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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살롱] ‘오염수 방류’에 말 바꾼 여당, 그리고 입 다문 윤석열

메디아 2023. 8. 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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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살롱]

‘오염수 방류’에 말 바꾼 여당, 그리고 입 다문 윤석열.

최근 ‘무차별 범죄’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이유?

‘오염수 = 무차별 범죄 = 잼버리 = 오송지하차도 참사’의 공통점은?

 

▷전우용 / 역사학자

▷김태형 / 심리학자

▷강유정 / 인문학자

▷류근 / 시인

 

 

 

 

 

 

김어준 : 자, 변호사들이 안부를 묻는 코너입니다. 인문의 시선으로 정치를 논하다, The 살롱. 전우용, 김태형, 류근, 강유정 네 분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태형, 류근, 강유정 : 안녕하세요.

▷전우용 : 네, 안녕치 못합니다.

김어준 : 안녕치 못합니다. (웃음) 자, 동영상 하나를 짧게 하나 보시겠습니다.

 

<영상 재생> 당시 제주지사 / 2021년 4월 13일

원희룡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바다를 함께하는 인접 국가 국민들에 대한 폭거로서 강력히 규탄합니다. 이제는 말로 아니라 행동할 때가 되었습니다. 저는 우선 제주에 주재하고 있는 일본 총영사를 초치하고 일본 대사와의 면담을 통해 강력한 항의 의사를 전달하겠습니다. 제주를 비롯한 부산, 경남, 울산, 전남 등 5개 지자체가 오염수 저지 대책위를 구성하여 강력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주도하겠습니다.

 

김어준 : 자, 이번뿐만 아니라 뭐 성일종 우리 앞바다 지키기 TF 위원장 그리고 김기현 여당 대표 이분들 다 비슷한 얘기했어요. 1, 2년 전에 다 비슷한 얘기했거든요. 이렇게까지 공개적으로 절대 안 된다, 규탄한다 했으면 남사스러워서라도 입장을 바꾸기 어려울 텐데 이게 어떻게 가능하죠?

▷전우용 : 저는 대략 3가지 이유가 있다고 봐요.

김어준 : 3가지.

▷전우용 : 크게 보면 4가지이지만. 하나는 이제 인성 문제죠.

김어준 : (웃음)

▷전우용 : 보통 사람이 이제 자기의 과거 발언을 반박하려고 그러면 좀 부끄러워하게 되는데 옛날부터 그런 좀 기능이 마비된 사람들이 언제나 있었어요. 그래서 이제 좀 자기 이익에 따라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뭐 굳이 비교하자면 양성 주광성 생명체 같은 이제 그런 사람들이 언제나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겪으면서 나온 말이 있죠. 기회주의자에게는 소신이 없다. 이게 이제 하나고요. 둘째로는 이제 한국 정치가 특히 이제 근대 이후에, 일제강점기 이후에 특히 이 거짓말이나 자기 소신을 좀 뒤바꾸는 일에 대해서 한국 문화 자체가 다소 관대해진 측면이 있다. 예컨대 조선시대나 뭐 지금도 사실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소신 있는 사람들을 존경하고 소신 바꾸는 사람들을 숙주나물이라고 이렇게 이제 평가하는.

김어준 : 숙주나물이요?

▷전우용 : 신숙주 때문에 나온 이름이에요.

김어준 : (웃음)

▷전우용 : 사육신 생육신이 그렇게 소신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버리는데 그냥 살겠다고 자기 소신을 버린 신숙주가 이게 빨리 쉰다고 해서 숙주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었단 말이에요.

김어준 : 이게 조선시대에, 말하자면.

▷전우용 : 조선시대에도 그렇죠. 그렇게 소신 바꾸는 사람들은 이제 사회적 조롱의 대상이 됐고.

김어준 : 야 이 숙주나물아, 이렇게 했어요?

▷전우용 : 그렇죠. 이 숙주나물 같은 놈이죠.

김어준 : (웃음)

▷전우용 : 그런 이제 그랬었는데 또 이게 신뢰라고 하는 것이 유교의 오상 중에서 인의예지신이라고 하잖아요. 그 인의예지가 각각 동서남북에 해당하는데 신은 중앙이에요. 그러니까 신뢰를 얻지 못하면 신의가 없으면 나머지 어떤 가치를 내세운다 하더라도 그것을 믿을 수가 없기 때문에 이걸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고. 그래서 우리나라가 뭐 이건 좀 조선시대에 동서남북 사대문 이름을 정하면서도 중앙의 이름을 짓지를 못 했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동국이라고 했으니까. 그럴 정도도 신을 중시했던 것이고, 사실 민주주의 정치에서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신이거든요. 미국에서는 닉슨이 이제 탄핵되기 직전에 사퇴했습니다만 닉슨이 물러나게 된 계기도 워터게이트 도청 자체뿐만 아니라 더 중요하게 다뤄졌던 것이 도청을 무마하려는 시도를 했음에도 안 했다고 거짓말했다. 이 거짓말이 굉장히 중요한 거였거든요. 근데 우리는 일제강점기 이른바 소신 바꾼 사람들, 그러니까 숙주나물 같은 사람들이 이제 또는 양성 주광성 생명체 같은 이런 사람들이 계속 득세하는 역사가,

김어준 : 양성 주광성 생명체요?

▷전우용 : 유글레나 뭐 이런 것들, 얘기하자면.

김어준 : 유글레나 (웃음)

▷전우용 : 그런 게 있는데. 빛만 빛이 있는 쪽으로 계속 움직이는 거죠, 해바라기처럼.

김어준 : 유글레나. 제가 중학교 때 이후로 처음 들었는데. 유글레,

▷전우용 : 짚신벌레 이런 거 있잖아요.

김어준 : 짚신벌레. (웃음)

▷전우용 : 그런 이제 행태가 너무 좀 그런 행태를 보인 사람들이 득세하는 역사가 오래된데다가 예를 들어서 우리 군이 북진하고 있으니 서울 시민은 안심하라, 이렇게 방송하고 한강 다리 끊고 자기만 피신한 사람. 남북 대화를 위해서는 유신을 해야 된다고 했다가 유신하고 난 다음에는 남북 대결을 위해서 또 유신을 지켜야 된다고 했던 사람. 이런 사람들을 숭배하는 문화가 좀 남아있기 때문에 이런 거짓말에 대해서 좀 너무 관대한 측면이 있다, 이게, 두 번째고요. 세 번째 짧게 말씀드리자면 물고기 중에 아귀라는 게 있어요, 찜으로 많이 먹는. 근데 이게,

김어준 : 마산의 명물입니다. (웃음)

▷전우용 : 네. 이게 본래 굶어죽은 귀신 또는 굶주린 귀신이란 뜻이거든요. 왜 그런 이름이 붙었냐면 이제 생선은 대가리라 그러는데, 물고기는. 그다음에 입이라고 안 하고 아가리라고 그래요. 대가리의 대부분은 아가리가 차지하고 있어요.

김어준 : (웃음)

▷전우용 : 그러니까 사고 기능은 없고 탐욕 기능만 있는 거죠. 그러니까 이런 좀 동물처럼, 이런 물고기처럼 이익만 된다면 어떤 사고 기능이 마비된 채 자기가 과거에 무슨 말을 했는지 조차 잊어버리는 또는 자기가 어떤 주장을 지지했는지 조차 잊어버리는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또 그런 사람들이 좀 아주 열렬하게 지지하는 그런 측면이 있기 때문에.

김어준 : 알겠습니다.

▷전우용 : 이런 것들이 지금 함께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김어준 : 네. 그만하시죠, 이제. (웃음)

◉김태형 : (웃음)

▷전우용 : (웃음) 네.

김어준 : 숙주나물, 짚신벌레, 아귀까지. (웃음) 대가리의 대부분은 입이 차지하고 있다, 네. 여기까지만 하는 것으로. 자, 김태형 소장님.

◉김태형 : 저도 전우용 교수님하고 뭐 같은 입장이고요. 탐욕스러운 기회주의자들에게 소신이란 있을 수 없다. 뭐 과거에 보면 이완용이가 친러파였지 않습니까?

 

 

▷전우용 : 친미, 친러, 친일로 돌아왔죠.

◉김태형 : 네. 계속 전환했습니다.

◍류근 : 꺼삐딴 리.

▷전우용 : 네. 그게 양성 주광성 생명체예요.

◉김태형 : 맞습니다.

김어준 : 양성 주광성. (웃음)

◉김태형 : 자기의 이익을 좇아, 탐욕을 좇아 이렇게 움직이는 그런 사람들이니까. 그 지금 윤석열 정부에 그런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다. 뭐 그렇게 말씀드리면 될 거 같고. 제가 사실 주제하고 조금 벗어날 수도 있는데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저 사진이거든요, 그림.

김어준 : 아, 저 사진이요?

◉김태형 : 네네.

김어준 : 장도리 카툰입니다, 참고로.

◉김태형 : 대통령실에서 이번에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어느덧 돌아보니 우리가 세상의 맨 앞에 서서 미국, 일본 같은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세계를 이끌어가는 위치에 와 있다고 깨달았다. 맨 앞에 있죠.

김어준 : (웃음)

◉김태형 : 총알받이가 원래 맨 앞에 서는 거죠. 근데 저는 이 멘트가 지금 윤석열의 마음을 대변하는 멘트라고 생각하는데요. 굉장히 자랑스러움이 느껴집니다.

김어준 : 실제?

◉김태형 : 네. 아, 내가 큰일 했다, 이제. 엄청나게 난 파워가 생겼다, 너무 좋다. 이런 흥분 상태가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사실 권위주의 성격자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힘인데 그 힘은 자기한테는 나올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원래 무력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 힘은 항상 뒷배에서 오거든요. 그래서 뒤에 보면 뒷배가 있어요. 그러면 분위기 좋죠. 자기는 이제 엄청난 힘을 지금 가진 것처럼 착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염수 방류 문제를 비롯해서 뭐 앞으로 더한 일도 윤석열 대통령이 할 위험이 생겼다고 봅니다. 지금 자제해야 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거예요. 지금 들떠가지고 과잉행동,

김어준 : 오히려?

◉김태형 : 사고 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요. 뭐 세상의 맨 앞이라는 것은 지금 미국이 뭐 제일 세니까 거기에 같이 줄서서 군사동맹 만들었다, 여기에 대해서 지금 엄청나게 뿌듯해하고 있는 거 아니냐. 그래서 오염수 방류에 찬성한 것쯤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뭐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전우용 : 전쟁 때 전선의 맨 앞에 서는 거는 장군이 아니라 졸병이죠.

◉김태형 : (웃음)

김어준 : 그걸 총알받이라고 하는데.

◉김태형 : 맞습니다.

▷전우용 : 네.

김어준 : 이 그림 그래서 예술이에요, 사실은.

◉김태형 : 맞습니다.

김어준 : 한 장에 많은 걸 담았는데. 자, 오늘 말들이 좀 심하네요. (웃음)

◉김태형 : (웃음)

▷전우용 : (웃음)

김어준 : 강유정 교수님.

▣강유정 : 네. 이 그림 보니까 사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충분히 하신 거 같아서. 그 문학은 무엇을 선택할까의 문제고, 철학은 무엇을 해야 할까의 문제거든요. 그리고 역사는 무엇을 한 것을 기록한 거죠. 했다, 라고 과거형으로 기록이 되는데 어쨌든 역사에 남을 겁니다. 문제는 지금 문학도 철학도 없는 정부이다 보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된 해명이나 설득 과정이 완전히 빠져있죠. 첫 번째 윤석열 대통령이 All The Buck Stops Here라고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라고 그렇게 자랑하셨잖아요, 자부심을 가지고 그 받은 팻말을. 그러나 지금 사라졌죠. 또 이런 상황이 한두 번이 아니고 이를테면 당사자로서 이 문제에 대해서 적극 해명을 해주는 게 국민들이 기대하는 바인데 전혀 그러하지 않은 이유는 조금은 비겁하게 피한다, 라고도 할 수 있지만 저는 일단 할 말이 없다. 문학과 철학이 없기 때문에 그걸 속된 말로 전제주의 국가라고 할지언정 나름의 철학을 갖추고서 그 폭정을 이어가거든요. 근데 지금은 문학도 철학도 없다, 라는 게 가장 큰 문제고. 그러면 그 밑에 있는 수많은 보수 진영 사람들은 왜 그럴까. 지금까지는 소위 말하면 생존형 보수였다면 제가 보기에는 이제는 생계형이라고 제가 생각을 했다가 그것도 너무 고상해서 그냥 밥벌이 보수들로 다들 다 전락을 한 게 아닐까. 가장 대표적으로 국익을 사유화하고 개인의 자유를 지금 국유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국익을 전부 다, 왜냐하면 우리가 납득할 수 없다면 사적인 이익밖에 없는 거거든요. 국익을 전부 사유화해서 일종의 남용을 하고 있는데, 이를테면 잼버리 마지막 순간에 뭐 개인의 자유라고 하지만 그걸 다 국유화하는 장면들을 우리가 봤잖아요. 이런 장면들을 보자면 이제는 정말 그냥 살아남는 게 그리고 밥을 더 많이 먹는 게,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밥벌이 보수로 됐다고 생각하는데. 가장 저는 제가 이번 주에 읽은 책이 티머시 스나이더의 폭정이라는 책이었어요. 근데 그 책에 제일 첫 장에 뭐라고 나오냐면 예측 복종은 정치적 비극이다, 라는 표현이 나와요. 예측해서 미리 복종을 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 윤 정부의 태도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예측 복종이에요. 그러니까 일본이 요구할 수 있죠, 오염수 방류하겠다. 그런데 늘 선물처럼 먼저 예측해서 복종하고,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예측해서 복종하고 더 힘이 센 사람들이니까. 그런데 이게 심지어 외교관계에서 이런 예측 복종을 하는 예는 사실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언론이 점점 예측 복종을 하면서 길들여지고 있잖아요. 아, 이렇게, 아직 이동관 방통위원장, 정확히 말하면 오지도 않았는데 많은 언론들이 예측 복종을 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 겁을 내고 말을 못한다거나 몸을 사린다거나. 이게 바로 권위주의 정부가 가장 요구하는 기본적인 바탕이라는 거예요. 그런데 이걸 외교관계에 적용을 하는 예시는 정말 보다 보다 처음 봤다. 그리고 이 생계형 보수들이, 저도 지금 김태형 선생님 말씀에 굉장히 동의하는 게 뭐냐면 오염수 방류가 너무 빨리 이루어졌다는 거예요. 문제는 아직 임기가 남아있다는 거죠. 그럼 앞으로 뭐를 예측 복종해서 무슨 일을 저지를까? 차라리 이 문제를 조금 더 저지했었어야 되는 게 아닌가. 임기 안에 오염수 방류 하나만 남기고 갔으면 역사적으로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은데, 저도 지금 그 이후에 일이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김어준 : 예측 복종. 네, 오늘 뭐 좋은 단어 많이 나옵니다. 짚신벌레. (웃음)

▣강유정 : (웃음)

 

 

김어준 : 예측 복종. 자, 우리 시인의 이야기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류근 : 그 대통령실이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어느덧 돌아보니 우리가 세상의 맨 앞에 서 있었다, 라고 하셨잖아요. 세상의 맨 앞에 서 있었다고 하니까 2년 전 이 무렵이 생각이 나요. 2년 전 이 무렵에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는 책이 나와가지고, 베스트셀러가 되고 유행어까지 됐었는데, 요즘에 하도 불쾌하고 어이없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반복되다 보니까 사람들이 홧술을 많이 마셔가지고 아침에 해장하느라 눈 떠보니 선진국이 아니고 눈 떠보니 선짓국이라고. 그런 우스개 자조까지 이제 등장을 하고.

김어준 : 눈 떠보니 선짓국. (웃음)

◍류근 : 그렇다고 합니다. 저는 근데 사실 국힘당의 그 말 바꾼다는 그 국회의원들 있잖아요. 좀 진심으로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그분들 집에서 수돗물 그냥 드실까요? 저는 그거 못 미더워 가지고 그거 끓여먹거나 정수기 물 드실 것 같아요. 아니, 수돗물조차 못 미더워 가지고 그래서 다른 방법을 취하시는 분들이 핵오염수, 방사능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그게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게 제정신입니까. 저는 근데 사실 또 여러 분들이 말씀하시는 데 그 목적이 뭔지도 너무 궁금해요. 도대체 왜 그럴까요, 라는 게 실익도 없는 것 같은데 그리고 정권이 바뀌면 방사능 오염수의 성질도 안전하게 바뀌는 건가요? 국민을 순 개돼지 멍청이로 취급한다는 게 너무나 분개스러워요. 너무 용서가 안 됩니다. 많은, 이런 게 바로 혹세무민 작태들이잖아요. 인류의 불가역적 재앙이 될 게 분명한 그런 상황에서 그거를 안전하다고 홍보하는 앞잡이들은 그냥 친일파도 아니고 이거야말로 반국가세력이고 매국 세력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그리고 도쿄전력은 국영기업도 아니더라고요.

김어준 : 맞아요.

◍류근 : 민간기업이에요.

김어준 : 일개 민간기업이에요.

◍류근 : 네. 일개 민간기업인데 그거를 옹호하고 감싸는 이유가 도대체 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도쿄전력은 그동안 숱한 거짓말도 했고 불투명하다는 게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낯이 두꺼워야 정치를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지금 일부 여당의원들이 후안무치한 행태 참 분노스럽고 부끄럽습니다. 후손들한테 미안해요. 오늘 제가 시를 골랐더니 아까 김태형 소장님이, 교수님도 그렇고, 시가 너무 아름다운 거 아니에요? 그랬어요. 이 분위기에 맞냐, 그랬는데 이럴 때일수록 희망을 찾아야 하니까 오늘은 잘 알려진 서정시 한 편을 읽도록 하겠습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전우용 : 제가 너무 아름답다고 한 거는, 잘못 이해하면 후쿠시마 핵오염수에 젖어도 괜찮다, 라는 얘기로 들릴 것 같아서.

김어준 : (웃음) 설마.

◍류근 : 아니, 그런.

◉김태형 : (웃음)

▷전우용 : 그게 아니라고 좀 못을 박아주세요.

◍류근 : 아유, 그거는 진짜 아니죠. 그러면 안 되죠, 제가. (웃음)

김어준 : 우리 시인의 목소리하고도 잘 어울립니다. 이 시간을 기다리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자, 한 가지만 짧게 이거 한 번 더 다뤄야 될지도 모르겠는데 오늘 짧게 여쭤볼 게 최근에 이제 흉기난동 사건이 연이어 발생합니다. 이게 이제 미국에서도 있었고, 일본에서도 있었던 유행이라고 하는 데 우리가 다른 점은 칼을 들고 등장하기 시작했고 짧은 시간에 확 몰려서 이거 언제 그칠지 모를 정도로 발생하고 있거든요. 미국에 이제 1년에 한 번씩 한두 번씩 총기사고가 나죠. 본질적 성격은 비슷하다고도 하기도 하던데 우리만의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이게. 왜 이런 일이 갑자기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걸까요?

▷전우용 : 우리 저 김태형 소장님 먼저.

김어준 : 이거는 이제, 네. 소장님 전문분야일 것 같아요.

◉김태형 : 저는 이것이 갑자기 윤석열 정권 들어서 무조건 터진 사건이라고 보기보다는 그동안에 한국 사회에서 누적된 문제들이 윤석열 정권을 기점으로 터져 나온 거다, 이렇게 봅니다. 좀 쉽게 얘기하면 그동안 기름이 막 흘러 다녔는데 윤석열 정권이 불 지른 거죠, 거기다가. 그러면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사실상 이러한 정도의 강력한 흉악범죄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가 작용하는데 하나는 분노, 누적된 분노, 강력한. 그다음에 또 하나는 인간혐오 또는 인간증오 심리가 결합이 됐을 때 터져 나옵니다.

김어준 : 혐오, 증오 있는 것 같아요, 확실히.

◉김태형 : 네. 그게 있지 않으면 이렇게 흉악한 범죄가 나오기 힘들죠. 이 분노는 왜 쌓이냐 하면 건전한 인간의 욕망 혹은 뭐 좀 쉽게 얘기하면 사람답게 살지 못 할 때 분노가 쌓이거든요. 뭐 사랑하고 싶고 자유를 누리고 싶고 이러는데 이거를 계속 제한하고 탄압하면 분노가 쌓여요. 근데 이 분노를 건강한 방향으로 터트릴 수 있다면 사회개혁에 에너지가 됩니다. 뭐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죠. 근데 이게 막혀버릴 때가 있어요. 윤석열 정권이 이렇게 등장해서 딱 틀어먹는다. 그러면 분노가 나갈 데가 없잖아요. 그러면 자기를 공격하든가 자기를 공격하게 되면 우울증과 자살로 이어지고 밖을 향하기 시작하면 흉악범죄로 표출될 수 있죠. 그래서 분노의 누적이 중요하다. 그래서 통계를 보면 자살과 강력범죄가 같이 올라갔다가 같이 내려갑니다, 비례 관계에 있습니다. 그 두 가지가 원인이 같다는 얘기죠. 또 한 가지는 인간 증오인데 인간 증오가 한국사회에 저렇게 심각해진 것은 과거의 불평등과 현재 불평등이 질이 완전히 틀려요. 과거의 90년대 이전의 불평등은 계급 간 불평등이거든요, 기본적으로. 부자들과 보통 사람들 사이의 불평등. 근데 오늘날의 불평등은 개인 간 불평등이라고 보면 됩니다. 90년대 이후에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개인 간 경쟁을 엄청나게 강요를 합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개인 간 경쟁하다 보면 어떤 경쟁 상태가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냐 하면 내가 더 잘났어 경쟁을 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다. 한국사람들의 거의 삶의 유일한 낙이 남보다 내가 잘났다는 걸 확인하는 데 있다, 라고 느껴질 정도로 서로 그 경쟁을 해댑니다. 그러면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겠어요. 그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계속 생기죠, 어렸을 때부터. 그 사람들이 인간에 대한 혐오와 분노가 생깁니다, 아주. 인간 자체를 미워하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터져 나온 것이 미국의 총기 살인 사건인데요. 이 총기 살인 사건이 2020년만 해도 미국에서 19,350건, 20,000건 가까이 발생했거든요. 미국에서 총기로 죽는 사람이 하루에 120~130 정도 돼요. 근데 그중에 반 정도는 자살이고 반 정도가 이제 살인이죠. 근데 이 숫자가 2019년 대비해서 2020년 통계인데 34.6% 증가한 겁니다.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죠. 올해는 벌써 여태까지 기록을 갱신할 거라고 예상되고 있어요, 상반기에만 벌어진 총기 사건이. 그러면 이런 사건을 윤석열 정권이 저 장갑차로 막을 수 있을까.

김어준 : 장갑차. (웃음)

◉김태형 : 네. 공안 통치로. 처벌을 강화하는 것으로 막을 수 있을까. 못 막습니다. 그거를 막을 수 있다면 미국이 벌써 해결했어요, 총기 문제를. 총기 살인이 줄어들지를 않거든요, 아무리 강경 처벌을 해도. 이 정도로 사람들이 분노에 차고 또 인간을 증오하기 시작하면 나도 죽겠다는 생각으로 범죄를 저지릅니다, 거의. 그러니까 내가,

김어준 : 너 죽고 나 살자가 아니라.

◉김태형 : 그렇습니다.

김어준 : 너도 죽고 나도 죽고.

◉김태형 : 미국에서 총기를 막 갈길 때 나는 살겠다고 생각하겠어요? 자기도 죽는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래서 대체로 경찰한테 죽지 않으면 자기가 자살해요, 총기로. 한국의 경우에는 이제 총이 없어서 그런 정도의 사건은 벌어지지 않지만 한국,

김어준 : 이 사람들은 총이 있었으면 그랬을 사람들이에요, 보니까.

◉김태형 :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을 한국판 총기 난사 사건으로 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시대가 드디어 윤석열 정권이 열어젖혔다. 그래서 앞으로 이런 범죄는 훨씬 더 심각해질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어준 : 자, 이 이야기는 한 번 더 해야 될만한 큰 주제인 것 같습니다.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한 번 더한다는 전제하에 짧게, 짧게 의견 듣겠습니다. 교수님.

▷전우용 : 저는 이제 이런 흉악 범죄가 어떤 시대성이 담겨 있는 그런 사회 현상인지 좀 단정하기에는 아직은 좀 이르다. 이거는 어떤 좀 우연한 계기의 사이코패스 범죄들이 갑작스럽게 집중할 수도 있고. 그런데 그러니까 단정하기는 일러서 이거를 무슨 뭐 분노범죄든 혐오범죄. 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보면 한편으로 존경스럽고 그렇기는 한데,

김어준 : 또 한편으로는요? (웃음)

▷전우용 : 한편으로는 좀 위험할 수도 있다, 라는 생각이 좀 들기는 해요. 근데 만약에 이게 어떤 시대성과 관련돼 있다면 대체적으로 저는 뭐 김태형 소장님 말씀하고 다 같은데, 기본적으로 다 같은데. 저는 이제 그런 생각을 좀 하거든요. 한국사회의 변화 과정을 가장 좀 압축적으로, 선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광고카피들이다, 라는 생각을 해요. 세상이 변하는 것들을 굉장히 민감하게 포착해요. 예를 들어서 이명박 정권 때 한참 이제 유행했던 광고카피 같은 경우는 유행어나 광고카피 같은 경우는 이제,

김어준 : 부자되세요.

▷전우용 : 부자되세요였고요. 그다음에 신자유주의가 횡행할 때 이제 사람들 굉장히 유행어로 했던 것이, 나만 아니면 돼, 이런 거였거든요. 나, 아까 김 소장님 말씀하고 똑같아요. 개인주의가 극단화되고. 그리고 이제 공동체 의식이 소멸하고 개인 간 경쟁에 대한 압력이 워낙 강해지면서 나 이외에는 남들을 전부 사람 취급 안 하는 인간을 도구화하는 문화가 굉장히 빨리 확산했고 그런 인간 도구화라고 하는 이제 결과가 지금 예컨대, 자살률, 저출산율 그리고 이제 살인까지. 이게 다 같이 이어진 일종의 문화현상일 수도 있다. 그럼 이게 앞으로 이런 범죄가 또 나온다면 확실히 시대성이 있는 거로 되겠죠. 그리고 이런 문화현상이 아까 말씀하셨던 대로 우리 사회 내부에 굉장히 강력하게 침잠해 있는데다가 근래 한 10년, 제가 이제 역사학자로서 일이십년 동안에 좀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어떤 우리 사회 변화가 있냐면, 인간보다 이웃집 모르는 인간이나 이웃집 사람보다 자기 집 개나 고양이가 더 중요하게 훨씬 더 좀 중요하게 여기는 그런 문화가 확산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사람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거라서 이제 이게 하나의 시대성으로 표현된다면 그렇게 사람의 가치를 우리 스스로 떨어뜨린 결과다. 뭐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어준 : 그것도 의미 있는 접근입니다. 자, 강유정 교수님.

▣강유정 : 저는 이런 상황 만들어진 사태나 어떤 증상, 원인보다 대응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지금 정치인들과 그리고 대통령이 테러를 테러경영에 활용하고 있다, 라는 건데요. 이렇게 눈앞에 보이는 이런 불가항력적인 폭력이라든가 내지는 예측 불가능한 북핵 같은 거는 오염수 방류가 주는 비가시적인 미래의 불안보다 훨씬 더 가깝게 느껴져요. 그러니까 정치인들은 이 눈앞에 일어난 이런 테러를 굉장히 자신의 어떤 과오를 가리고 정치에 활용하고자 하는 그런 유혹에 시달리는 데 자유와 안전은 바꿀 수가 없죠. 안전을 위해서 자유를 버릴 수 있느냐, 라고 묻고 장갑차가 서울시내 한복판에 등장했는데 아무도 말하지 않는 이 사태 자체가 테러경영에 안전을 이용했다, 라는 겁니다. 조선일보 사설을, 제가 8월 4일자를 봤더니 윤석열 대통령은 흉악범죄에 대해 초강경 대응을 지시했다, 라고 열렬한 지지를 보내면서 테러행위로 간주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라고 말하거든요. 맞는 말이죠. 근데 마지막 줄에 어떻게 끝난 줄 아세요? 잔인한 폭력물로 넘쳐난 한국영화와 일부 TV프로그램이 이런 범죄를 조장하는 건 아닌지 파악하라, 라고.

김어준 : (웃음)

◉김태형 : (웃음)

▷전우용 : (웃음)

▣강유정 : 8월 4일 사설에 실려 있습니다. 이게 테러 경영에 가장 극단적인 예시예요. 왜 여기서 갑자기 문화예술이 다루고 있는 폭력성으로 넘어가서 그쪽을 감시하라, 그쪽을 수사하라.

김어준 : 그쪽에 반국가세력이 많아서 그래요. (웃음)

▣강유정 : 그렇게 얘기를 한 겁니다. 오히려 제가 하나만 얘기를 더하자면 한국일보에서는 두 명의 일본학자와 인터뷰를 해서 무슨 얘기를 하냐면 이런 식으로 공간들에 대해서 테러작전을 시작하면 점점 약한 공간으로 가서 2021년에 어디 간 줄 아세요? 어린이 집에 갔어요. 폭력범들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그다음에 간 데가 고등학교 그다음에는 장애인 시설 최악으로 유치원, 어린이집까지 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저 대응 잘못됐다, 라는 거 그 좋아하는 일본에서 다시 찾아보십시오.

 

 

김어준 : 자, 우리 시인의 이야기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류근 : 시간 없잖아요.

김어준 : (웃음) 네.

◍류근 : 다음 주에 봅시다.

김어준 : 다음 주에 봅시다. (웃음)

◍류근 : 원래,

김어준 : 다음 주에 한 번 더 다루는 거로 그러면.

◍류근 : 근데 원래 이 말은 해야겠어요. 원래 정치가 타락하고 나쁜 지도자가 나오면 국민정서도 험해지는 거예요. 역사적으로 그렇죠?

▷전우용 : 그렇죠.

김어준 : 알겠습니다.

▷전우용 : 그래서 난세라고 그러잖아요.

◍류근 : 난세.

김어준 : 이 시간 너무 고급스러워요, 위험하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류근 :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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