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더 쑈] 尹정부 첫 3.1절 기념식..주요 장면과 평가는? 국가행사를 빛내는 진행자와 노래..선정 기준은? 이전 정부 3.1절 기념행사와 가장 큰 차이는?
▷ 탁현민 / 공연기획자
▶김어준 : 자, 더 쑈. 대통령 말, 행동, 행사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탁현민 전 비서관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탁현민 : 예. 이제 뭐 전 비서관이라고 하지 말고 그냥 연출, 이렇게 얘기하시면 안 돼요?
▶김어준 : 그..
▷탁현민 : 그런데 머리가 가운데가 많이 비셨네요, 이제. (웃음)
▶김어준 : (웃음) 그럴 수도 있어요. 그럴 수도 있는데..
▷탁현민 : 생각이 많으신가 봐요. (웃음)
▶김어준 : (웃음) 자, 3·1절 행사가 마침 또 있었기 때문에,
▷탁현민 : 네, 어제였죠.
▶김어준 : 네. 국가 행사를, 지난 5년 동안 해 왔던 사람으로서 3·1절 행사를 보셨죠?
▷탁현민 : 예. 보다가 뭐 차마 끝까지는 못 보고. (웃음)
▶김어준 : (웃음) 원래 이런 국가 행사가 있을 때는 그 준비 절차가 어떻게 되는 거예요?
▷탁현민 : 사실은 국가 기념식, 특히나 5대 기념식 같은 경우는 이미 날짜가 정해 져 있잖아요.
▶김어준 : 네.
▷탁현민 : 그러니까 그 정해진 날짜에 맞춰서 제일 먼저 준비하는 게 연설이죠.
▶김어준 : 연설문.
▷탁현민 : 네. 그거는 이제 연설비서관실이 주도적으로 준비를 하는데 연설비서관실만 하는 게 아니라 정부 각 부처가 관련된 아이디어나 혹은 대통령의 메시지를 정제해서 보고를 하면 연설비서관실이 그것을 하나의 연설문 형태로 만들고,
▶김어준 : 취합하고.
▷탁현민 : 그리고 대통령께 보고하고 대통령이 그것을 검토하신 후에.. 문재인 정부 같은 경우는 대통령이 직접 쓰거나 혹은 수정하시기도 많이 하셨죠.
▶김어준 : 자, 그래서 연설문이 나왔어요. 그다음에 하는 게 뭡니까?
▷탁현민 : 그다음이 이제 저희 일인데요. 그 연설문을 분석을 해요.
▶김어준 : 아, 그렇겠지.
▷탁현민 : 그래서 그 연설문의 어떤 부분을 부각시킬 것이고, 행사의 연출적으로.
▶김어준 : 아, 대통령의 메시지가 이러하니까 그 메시지를 어떤 식으로 연출해서 보여줄 것인가?
▷탁현민 : 그렇죠. 사람들은 행사가 그럴듯하면 멋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은 좋은 행사, 잘 된 행사는 연설문의 내용이 제대로 부각되어있는 행사, 담겨있는 행사가 사실은 재미는 없을지 몰라도 아주 좋은 행사라고 평가 받을만 하죠.
▶김어준 : 자, 그렇게 행사를 진행한다면 그러면 탁현민 비서관이 현역이에요. 그래서 윤석.. (웃음)
▷탁현민 : (웃음)
▶김어준 :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문을 봤어요, 미리.
▷탁현민 : 네, 이번 연설문을.
▶김어준 : 네. 그래서 그 연설문을 만약에 연출로, 이 행사의 연출로 보여준다면 어떻게 할 것 같습니까?
▷탁현민 : 아, 진짜 이번 행사가 가장 이제 뭐 디테일을 얘기하기 참 어려운 게, 이제 연설문의 내용이 너무 황당하다 보니까. 이제 어찌됐든 간에 그 연설문..
▶김어준 : 그대로 구현해야지, 그런데 지금.
▷탁현민 : 네, 구현해야죠. 왜냐하면..
▶김어준 : 그대로 구현해 보면 어떻게 할 거예요?
▷탁현민 : 맞습니다. 첫 번째는 일단 입장을 할 때 태극기를 앞세우고 입장을 하던데 사실 그런 마칭 자체는 대통령의 입장으로는 적당한 마칭은 아니에요. 왜냐하면 태극기를 들고 기수가 들어올 때는 발걸음을 맞춰야 되는데, 그럼 그 뒤에도 그 걸음을 맞춰서 들어와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게 의장대가 아닌 이상 상당히 힘들죠.
▶김어준 : 그렇겠죠.
▷탁현민 :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보면 막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있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고, 연설문의 기조에 맞춘다면 태극기와 일장기가 같이 나왔어야죠.
▶김어준 : (웃음) 그 사진 좀 띄워 봐주세요.
<영상 재생> 윤석열 대통령 3·1절 기념행사 입장 영상
▶김어준 : 지금은 태극기 이렇게 들어왔는데, 아, 연설문 내용대로라면 지금 그 연설문 핵심은 일본하고 같이 간다는 거잖아요.
▷탁현민 : 그렇죠. 신대동아공영이라는 느낌이 저는 확 들던데,
▶김어준 : (웃음)
▷탁현민 : 어쨌든 한일이 손잡고 미래를 만들어보자, 이 얘기인 거잖아요, 야마가. 야마라는 표현은 오늘, 일본어기는 하지만 어쨌든 분석하는 과정에서 썼으니까.
▶김어준 : (웃음) 아, 그 표현도 좀 적합한 표현이죠, 이 행사에는.
▷탁현민 : 네. 그래서 일단은 태극기보다는 태극기와 일장기가 같이 들어오는 장면을 연출자로서는 하고 싶지 않았겠지만 아마 했어야 하지 않나.
▶김어준 : 메시지상으로는.
▷탁현민 : 네, 그렇죠. 그렇게 해야 되는 거고,
▶김어준 : 그다음에..
▷탁현민 : 그다음에 이제 국민의례 같은 경우도.. 국민의례는 우리나라의 의례니까 그대로 하기는 해야 되지만 기미가요를 어떻게든 변주해서,
▶김어준 : (웃음)
▷탁현민 : 어떻게든 변주해서 사용을 했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또 하나..
▶김어준 : 아니, 연설문을 구현하자면 그렇다는 거죠?
▷탁현민 : 네, 연설문을 구현하자면.
▶김어준 : 연설문에는.. 연설문의 핵심 내용은 일본하고 잘 해야 된다는 거잖아요.
▷탁현민 : 그렇죠. 그리고 이제 첫 번째 VCR, 그러니까 영상이 나오던데 아마 주요 독립운동 현장에 이렇게 가서 찍었더라고요. 그렇게 가면 안 되죠.
▶김어준 : (웃음) ‘그렇게 가면 안 되죠.’
▷탁현민 : 아니, 그러니까 일본과 협력하는 상징적 공간에서 했어야죠, 연설문을 구현하자면.
▶김어준 : 연설문을 구현하자면.
▷탁현민 : 네. 그래서 일본과 상징적인 공간에서 영상을 찍고, 그리고 일어 자막을 달아야죠.
▶김어준 : 일어 자막을 달아. (웃음)
▷탁현민 : 아니, 메시지가 분명했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이에요.
▶김어준 : 그 메시지.. 대통령 메시지대로 해야 되죠, 의전비서관은.
▷탁현민 : 그렇죠. 의전비서관으로서는 하고 싶지 않았겠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김어준 : 대통령의 지시인데 이게.
▷탁현민 : 네. 그렇게 하고 이제 대통령 연설이 그렇게 나가면 앞에 했던 것들이 다 이해가 되겠죠, 국민들이.
▶김어준 : (웃음)
▷탁현민 : 왜.. 얼마나 뜨악하겠어요. 갑자기 3·1절에 일장기랑 태극기가 같이 나오면. 그렇지만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면 ‘아, 이래서 이렇게 했구나.’라는 게 거기서 이제 한 번 이해를 받고, 그다음에 이제 구성상으로 보면 공연을 넣었던데, 독립운동을 표현하는 무용과, 그다음에 그 뮤지컬 넘버 같은 어떤 곡을 하나 써서 노래 합창을 하나 했던데, 일단 무용은 우리나라 전통 무용과 일본의 전통 무용을 섞었을 것 같아요.
▶김어준 : 가부키, (웃음) 가부키 같이 나와야 되는 거죠.
▷탁현민 : 네, 저라면, 연설문을 바탕으로 했다면.
▶김어준 : 네. 기모노 입고, 절반은.
▷탁현민 : 그래서 양국의 전통이 서로 만나는 것을 구현하고, 그다음에 마지막으로 대합창,
▶김어준 : 대합창. (웃음)
▷탁현민 : 그러니까 양국이 공통적으로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뭐가 있을까, 이게 무척 고민이 됐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어쨌든 합창단 구성은 한일이 같이 하는 거로 했을 거고, 만약에 그게 여의치 않다면 저 같으면 그거를 시도해 봤을 것 같아요. 동경과 서울을 이원생중계로 연결해서,
▶김어준 : (웃음)
▷탁현민 : 그래서 양국의 국립합창단이 더 이상 반목과 질시의 세월을 뛰어넘어 하나로 가자라는 식으로 연출을 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마지막에 이제 대한독립만세 만세삼창이 있는데 그것도 바꿨겠죠. 한 번은 만세삼창, 한 번은 반자이.
▶김어준 : (웃음) 반자이. 반자이. 반..
▷탁현민 : 그래야 연설문의 내용이 제대로 구현되는 완벽한 행사가 만들어지죠. 제가 행사 끝나고 기사를 봤더니 이승만 대통령이 빠졌다.
▶김어준 : 아, 그..
▷탁현민 : 그거를 태영호 의원이 문제 제기를 했고, 그것도 웃기지만. 그리고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는 보도를 봤어요, ‘왜 빠졌는지 찾아내라.’
▶김어준 : 그러게, 그러게 말이에요. 왜 빠졌는지.
▷탁현민 : 그거를 왜 모를 수가 있죠? 대통령의 연설을 보면 이승만 대통령 같은 독립지사는 등장하면 안 되는 거예요.
▶김어준 : (웃음)
▷탁현민 : 거기에 왜 이승만 대통령이 등장해요. 그거는..
▶김어준 : 아, 경력상?
▷탁현민 : 네, 경력상.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일본과의 관계에서 상당히 냉랭한 태도를 취했잖아요.
▶김어준 : 그랬죠.
▷탁현민 : 네. 그런데 대통령의 연설은 일본과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자라는 연설이고.
▶김어준 : 그렇죠. 과거를 잊어야 된다.
▷탁현민 : 네. 그런데 거기에 어떻게 독립지사인 이승만 대통령이 등장할 수 있겠어요. 사실은 거기에 등장한 다른 독립지사들도 이 콘셉트대로면 나타나지 말았어야죠.
▶김어준 : (웃음)
▷탁현민 : 뭐 대략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분들이 여전히 대통령 행사에 대한 이해가 없구나. 대통령 행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통령의 메시지를 얼마나 올바르게 구현하느냐, 여기에 모든 것이 달려있는 겁니다. 연출적인 아름다움, 미학적인 추구, 이런 거는 부차적인 문제예요.
▶김어준 : ‘부차적인 문제예요.’ (웃음)
▷탁현민 : 애석합니다.
▶김어준 : ‘애석합니다.’ (웃음)
▷탁현민 : 아마 생각을 조금 더 하면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을 텐데 갑자기 물어보셔가지고. (웃음)
▶김어준 : (웃음) 그러니까 생각을 많이 했으면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겠네요.
▷탁현민 : 아, 아쉽네요.
▶김어준 : ‘아쉽네요.’ (웃음)
▷탁현민 : 아니, 그런데 실제로.. 물론 이게 해프닝이기는 하겠지만 왜 세종시에서 어떤 분이 일장기를 걸었다잖아요. 그것도 뉴스에서 봤는데, 3·1절에 일장기를 게양을 했다는 거예요, 어떤 분이.
▶김어준 : 어떤 분이. 네.
▷탁현민 : 네. 그리고 나서 ‘왜 일장기를 걸었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 메시지를 듣고 걸었다.’ (웃음)
▶김어준 : (웃음)
▷탁현민 : 그분은 죄가 없어요, 진짜로. 대통령이 모든 국민을 상대로 그러한 메시지를 냈을 때는,
▶김어준 : 냈죠, 지금. 전국에 생중계 됐는데.
▷탁현민 : 네. 그러면 사실은 대통령의 뜻에 따르는 올바른 국민들이라면 일장기와 태극기를 같이 걸었어야죠.
▶김어준 : ‘같이 걸었어야죠.’ (웃음)
▷탁현민 : 아니, 그래야 맞는 거죠.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는 모습을 굳이 보여줄 필요가 뭐가 있겠어요.
▶김어준 : (웃음)
▷탁현민 : 좋냐?
▶김어준 : ‘좋냐.’ (웃음) 아, 또 그렇게는 생각 못 했네. 자, 하여튼 대통령의 메시지대로 하자면 그렇습니다, 실제. 대통령이 사실은 맨 마지막에 ‘그렇게 일본과 잘 지내는 것이 우리 선열의 정신과 통한다.’ 선열의 정신이라는 건 독립운동 정신인데 일본과 잘 지내는 게 독립운동 정신이라잖아요.
▷탁현민 : (한숨) 하여튼 잠깐 얘기했지만 저는 그 연설을 딱 듣고 끝났을, 연설이 끝났을 때 ‘신대동아공영의 선언인가?’ 이런 느낌을 확 받고 아, 이게 앞으로.. 이제 광복절도 있잖아요.
▶김어준 : 광복절. (웃음) 그렇죠. 광복절이 또 남았네.
▷탁현민 : 아마 이 3·1절 연설과 연장을 해야 될 텐데, 연계를 해야 될 텐데. 이제 와서 또 갑자기 광복절은 또 다른 의미다, 이렇게 얘기할 수 없을 거 아니에요. 아, 두고두고 하여튼 여러 가지 모습이 기대됩니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저것도 있어요. 임시정부 기념일, 이런 것도 있고. (웃음)
▶김어준 : 임시정부 기념일은 안 챙길 것 같은데.
▷탁현민 : 뭐 그럴 수도 있죠.
▶김어준 : 왜냐하면 3·1절이 사실은 임시정부가 3·1절, 3·1운동으로 해서 탄생했다, 이렇게 이어지는 건데, 그래서 우리 헌법에도 3·1운동 정신을 이어받아서 적통 승계한다고 했는데, 그런데 이제 윤 대통령이 이 날을 그런 날로 이해한 게 아니라 우리가 잘못해가지고 국권을 뺏긴 날로 말을 해 버렸으니까 3·1절의 의미도 바꿨어요.
▷탁현민 : 한 사람의 인식을 바꾸기는 어려운데 어쨌든 그분이 대통령이고 그렇게 대통령으로서 메시지를 냈다면 저기 속상하고 참 짜증나고 안타깝지만 3·1절 행사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연출되는 게 맞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웃음)
▶김어준 : 대통령 메시지.. (웃음) 대통령 메시지대로 연출하자면 그렇다.
▷탁현민 : 네. 아니면 그 일을 그만두는 게 맞고, 못 하겠다면.
▶김어준 : (웃음) 그렇지. 의전비서관은, 의전비서관을 계속 하는 한 대통령 메시지를 구현해야 되겠죠.
▷탁현민 : 그러니까 사람들이 이제 제가 그 의전비서관으로 일하는 동안 탁현민의 연출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진짜로 솔직히 얘기하면 연출가 탁현민은 없었어요. 의전비서관 탁현민으로서 그러한 대통령의 메시지를 그대로 표현했을 뿐이지, 거기에 저의 어떤 욕심이나 혹은 뭐 제 메시지를 담은 적은 없거든요.
▶김어준 : 살신성인이네요. 지금도 마찬가지 태도로 지금 그 윤석열..
▷탁현민 : 아, 그 대통령이 얘기하면 밀알이 돼야죠, 거름이 돼야 되는 거고.
▶김어준 : ‘거름이 돼..’ (웃음)
▷탁현민 : 그거 하기 싫으면 그만두는 게 맞고.
▶김어준 : 자, 그러면 이전 정부 3·1절 기념행사 영상도 준비를 해 주셨던데 이전 정부하고 한번 비교를 해 보겠습니다, 이 얘기를 왜 하는지.
<영상재생> 문재인 前대통령 3·1절 기념행사 영상
문재인 : 우리는 다시는 그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절치부심해야 합니다. 선조들의 고난을 되돌아보며 보란 듯이 잘 사는 나라, 누구도 넘보지 못 하는 강한 나라,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의 독립운동사를 제대로 밝히고, 독립유공자들과 후손들을 제대로 예우하는 것이 그 시작일 것입니다.
▶김어준 : 자, 저 메시지가 나왔기 때문에 저 메시지에 맞는 여러 가지 행사를 만들었던 것이고.
▷탁현민 : 그러니까 이제 저는 저 영상을 어제 이제 다시 찾아보다가 좀 힘들더라고요, 보는 게. 그러니까 다른 의미가 아니라 저.. 대통령이 제가 5년 동안 모시면서 두 번 정도 울컥하신 적이 있거든요. 그 한 번이 저 영상이고, 저거는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 때 하셨던 말씀이고. 또 한 번은 이제 그 다른 곳이었는데.
▶김어준 : 저게 이제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식 때 틀었던 거죠? 홍범도..
▷탁현민 : 3·1절 기념식 때 틀었던 영상의 일부죠.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야 하는지, 그리고 대통령의 메시지가 가장 국민들에게 어떻게 다가 가는지를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저 메시지 자체가 갖고 있는 것은 대통령 개인의 생각이 아니잖아요. 대통령이 한 시대를 읽고 그 시대에 갖고 있는 본인의 철학과 인식을 국민들의 뜻에 맞게끔 이야기하는 자리인데..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은 참 뭐 평가하고 싶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한 가지만 더 여쭤볼게요. 이거는 기술적인 문제인데, 제가 이제 보다가 저도 이 국가 행사, 큰 행사들은 이제 챙겨보는데, 윤석열 대통령 국가 행사 챙겨봤어요. 그런데 이게 왜 이렇게 됐나 싶어 가지고 여쭤보는 건데, 훈장 수여할 때 약간 주춤거리는 장면이 있었어요. 이게 왜 그런 건지 일단 그 장면을 한번 보여시고, 윤 대통령이 어제 이제 훈장 수여하는 과정에서 ‘이거는 좀 부자연스러운데.’ 했던 장면이 있거든요. 그거 한번 보여 봐 주십시오.
<영상 재생> 윤석열 대통령 3·1절 기념행사 훈장 수여 영상
▶김어준 : 이게 뭐가 어떻게 된 거예요, 이게? 할머니는 이렇게..
▷탁현민 : 어.. 임기 초에 3·1절.. 아니, 저기 광복절 때였을 거예요. 광복절은 대개 이제는 당사자가 돌아가셔서 그 유족들이 대신 받게 되잖아요, 표창을.
▶김어준 : 네.
▷탁현민 : 그런데 이전 정부까지 그 훈장을 그냥 박스에 넣어서 대통령이 그냥 이렇게 주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훈장을 국민들이나 당사자가 보지 못 하는 거죠.
▶김어준 : 아하.
▷탁현민 : 그게 대통령이 너무 안타까우셨던 거예요. ‘국가의 이름으로 그 사람에 대해서 훈장을 수여하는데 이게 무슨 그 기념품 주듯이 그렇게 줘버리지 말아라.’
▶김어준 : 응, 박스에다 넣어가지고.
▷탁현민 : 그래서 제가 생각했던 게 지금 이 판을 들고 있잖아요.
▶김어준 : 예.
▷탁현민 : 그거를 서훈패라고 하는데 이 패를 만든 거예요, 판을. 서훈판을.
▶김어준 : 아..
▷탁현민 : 그래서 당사, 유족이 앞에 서고 의장대 병력이 뒤에 서서 실제로 그 박스떼기로 주던 훈장을 직접 대통령이 꺼내서 그 판에 달고,
▶김어준 : 아~
▷탁현민 : 그리고 나서 그거를 옆으로 돌아서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형식을 만든 거예요, 새로.
▶김어준 : 아하, 새로운 형식, 절차가 이제 만들어져서 들어갔어요.
▷탁현민 : 그렇죠.
▶김어준 : 그러니까 박스에 있던 걸 그 꺼내 가지고 거기다 걸고 그거를 보여주고 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탁현민 : 그렇죠. 네. 그런데 그거를 잘 모르는 거죠, 지금. 인식을 잘 못 하고. 분명 그냥, 아마 그냥 주려고 했던 장면이 살짝 연출이 된 거거든요.
▶김어준 : 아~ 그러니까 ‘훈장은 그냥 주는 거지.’라는 정도로 생각하고 이제 들어왔다가..
▷탁현민 : 저것도 기본적으로 형식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김어준 : 이 형식에 대한.. 형식은 그 전에 알려줄 거 아니에요, 대통령한테.
▷탁현민 : 제가 늘 얘기하잖아요. 안 알려줄 수 없다니까요. 안 알려주면 안 알려준 사람의 책임이 되니까 다 알려줘요. 안 하는 거죠.
▶김어준 : 의전비서관..
▷탁현민 : 그게 왜 그러냐 하면 지금 우리가, 제가 설명드렸지만 그 훈장을 그냥 박스떼기로 주느냐, 아니면 걸어서 돌아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느냐는 되게 사소한 문제 같지만 엄청난 함의가 담겨있는 거잖아요. 그 돌아가신 독립유공자에게 국가가 20~30년, 혹은 50년, 60년 후에 드디어 훈장을 준 거고, 그 훈장이 그 박스 안에 담겨있는 게 아니라 국민들을 향해 보여지는 그 장면에 의미가 있는 건데 그거를 대통령이 그렇게 형식적인 의미를 무시하니까 저런 장면이 연출이 되는 거예요.
▶김어준 : 무시했다기보다, 이때까지 이런 절차들을 계속 깜빡깜빡 하는 거를 보면 계속 의전비서관은 ‘자, 들어가셔가지고 이렇게 여기서, 동선은 여기까지 들어가시고, 그다음에 유가족이 나오면 어떤 게 진행이 되고, 그때 훈장을 꺼내서 여기 걸고 돌아서서 하고.’ 이거 다 알려주죠?
▷탁현민 : 그렇죠.
▶김어준 : 그런데 그대로 한 적이 없잖아요, 한 번도.
▷탁현민 : 안 하죠. 매번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내죠.
▶김어준 : (웃음) 왜..
▷탁현민 : 줄까, 말까. (웃음)
▶김어준 : 왜 그거를 잊어버릴까, 간단한 건데. 들어가기 직전에도 얘기해 주죠?
▷탁현민 :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겠죠.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김어준 : (웃음) 모든 절차가 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는 없잖아요.
▷탁현민 : 네. 오로지 자기의 메시지만이 중요한데 아, 이번에는 그 메시지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 한 게 너무 아쉽네요. (웃음)
▶김어준 : (웃음) 그런데 왜 매번 그 만들어져있는 절차들이 있는데 그거를 잊어버리는지 그게 내 이해가 안 가요. 복잡한 것도 아닌데. 하긴 열중쉬어도 잊어버리잖아요.
▷탁현민 : 하기 싫은 거죠, 하기 싫은 거.
▶김어준 : 하기 싫은 거.. 하기 싫은 거 아닌 것 같은데.
▷탁현민 : 아니, 그러니까 왜 그런 사람들 있잖아요. 이렇게 좀.. 이렇게 하라면 죽어도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웃음)
▶김어준 : (웃음) 이게 의식적으로 하고 싶지 않아서 안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냥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분명히 들었을 텐데.
▷탁현민 : 그거를 매순간?
▶김어준 : 매순간. (웃음)
▷탁현민 : 어떻게 매순간 잊어버리죠, 그거를? (웃음)
▶김어준 : 저도 그게 신기해요. 어떻게 매순간 다 잊어버리지?
▷탁현민 : 저것도 사실은 고치려면 방법이 있어요. 그 하나 알려드릴게요. 제가 그 의전비서관실이나 혹은 이 새정부의 행사를 준비.. 모든 대통령의 행동의 예비동작을 포함해서 지시어를 사회자가 멘트하세요. ‘자, 대통령께서는 훈장을 꺼내시겠습니다.’ 그러면 꺼내요.
▶김어준 : 아~ 그런 식으로?
▷탁현민 : 그리고 ‘대통령께서는 훈장을 서훈판에 다시겠습니다.’ 그럼 달아. 전체 행사는 길어지겠지만 저런 실수는 안 나올 거예요.
▶김어준 : 아하.
▷탁현민 : 모든 예비동작을 사회자가 전부 멘트하세요.
▶김어준 : 어.. 그러면 되겠다.
▷탁현민 : 네. 그러면 아마 고쳐질 거예요.
▶김어준 : 고쳐진다기보다 그냥 따라하면 되니까.
▷탁현민 : 네. 그런데 만약에 그것도 못 따라하면 그거는 다시 한번 얘기하도록 하죠. (웃음)
▶김어준 : (웃음) 말 나온 김에 여기까지만 하고. 부대 열중쉬어 있잖아요. 부대 열중쉬어 할 때 그 국군의 날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딱 한 번 전체 군을 상대로 부대 열중쉬어 해야 되잖아요.
▷탁현민 : 예.
▶김어준 : 부대 열중쉬어를 안 하면 군인은 움직일 수가 없잖아요.
▷탁현민 : 그렇죠.
▶김어준 : 그런데 지난번 국군의 날 윤 대통령이 그거를 깜빡했단 말이죠. 그러자 앞에 지휘관이 알아서 열중쉬어를 했잖아요. 원래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탁현민 : 저는, 창군 이래 아마 처음 있는 일일 걸요?
▶김어준 : (웃음)
▷탁현민 : 그래서 저는 군을 상당히 존경하고 리스펙이 있는데 두 가지 면에서 상당히 애석해요. 첫 번째는 그리고 나서 군에서 뭐라고 해석했냐 하면, 이제 해명했냐 하면 ‘할 수 있다. 그렇게. 제병 지휘관이, 그 빠진 부대의 명령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여태까지 군 역사상 아마 처음 있는 일일 텐데 우리 정부나 이전 정부 어떤 때도 그런 해석을 해 준 적이 없거든요.
▶김어준 : 그 대통령을 뭐라고 할 수 없으니까 그냥 할 수 있다고 해 버린 거죠.
▷탁현민 : 그렇죠. 그런데 자존심이 있어야죠, 군이. 그렇게 하면 안 되죠. 저는 제대로 된 군대라면 대통령이 부대 열중쉬어 안 하면 땀을 뻘뻘 흘리고 다 쓰러지더라도 그 자리에서 차렷 자세로 있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김어준 : 여기서 궁금한 지점은 제병 지휘관이 그 순간 갑자기 기지를 발휘했다는 게 나는 말이 안 된다고 보거든요, 군이.
▷탁현민 : 아, 사전에 회의를 했대요. 그거는 제가 직접 들었어요, 관계자들로부터.
▶김어준 : 사전에 회의를 어떤 회의를 했답니까?
▷탁현민 : ‘대통령이 부대 열중쉬어를 못 할 수도 있다.’
▶김어준 : ‘못 할 수도 있다.’ (웃음)
▷탁현민 : ‘잊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김어준 : ‘높다.’ (웃음)
▷탁현민 : 그랬을 때 플랜B로 제병 지휘관이 하거나 전체 사회를 맡았던 군인이 한 명 더 있어요, 진행자가. 그 진행자가 하는 것으로 하자.
▶김어준 : 아, 윤 대통령이 워낙 행사에서 이런 걸 잘 잊어버리니까 그거를 까먹을 가능성에 대해서 미리 대비했다는 거네요?
▷탁현민 : 그렇죠. 그래서 사전에 회의도 하고 그렇게 만들어놨었다고 하더라고요. 실무자의 노고가 참 대단합니다.
▶김어준 : (웃음) 자,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탁현민 : 예, 고맙습니다.
▶김어준 : 탁현민 공연기획자였습니다.
▷탁현민 : 연출가라니까.
▶김어준 : (웃음)
'정치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낙연 제명 청원, 이번에 이낙연 전대표를 민주당에서 영구제명 해야됩니다 (0) | 2023.03.03 |
---|---|
[정국해설자 J] 전화연결- 학폭 몰랐다? 정순신 ‘인사 참사’ 책임은 누가? 與 전당대회, 땅 투기 의혹・험지 공천 등 막판 변수는? 최고위원 선거, 막판까지 ‘혼전세’ (1) | 2023.03.03 |
2023년 3월 2일 목요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0) | 2023.03.02 |
윤석열, 3·1절에 “일본, 과거 침략자에서 협력 파트너로" 파문 (0) | 2023.03.01 |
금감원 “인위적 주가 조작 확인되면 처벌” (0) | 2023.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