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뉴스공장│북한, 김정은 모독 삐라에 '발끈'...“남북관계 개선 돌파구 찾아야”(정세현)
[인터뷰 제1공장]
北은 왜 '군사합의 파기' 언급 했나? “‘삐라 중단’ 4.27때 합의, 대처 늦은 것”
- 정세현 수석부의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 김어준 : 마이크가 들어왔습니다, 부의장님.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등 엄포를 놓습니다, 대북 전단 문제 때문인데요. 한반도 현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수석부의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세현 : 네, 안녕하십니까.
▶ 김어준 : 오랜만에 나오셨습니다. 북한의 말은 북한식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김여정 부부장이 직접 나와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폐쇄했다든가 9.19 군사합의를 파기하겠다든가, 굉장히 강도 높은 이야기 아닙니까? 북한은 왜 이렇게 전단, 과거에도 있었는데, 전단 가지고 이렇게까지 하는가? 이 이야기하고, 또 하나는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되는가? 이 두 가지 여쭤보려고 모셨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직접 나서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노동신문에 이 관련 보도가 나고, 그리고 집회도 했더군요? 북한에서, 따로 모여 가지고. 규탄하는.
▷ 정세현 : 지금 집회도 하고, 고위간부들이 계속 김여정의 대남 담화의 후속편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여정이 나섰다는 이야기는 지금 세 번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의 배석자예요. 그다음에 합의문을 최종적으로 서명할 때, 거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으로서 특히 4.17 판문선언을 남쪽 정부가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데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서는 그 밑에 있는 통전부장이니 또는 노동신문의 논평 형식으로 이야기해서는 안 되겠고,
▶ 김어준 : 최고 강도로 이야기해야 된다.
▷ 정세현 : 직접 최고, 김정은이 직접 나서기에는 아직은 그렇고, 그동안에는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도 직접 최고권력자가 나서 가지고 남쪽을 비난한 적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사실상 넘버2가 된 김여정이 나선 것은 4.27 판문점 선언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이고, 그 불만의 내용은 이번에 삐라에 쓰인 문구가 김정은을 무례한, 또는 위선자 이렇게 나쁘게 말하는 단어들이 쓰여 있어요.
▶ 김어준 : 북한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 정세현 : 그거는 최고 존엄에 대해서 그런 식의 용어를 쓰는 것은 거기서 용납될 수 없는 일입니다, 그쪽의 정치 문화로는. 더구나 그 뒤에다가 돈 1달러짜리를 또 붙인 게 2천장이나 된다고 그러니까 북쪽으로서는 굉장히 기분 나쁘죠. 더구나 그게 다는 북쪽으로 넘어가지 않아요. 상당 부분 그날 바람의 방향에 따라서 우리 지역에 떨어지긴 하지만 게중에 일부는 들어갑니다.
▶ 김어준 : 그 접경지역 일부에 떨어진다고 하더라고요.
▷ 정세현 : 접경지역 일부는 대개 그쪽의 군인들이 주둔하고 있는 지역인데, 또는 군인 가족, 그 사람들은 볼 거 아니에요?
▶ 김어준 : 볼 수도 있는 거죠.
▷ 정세현 : 볼 수도 있는 게 아니라 보게 돼 있어요. 신고는 하지만, 그 내용은 입소문은 퍼지게 돼 있단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 통일부에서는 대부분이 우리 쪽에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 쪽에 환경공해가 있다는 식의 이야기했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쪽에 상당히 들어가고, 그게 50만 장 중에서 5분의 1만 들어갔다고 해도 북쪽으로서는 굉장히 위기라고 느낄 수밖에 없죠. 그러니까 그쪽이 지금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은 그런 용어도 문제가 있지만, 용어도 문제가 있지만, 지금 금년에 정면돌파전을 통해서 자력갱생을 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더구나 금년이 지금 2020년이니까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이 10월 10일입니다. 그날 준공하겠다고 그래서 평양종합병원 공사를 벌려놨는데, 진도가 안 나가요. 뿐만 아니라 그쪽도 지금 코로나19가 들어왔기 때문에,
▶ 김어준 : 그런 거 같죠, 확실히.
▷ 정세현 : 초중고 개학을 6월 1일로 미뤘습니다. 그러니까 그동안에 4월에 시작하는 학기가, 학년이 6월 초에 열렸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코로나19가 들어와서 지금 창궐하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위험한 상황에서 어린애들이,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를 못 갈 정도라면 공장이나 기업소, 또는 협동농장에서 어른들은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할 수 있겠어요? 일 못한다는 이야기예요. 그러니까 사실상 6개월을 놀았다는 이야기입니다.
▶ 김어준 : 북한, 그러니까 중국과의 교역도 단절되고? 코로나19 때문에.
▷ 정세현 : 그것도 잘 안 되고. UN 대북제재가 어쨌건 북쪽으로 살아있으니까 중국도 굉장히 조심스러워 하고, 그렇지 않아도 다른 걸로 지금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데 그것 때문에 책잡힐 일은 없잖아요. 그러니까 되는 게 없습니다, 안팎으로. 그런데 시간은 자꾸 가고, 노동당 창건 75주년은 다가오고. 그러고 있는데 그나마 그 질서를 유지하는 게, 체제를 끌고 가는 게 최고 존엄, 최고 권력자에 대한 존경심이라고 그럴까, 그의 리더십으로 사회가 유지되고 있는데, 거기다 대고 무례하느니, 위선자니 이런 식의 삐라를 뿌리니,
▶ 김어준 : 그렇지 않아도 스트레스 받는 국내외적 정치적, 경제적 상황인데, 거기다 대놓고, 아주 분위기 좋을 때라면 또 그냥 못 본 척 넘어갈 수도 있는데,
▷ 정세현 : 대내적으로 민심이 지금, 쉽게 이야기해서 흔들리는 건 아니지만, 움직이지도 않고, 일도 안 되고 할 때는 뭔가 밖에 적이 하나 있어야 돼요, 국내 정치적으로. 그래서 사람들이 이번에 적은 역시 적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김여정 담화에. 그거 보면 화풀이를 우리한테 하는 겁니다, 남쪽. 특히 문 대통령을 이름은 거명하지 않았지만, ‘남조선 집권자’라고 하면서 4.17 판문점 선언을 합의해 놓고도 미국이 못하게 하니까 하나도 이행을 못하고 있다, 이건 도대체 무능한 거 아니냐 하는 그런 식의 비난을 쏟아낸 걸 보면 문 대통령이 지금 북쪽에 화풀이의 대상이 돼 있어요.
▶ 김어준 : 그리고 실제 4.17 판문점 선언에 보면 전단살포를 비롯해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한다고 했는데, 이거 왜 안 지키냐 이거죠.
▷ 정세현 : 그렇죠. 그게 판문점 선언 제2조 1항에 보면 군사적 긴장과 충돌에 근원이 되는 적대행위라고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는 5월 1일부터 중지한다.
▶ 김어준 : 확성기 방송은 중단됐는데,
▷ 정세현 : 확성기 방송은 중단했는데,
▶ 김어준 : 전단 살포는 우리 정부가 하는 게 아니니까.
▷ 정세현 : 정부가 하는 게 아니죠. 정부가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통제는 했지만, 그동안에도 여러 번 했었어요. 그러나 내용이 그렇게 자극적이진 않았고, 작년까지만 해도 그렇게 북한이 심하게 이렇게 할 일은 없었습니다. 조금 일이 안 돼서 그렇지. 그런데 금년 들어서 6개월을 완전히 놀았단 말이에요. 코로나19 때문에도 그렇고, 일이 되는 게 없는데, 이게 5월 말에 그게 김정은 위원장을 모독하는 그런 삐라가 날아들어오니까 화풀이를 여기에다가 대고 하는 겁니다.
▶ 김어준 : 알겠습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사실 대북 관련해서, 뿐만 아니라 다른 법안도 마찬가지이긴 했는데, 입법으로 뭘 할 수 있는 상황이 제대로 안 됐다면 21대는 상황이 나아지겠죠. 상황이 나아질 텐데, 북한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 이미 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게 빨리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 정세현 : 그렇죠. 통일부에서 법을 제정, 관련법을 제정하겠다는 이야기는 했어요.
▶ 김어준 : 그런 시도는 그때부터 있었는데, 그때는 안 됐죠, 잘. 이번에는, 어쨌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이거죠, 북한은.
▷ 정세현 : 그럴 수 있고, 그런데 사실 행정부에서 법안 발의를 하는 것은 시간이 좀 많이 걸립니다. 의원입법이 시간이 제일 적게 걸려요. 그런데 전체적으로 원구성도 안 되고 그러는 마당에 준비도 안 됐을 겁니다. 민주당 내에도 그런 데 대해서 준비를 제대로 하질 못 했을 거고, 정부가 기왕에 준비를 해 왔다고 이미 공언을 한 만큼 법안을 빨리 마무리를 해서 국회에 제출하고, 법사위 구성되자마자 바로 최우선순위로 그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그런 기초를 닦아놔야 돼요. 그리고 그전에 지금 6월 25일을 전후해서 이쪽 북한자유운동연합, 탈북자 단체죠. 그쪽에서 100만 장을 더 뿌리겠다고. 지난번 5월 31일보다도 2배나 되는 걸 뿌리겠다고 그러는데, 6.25가 전쟁이 일어난 날입니다, 70년 전에. 그런 날 골라 가지고 또 자극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도 문제는 있어요. 그러니까 6월 25일 전후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찰 병력과 군 병력을 동원해 가지고, 어차피 군사 지역이기 때문에 군이 동원될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정부가 강력히 그걸 저지하고 막는 그런 모양새라도 비치면서 한쪽에 입법 활동이 준비된다는 것이 알려지면 좀 조용히 지나가겠죠. 그렇게 되면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폐쇄도 좀 늦춰질 순 있어요, 안 하거나.
▶ 김어준 : 그러면 문 대통령 임기도 2년이 채 안 남았기 때문에, 그리고 내년은 대선 분위기로 넘어갈 거기 때문에 사실 올해 하반기하고 내년 상반기가 이 남북 관계 관련해서 돌파구를 마련할 거의 남은 시간이 전부인데, 문 대통령 임기 중에는.
▷ 정세현 : 문 대통령, 지금 문재인 정부의 임기는 얼마 안 남았지만, 이해찬 대표가 공언을 했듯이 다음번에도 정권을 계속 장악해야 된다, 20년 더 해야 된다, 20년 가야 된다 했지만,
▶ 김어준 :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요. 국민들이 선택하는 거니까.
▷ 정세현 :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다음 정부에서 남북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임기가 얼마 안 남은 문재인 정부도 이런 것의 입법 조치를 통해서 적어도 이런 문제 때문에 북한이 남북 관계에 대해서 희망을 버리도록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 김어준 : 굉장히 전향적인 조치가 하반기에 있겠죠, 아마도. 문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본인의 1번 어젠다로 생각하니까.
▷ 정세현 : 그렇죠. 벌써 6월, 상순이고 중순이 다 되고, 상반기가 다 지나갑니다. 그러니까 법도 빨라야 7월이나 될 텐데, 7월부터라도 남북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될 수 있다는 희망을 우선 국민들한테 줘야 돼요. 이건 도리입니다. 그러니까 북한한테도 4.17 선언과 9.19 선언을 이행할 수 있는 준비가 돼 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됩니다. 그런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는 법안 준비를 빨리 해야 돼요.
▶ 김어준 : 하반기가 그러면 관건이네요, 올해 하반기가? 남북 관계가 어떻게 나아갈지.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이 안 될 수도 있고요.
▷ 정세현 : 그거하고는 무관하게 나가야 돼요.
▶ 김어준 : 무관하게 나갈 수밖에 없어요, 이제는.
▷ 정세현 : 어차피 북‧미 관계는 솔직히 금년 말까지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라면 문 대통령이 재작년 8.15 경축사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남북 관계 발전은 북‧미 관계 개선의 종속변수가 아닙니다라고 했고, 또 작년 한 해는 어쩔 수 없이 미국이 자꾸 발목을 잡는 바람에 못 움직였지만, 금년 초부터는 행동 없이는 평화가 없다 그리고 남북 관계에 있어서 운신의 폭을 넓혀서 나가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은 북한한테는 굉장히 큰 메시지였었어요.
▶ 김어준 : 그런데 올 초 그 이야기를 하고 나서 코로나19가 바로 터져 가지고.
▷ 정세현 : 그러니까 코로나19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도 그걸 이해해야 되는데, 지금 이게 잔뜩 신경질이 나 있는데 남의 사정을 봐줄 수 있는 처지는 아니죠. 대내적으로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북한이.
▶ 김어준 : 알겠습니다. 오랜만에 나오셨는데, 이 삐라, 삐라라고 불렀죠. 대북 전단 정도 가지고 남북 관계가 파탄 이러면 말이 안 되잖아요
▷ 정세현 : 그걸 그동안에 미온적으로 관리를 했던 것이 잘못이긴 하죠. 물론 국회 책임도 있습니다. 국회가 워낙 법사위원회를 야당에서 장악하고 있었고, 탈북자를 국회의원으로 공천하는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데서,
▶ 김어준 : 두 분이 들어왔어요, 두 분이나, 이번에는.
▷ 정세현 : 협조를 안 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제는 좀 상황이 달라졌으니까 적극적으로 해야죠.
▶ 김어준 :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하고, 이 일로 인해서 다시 정세현 부의장님이 뉴스공장에 일주일에 한 번씩은 나오실 일이 있지 않을까, 변화가 있지 않을까.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한반도 현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수석부의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세현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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