김어준 : 유가족협의회가 출범했다는 것은 언론 보도를 통해서 많이 접하셨을 것 같은데 시민대책회의가 함께하고 있다는 건 잘 모르세요, 사람들이.

 

▷ 이지현 : 네, 그러실 수 있는데 지난주 토요일 날 유가족협의회가 공식 발족을 했고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지난주 수요일 날 발족을 해서 그렇게 지금 돼 있는데. 사실은 참사 발생 이후에 닷새 뒤부터 시민사회단체들은 공동 입장을 내고 활동들을 진행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유가족들께서 경황없이 장례를 치르신 뒤에 집에 돌아왔는데 정부로부터 어떤 설명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 연락이 없는데 다른 가족들도 만나고 싶은데 만날 방법이 없고 해서 이제 제가 소속돼 있는 참여연대를 비롯해서 민변 이런 등의 단체에 문의를 주시고 어떻게 할 수 있느냐.

 

▶ 김어준 : 그러니까요. 수소문을 한 거죠, 한마디로.

 

▷ 이지현 : 네, 수소문을 해서 연락을 주셔서 저희도 되게 놀랐어요. 이렇게 큰 참사가 벌어졌는데 장례를 빨리 치르고 그 뒤에 정부에서 어떤 설명이 없으니까.

 

▶ 김어준 : 방치하고 고립시켰죠.

 

▷ 이지현 : 정말 이럴 수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족분들 좀 모이시는 걸 돕는 걸 이제 민변이 맡아서 하고 단체들은 정부의 대응이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 인식과 대응의 문제점을 짚고 피해자들의 권리 또 지원 이런 부분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었습니다. 그게 이제 결과적으로 지난주의 대책회의 발족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 김어준 : 이 대책회의에 시민단체가 서너 군데 있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그게 아니고 시민단체가 거의 200여 개 모여 있지 않습니까?

 

▷ 이지현 : 예, 발족할 때는 174개 이렇게 시작했는데 그 뒤로 계속 참가하는 단체들이 늘어서 지금 전국에 195개 단체가 함께하고 있고요. 참여하고 있는 단체들의 성격도 저희 같은 시민단체도 있지만 인권단체, 보건의료단체, 재난·참사·산재 피해자들 단체 또 여러 유형의 민중단체, 노동단체, 지역단체, 정말 많은 단체들이 함께하고 계시고요. 현재 지역대책회의도 13개 지역에서 논의가 되고 있고,

 

▶ 김어준 : 지역별로.

 

▷ 이지현 : 네, 오늘 이제 서울에서, 사실 이제 많은 가족분들이 오늘 서울로 모이시기는 하는데 49일 맞아서 지역에서도 어제, 오늘, 내일 이렇게 해서 13개 지역에서 49일에 즈음한 추모 행사들이 진행됩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이제 정부 여당에서 시민단체가 유가족들을 선동한 게 아니냐, 이렇게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는데 그게 아니라 유가족들이 방치되고 고립돼 있다가 도대체 다른 유가족들을 어떻게 만나야 되나 방법을 찾고 문의하고 그러다 보니까 시민단체가 이거 정말 이 정도인가 싶어서 도와주기 시작한 것 아닙니까, 말하자면?

 

▷ 이지현 : 그렇죠. 같이 연대하고 손을 잡아야 되겠구나, 그때 이제 느꼈고 연락을 주셨던 가족분들하고 그 뒤로도 개인적으로는 좀 소통을 하면서. 그런데 굉장히 많이 힘들어하시기 때문에 언제나 좀 불안한 마음으로 저는 사실 가족분들을 뵙고 있어요.

 

▶ 김어준 : 그래서 전문가들도 항상 이런 초대형 참사의 경우에 피해자들, 희생자들 그 유가족들끼리만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정서가 있어서 그분들끼리 모이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 그분들만 서로를 위로할 수 있다, 이런 말을 하는데 그동안 못 모였으니까. 오늘 있는 시민추모제는 어떻게 하다가 만들어지게 된 겁니까? 49재 관련해서.

 

▷ 이지현 : 유가족들이 그렇게 모임을 조금씩 모여 가시다가 지난 22일에, 11월 22일에 처음으로 정부를 상대로 해서 여섯 가지 요구 사항을 그때 내놨고,

 

▶ 김어준 : 네, 그랬죠.

 

▷ 이지현 : 기억하실 텐데요. 여러 가지 중 하나가 추모의 공간을 마련해 주고 유가족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달라, 이런 요구를 주셨는데 사실 지금까지 그게 진척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고

 

▶ 김어준 : 아무런 진척이 없어요?

 

▷ 이지현 : 아마 협의는 조금씩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매듭이 지어지지 않는 상황이고 크게 진척이 안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사실 49재가 불교식의 제례라고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굉장히 장례 과정에서 중요한 시점인데 49일이 되도록 이게 안 되니까 ‘안 되겠다, 우리가 분향소도 차리고 49재 행사도 준비를 해야겠구나’라고 하는 결심을 하시게 된 거죠. 

 

▶ 김어준 : 거기에 이제 유가족들이 사진하고 이름을 걸고 이번에 49재 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지현 : 네.

 

▶ 김어준 : 이분들이 그렇게 해야 되겠다고 결정한 과정을 지켜보셨을 거 아니에요?

 

▷ 이지현 : 네, 그때 한참 사진과 이름 공개에 관련해서 사회적인 논란이 있었는데,

 

▶ 김어준 : 그렇죠. 말들이 많았죠.

 

▷ 이지현 : 가족분들의 의사는 22일 날 발표될 때 이미 분명했었어요.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의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같은 입장은 아니지만 감출 이유도 없고 그런 분들도 분명히 있으시고 지금 사정상 아직은 좀 알리기 어려운 분들도 있으셔서 정부가 유가족들의 의견을 다 파악해서 공개 여부를 보고 듣고 공개를 또 원치 않는 경우는 그걸 존중해서 이거를 좀 진행해 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그 뒤로 추진된 게 없다 보니까 이번에 49일 추모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족분들께서 서로들 의사를 확인하셔서,

 

▶ 김어준 : 서로서로.

 

▷ 이지현 : 지금 사진까지 공개하고 이름도 공개하겠다고 올리신 분이 어제까지 76분이셨는데 시민분향소가 차려진 것을 알지 못하셨던 분도 있고요. 유가족 중에 ‘아예 뉴스를 안 보고 지내셨다’

 

▶ 김어준 : 그런 분들도 있겠죠. 

 

▷ 이지현 : 네, 그리고 분향소가 차려지고 나니까 내 아이도 올리고 싶다고 해서 어제 세 분이 더 추가로 사진을 좀 보내 주셨고 그중에 한 분은 외국인이세요. 그래서 총 79분의 영정 사진과 성함이 올라가 있고 17분은 이름만 공개하겠다 해서 올리셨고 그 외에는 이제 연락이 닿지 않거나 아직은 좀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의 사진은 올리지 않고 국화꽃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 김어준 : 모두가 유가족협의회를 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한편으로는 억측이네요. 뉴스로부터 완전히 고립돼서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고 고통스러워하는 분들도 분명히 있겠네요.

 

▷ 이지현 : 그럼요. 게다가 또 가족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셨던 것이 2차 가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좀 요청을 하셨었는데 지금 그냥 흘러오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지금도 가장 많이 힘들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 김어준 : 아니, 정부 여당 인사들이 2차 가해를 하고 있는데.

 

▷ 이지현 : 예, 맞습니다. 이거는 정말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시면 안 되죠.

 

▶ 김어준 : 그러니까요. 그 거기서 도와줘도 모자랄 판에. 그러다 보니까 유가족분들 스스로 본인들을 지키겠다. 

 

▷ 이지현 : 네, 맞습니다. 

 

▶ 김어준 : 그리고 본인들이 49재 하겠다, 그렇게 나서신 것 같아요. 거기에 이제 일반인들이다 보니까 시민사회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시민단체에서 활동을 도와주시려고 조직한 건데 시민대책회의는 그러면 어떻게 구성이 되는 겁니까?

 

▷ 이지현 : 시민대책회의는 사실 이제 이거는 막을 수 있었던 참사이고 사회 재난이기 때문에 그리고 정말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참사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성역 없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고요. 그래서 그것과 관련된 대응 활동들을 하는 위원회가 내부에 구성돼 있고 그다음에 이 참사는 피해자가 굉장히 광범위한 참사인데 유가족도 계시지만 그 자리에 있었던 생존자들도 계시고 구조자, 목격자, 지역 주민, 굉장히 많은 분들이 지금 이 참사의 피해자인데 종합적인 지원 대책은 지금 사실상 확인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피해자 지원과 관련된 위원회를 저희가 꾸리고 지역에 있는 상인들부터 시작해서 지금 이제 더 나서기 힘드신 분들이 그 자리에 계셨던 생존자들이세요. 그런데 이제 조금 연락이 오기 시작하는데 너무 힘겹게 혼자 버티고 계시는 분들께 저희가 좀 손을 내밀고 어떻게 이걸 극복해 갈 것인가를 좀 함께 논의하고 도와 드리는 과정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 위원회들이 있고, 2차 가해와 관련해서도 저희가 미디어감시위원회를 만들어서 언론의 사회적 책임 그리고 유튜브나 댓글에서도 좀 지나친 그런 과도한 표현들은 저희가 삭제도 요청드리고 아주 정말 심각한 경우에는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는 그런 것까지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 김어준 : 저희가 뉴스공장에서 이제 그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했던 소방관 한 분 인터뷰를 했었고 생존자도 인터뷰했었고 그리고 유가족도 인터뷰를 했었었는데 보니까 하나같이 다 트라우마를 겪고 계세요.

 

▷ 이지현 : 네, 맞습니다.

 

▶ 김어준 : 구조했던 분들도 마찬가지고 그 눈빛이 계속 생각난다고 하고 생존자도 마찬가지고 유가족들은 당연할 것이고. 그런데 지금 정부에서, 그리고 상인들도 마찬가지겠죠. 

 

▷ 이지현 : 그럼요.

 

▶ 김어준 : 눈앞에서 그 광경을 봤으니까. 이게 아무런 지원 대책이 없다는 것 아닙니까, 사실은? 지금까지 들어 보니까 희생자 유가족들도 연락 온 게 없다, 특별히. 케어해 준 것도 없고 사고 초기에 한두 번 연락하고 그리고는 장례식 끝나니까 그냥 끝났다는 거거든요. 설마 이대로 끝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로 아무것도 없다는 겁니다.

 

▷ 이지현 : 그런 기대감이 있으셨는데 실제로 그 뒤로 없었다는 게 대체로 많은 분들이 그런 말씀 하셨고. 아마 국가 트라우마센터로 연결하는 걸 경우에 따라 받으신 경우도 있고 그 연락조차 못 받으신 경우도 있고 이런 상황이었던 것 같고. 지역의 상인들도 마찬가지인데 어저께 분향소에 공식적으로 상인협회에서 조문을 오셨고 유가족들을 만나서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이런 과정이 있었고요. 유가족들도 자기의 가족이 좋아했던 공간이기 때문에 이 공간이 앞으로 다시 활력을 좀 찾고 자기 색깔을 찾아가기를 바란다, 우리도 그걸 바랄 거라는 말씀 서로 나누셨다고 하더라고요. 

 

▶ 김어준 : 이 과정이 잘 안 되면 사실 이태원에 계신 상인들도 다음 해 핼러윈 데이가 이게 정상적으로 진행될 리도 없고 핼러윈 데이뿐만 아니라 그 지역 전체가 제대로 추모하고 사람들 제대로 보내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자, 이 과정이 있어야 여기도 살 수 있는 것 아닙니까?

 

▷ 이지현 : 네, 그래서 상인분들께서도 ‘오늘 저녁 행사도 참여하시겠노라’ 이렇게 말씀을 주시고 지금 여기가 재난 지역으로 선포는 되어 있는데 특별한 대책이, 그러니까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것과 관련해서도 이게 피해자 지원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되는 것이어서 저희 대책기구에서도 그와 관련된 논의들을 상인분들과 좀 하고 대응을 해 볼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 김어준 : 알겠습니다. 오늘 6시라고 하는데 그 정확한 장소는 어디입니까?

 

▷ 이지현 : 참사 현장 앞에 조금 못 미쳐서 무대를 쌓고 그쪽에서 진행을 하려고 하고요.

 

▶ 김어준 :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임의로 만들어졌던 추모 공간이 있었잖아요. 그건 유지가 되나요? 어떻게 됩니까?

 

▷ 이지현 : 추모 공간과 관련해서는 정말 오랫동안 시민 자원봉사자들이 그걸 운영해 오시고 관리를 하고 계시기는 한데 정말 많은 메시지랑 추모 물품들이 붙어 있어서 장기적으로는 체계적 관리가 필요할 거고, 그것과 관련해서는 유가족협의회하고 지역의 상인들하고 또 시민 자원봉사자분들하고 협의할 수 있는 그런 테이블이 생길 것 같아요.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좀 안정적인 공간으로 가야 되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어준 : 철거하기도 그렇고요. 워낙 이미 처음부터 많은 분들이 거기서 추모를 했기 때문에. 이것도 의논을 해 봐야 되는 거네요.

 

▷ 이지현 : 네, 아마 조만간에 의논하는 테이블은 만들어질 것 같아요.

 

▶ 김어준 : 자, 분향소는 그러면 언제까지 운영되는 겁니까? 시민분향소는?

 

▷ 이지현 : 처음부터 이제 유가족협의회에서는 추모 공간을 정식으로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갖고 계셨고 아마 정부, 지자체와의 협의도 일부는 있는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아서 안정적인 공간이 마련될 때까지 시민분향소는 운영합니다. 

 

▶ 김어준 : 시민분향소에 시민들이 많이 찾아옵니까?

 

▷ 이지현 : 예, 첫날 설치하느라고 굉장히 애를 먹고 오랜 시간이 걸렸었는데 가족들 분향하시고 헌화하고 이런 과정들이 조금 알려지고 하면서 그날 저녁부터 저희가 24시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밤이고 낮이고 새벽이고 오세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실제로 영정 사진 보고 ‘이 사건이 이런 참사였구나’를 느끼고 가시는 것 같고 많이 아파하시고 함께 슬퍼해 주고 계십니다.

 

▶ 김어준 : 49재는 오늘 저녁 6시부터.

 

▷ 이지현 : 네, 6시부터 시작하고요.

 

▶ 김어준 : 장소도 아까 말씀하신 그 장소.

 

▷ 이지현 : 네, 그렇습니다. 

 

▶ 김어준 :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10.29 참사 시민대책회의 이지현 공동운영위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지현 : 고맙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