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3공장] -전화연결
한·스페인 정상회담..현지 분위기 및 언론 반응은?
“한국이 카탈루냐 갈등 봉합에 큰 역할..대서특필 돼”
- 고용진 (스페인 교민)
▶ 김어준 : G7를 비롯한 해외 순방 후속 인터뷰 중입니다. 오늘은 스페인 가 보겠습니다. 고용진 스페인 교민 전화 연결 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 고용진 : 안녕하세요.
▶ 김어준 : 본인 소개부터 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
▷ 고용진 : 예, 안녕하세요. 유튜브 고고 스페인의 고용진입니다. 스페인 건너온 지 한 9년 정도 됐고요. 현재 마드리드 거주 중인데요. 원래는 여행 가이드로 활동하다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현재는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김어준 : 반갑습니다.
▷ 고용진 : 네, 반갑습니다.
▶ 김어준 : 제가 선생님을 연결한 이유가 이번에 대통령 국빈 방문을 생중계를 하셨는데 그게 생중계하는 곳이 다른 곳이 없다 보니까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생중계를 봤다고 해요. 얼마나 봤습니까?
▷ 고용진 :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6월 15일 날 라이브 방송 3시간 진행한 게 방송 끝나고 나서 실시간 조회수가 12만 건 나왔고요.
▶ 김어준 : 평상시에는 얼마나 보십니까?
▷ 고용진 : 실시간 방송 중에 원래 평상시 같은 경우는 제가 라이브 방송을 하면 한 100~150분 정도, 많으면 한 300분 정도 들어오시는데 그날은 동시 접속자가 10,000분이 넘어서 13,000분이 들어오셨어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 김어준 : 그렇군요. 그러니까 워낙 국내에서는 다루지를 않다 보니까 찾다가 결국 선생님이 진행하고 있는 유튜브 방송을 찾아낸 거군요, 사람들이.
▷ 고용진 : 그렇죠. 그게 알아서 오시더라고요, 결국은.
▶ 김어준 : 알겠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잠깐 하고 마시려고 하다가 3일 내내 하셨다고요?
▷ 고용진 : 예, 맞아요. 원래는 제가 라이브 방송을 많이 진행을 하기 때문에 마드리드 쪽만 이틀 정도 대통령님 따라가서 한번 해 보려고 했었는데 이게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이거 한 김에 그냥 바르셀로나까지 가 버리자, 이 생각이 딱 들더라고요. 그래서 시작부터 끝까지 다 진행을 해 버렸습니다.
▶ 김어준 : 그래서 현지 상황을 라이브로 다 보신 분이라 저희가 연결했는데. 방문 당시에 제가 듣기로는 우리 교민이 아니라 스페인 분들이 많이 나왔다고 들었거든요. 그랬습니까?
▷ 고용진 : 예, 진짜 깜짝 놀랐어요. 원래 방문 당일 날 저희도 한인회에서 준비한 게 있기 때문에 나가면 당연히 태극기가 많이 보이고 한국 교민분들이 많이 보일 줄 알았는데 거의 반반 수준이었습니다. 스페인 깃발하고 태극기를 들고 나오신 스페인분들도 있어서 거리에 스페인 사람과 한국 사람이 어우러져서 같이 마치 국빈 초청을 한 펠리페 6세 국왕하고 함께 있는 것처럼 시민들도 함께 있었습니다. 정말 반응이 좋았습니다.
▶ 김어준 : 스페인에서도 많은 분들이 나왔던 게 아마 스페인 언론이 많이 다뤄서 그런 것 같은데 저도 찾아보니까 꽤 많이 크게 다뤘더라고요. 특히나 바르셀로나 갔을 때 언론이 폭발적으로 반응을 했던데, 왜 스페인 언론이 문 대통령이 바르셀로나에 간 것을 그렇게 크게 다뤘죠?
▷ 고용진 : 이게 되게 정치적으로도 그렇고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상당히 중요한 사안인데요. 왜냐하면 문 대통령이 바르셀로나에 간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이미 일간지들에서 대서특필을 했었고.
▶ 김어준 : 그러니까요. 굉장히 크게 보도됐던데.
▷ 고용진 : 바르셀로나 쪽에서 있었던 포럼이 국왕, 총리, 기업 총수 전부 다 참여하는 상당히 권위적인 행사였는데 이걸 추진한 게 카탈루냐 주지사인데 문제는 아시다시피 카탈루냐 분리·독립 문제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중앙정부하고 사이가 안 좋은 상태에서 과연 국왕이 가시면 카탈루냐 주지사가 그 자리에 나올 거냐 이거죠. 얼굴 보기 불편한 사이에서. 그런데 그 자리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시면서 어떻게 됐습니까? 3자회담 할 수 있게 딱 얼굴 맞댈 수 있는 물꼬를 터 준 거죠. 그래서 이게 의미가 상당히 커요, 지금.
▶ 김어준 : 그러니까 그걸 제가 여쭤보려고 했는데. 스페인 언론에서 문 대통령과 국왕과 그리고 카탈루냐 주지사 세 사람이 서 있는 사진을 굉장히 크게 보도를 했더라고요.
▷ 고용진 : 그럼요.
▶ 김어준 :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스페인에 평화를 가져다줬다, 이런 식의 언론 보도가 있던데 내막이 그거군요. 그러니까 카탈루냐하고 지금 스페인 국왕하고 사실은 정치적으로 크게 대립한 지가 몇 년 됐잖아요.
▷ 고용진 : 그렇죠. 2017년도에 좀 큰 사건이 있었어요. 그때 당시에 카탈루냐 주지사가 주민 투표 강행해서 찬성표가 나왔다고 하면서 분리·독립을 선포를 했다가 결국에는 벨기에까지 도망가서 망명정부를 세우는 사건까지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카탈루냐는 상당히 사이가 안 좋은데 이번에 대통령 방문을 통해서 한국으로부터 지원 약속 받고 관광 물꼬 트고 그리고 중앙정부와 협력을 약속하면서 중앙정부와 카탈루냐의 냉랭한 기류, 상당히 오래됐었거든요. 이것을 녹일 수 있는 화해의 자리가 됐었다. 그런 의미에서 스페인에서도 상당히 비중 있게 다루는 상황입니다.
▶ 김어준 : 그때 주 의회 해산되고 난리 났었죠. 시위도 엄청 했었고.
▷ 고용진 : 난리 났었죠. 그리고 또 중요한 건 그때 그렇게 해서 잡혀갔던 스페인 정부 입장에서 봤을 때는 정치범이죠. 그때 당시 카탈루냐 그 사건에서 잡혀갔던 정치범들도 이번에 일부 석방이 된다고 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 김어준 : 그러니까 그 2017년 이후로 주지사와 카탈루냐 주지사와 스페인 국왕이 처음으로 같은 자리에서 만난 겁니까?
▷ 고용진 : 그렇죠.
▶ 김어준 : 그러다 보니까 크게 보도가 됐군요.
▷ 고용진 : 원래는 이 자리에 카탈루냐 주지사가 안 나온다고 그랬어요. 국왕이 오면 나 안 나가겠다.
▶ 김어준 : 그렇죠. 그러니까 사실은 카탈루냐주가 스페인 국왕하고 대립각을 세웠으니까, 그동안.
▷ 고용진 : 그렇죠. 국왕과 대립각을 세웠고.
▶ 김어준 : 그래서 문 대통령이 스페인에 평화를 가져다주었다, 이렇게 기사를 뽑았군요. 이해했습니다.
▷ 고용진 : 이건 절대 과장된 표현이 아니고 너무도 사실적인 상황을 그대로 보도한 겁니다.
▶ 김어준 : 그래서 스페인 입장에서 한국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갖게 됐다. 결정적인 국면을 마련한 국빈 방문이 되었다. 그건 알겠고요.
▷ 고용진 : 그렇죠. 완전 터닝포인트가 된 거예요.
▶ 김어준 : 그리고 9년이나 계셨으니까 스페인이 이 행사를 치르면서 눈에 띈 장면,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면 어떤 겁니까?
▷ 고용진 : 이 행사 진행하면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첫째는 상원 의장이 환영 인사에서 금란지교라는 말을 썼어요. 우리나라와 금란지교다. 그러니까 친구로 이야기하면 나 쟤 알아, 이 정도가 아니라 나 쟤랑 완전 절친이야,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한 거고 또 하나는 스페인 총리가 한국어로 “우리 함께 전진합시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것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대한민국 국빈을 맞는 입장에서 얼마나 연습 많이 했겠어요? 왜냐하면 스페인어라는 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다 보니까 공식 석상에서,
▶ 김어준 : 두 번째로 많이 쓰이는 겁니다. 제일 많이는 아니고 두 번째.
▷ 고용진 : 그렇죠. 조금 과장되게. 그래서 두 번째로 많이 쓰는 언어인데 그러다 보니까 스페인 정치인들이 공식 석상에서 TV에서 외국어를 할 일이 없어요. 그런데 한국어를 배워서 우리 함께 전진합시다라는 말을 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감동으로 다가왔었고요. 그리고 또 제가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보니까 코로나 사태로 많이 힘들었는데 한 해에 원래 스페인에 방문하던 관광객분들이 한 35만 명이 넘었었대요. 그런데 대한항공도 없어지고 아시아나도 다 없어진 상황에서 관광회담도 진행이 되고 한국과의 교류가 딱 트일 준비를 하다 보니까 진짜 그런 느낌 들더라고요. 시집가서 고생하는 딸 위해서 친정 부모님께서 선물 보따리 잔뜩 싸 들고 오신 느낌. 그래서 이게 저희한테는 이번에 아마 가장,
▶ 김어준 : 말씀 참 잘하시네요.
▷ 고용진 : 감사합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스페인 총리가 공식 석상에서 다른 외국어를 쓸 일이 없고 그런 걸 본적이 없기 때문에. 그럼 스페인 내에서도 이게 화제가 되긴 했겠네요.
▷ 고용진 : 그럼요. 그런데 스페인 내에서는 스페인의 일부 안 좋은 언론에서, 반대쪽 언론에서는 한국어 발음을 그렇게 하면 되냐부터 시작해서 약간의 그런 안 좋은 기사들이. 항상 그런 것 있잖아요. 아시죠. 너무도 진짜 극진한 대우였다고 이야기를 해요.
▶ 김어준 : 그리고 또 한 가지, 이게 김정숙 여사를 왜 스페인 언론에서 그렇게 다뤘죠? 많이 다뤘던데.
▷ 고용진 : 이것 아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왜냐하면 일단 스페인 정치인들은 자기 가족들을 노출시키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 김어준 : 서구권이 그렇잖아요, 약간.
▷ 고용진 : 그렇죠. 약간 딱딱하게 경직된 분위기가 없지 않아 있는데요. 상당히 밝고 쾌활한 모습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또 하나, 스페인 일간지에서 타이틀 기사를 이렇게 썼습니다. “김정숙 여사가 스페인을 정복했다” 라는 타이틀로 기사를 낼 정도로 관심이 많았는데, 그런 행보 중에 하나가 스페인에는 우리나라 로또 같은 온세라고 하는 복권이 있어요. 시각장애인협회에서 운영하는데 그걸 공식 방문을 하면서 거기서 복권을 스스럼없이 구매를 하시더라고요, 직접. 거기서 또 사람들이 깜짝 놀랐고.
▶ 김어준 : 그게 왜…. 이상하네요. 그걸 인상적으로 봤다는 거죠. 어쨌든 보도량이 많아서 왜 이렇게 보도를 많이 했을까 싶었는데 그게 스페인 정치의 기준으로 보자면 대통령의 부인이 와서 이렇게 활발하게 행동을 하는 게 드문 뉴스예요?
▷ 고용진 : 그럼요. 왜냐하면 오면 다 일단 엄숙하잖아요. 분위기 살펴야 되고, 엄숙하고, 무게 잡아야 되고 그런데 정말 밝고 쾌활하게 분위기 자체를 많이 살려 주셨어요, 이번에.
▶ 김어준 : 그랬군요.
▷ 고용진 : 그리고 또 스페인 정치계 같은 경우는 금수저들이 많이 진입을 하는데 아시다시피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과거사라든지 그런 어려운 시기를 딛고 일어났다는 이런 스토리, 이런 것들이 또 스페인 사람들에게 상당히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 김어준 : 가이드를 하셔서 그런지 설명을 참 잘하시네요.
▷ 고용진 : 감사합니다.
▶ 김어준 : 제가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는 느낌인데.
▷ 고용진 : 그런데 준비 많이 했어요. 진짜 중요한 방송 이렇게 나가려고 준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연습 100번 했어요, 거울 보고.
▶ 김어준 : 아니, 이제 저도 이상해서 여쭤본 거예요. 저도 현지 반응 궁금해서 영국 그리고 오스트리아, 스페인 언론을 뒤져서 번역기를 돌려서 확인을 해 보니 기사량이 많은데 그중에서는 어떤 건 대서특필이 되고 어떤 건 왜 이건 그렇게 크게 보도했을까? 그중에 하나가 김정숙 여사에 대한 기사가 꽤 많아서 왜 이렇게 주목했을까 싶어서 여쭤봤는데, 하여튼 스페인 정치 기준으로 보자면 특이한 행보였다는 거네요.
▷ 고용진 : 그렇죠. 이건 특별히 우리 구독자분들과 지금 방송 보시는 분들을 위해서 김정숙 여사의 행보에 대해서는 편집 영상 신속하게 만들어서 우리 김어준 공장장님도 보실 수 있도록 업로드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어준 : 본인 유튜브도 잘되기를 바라고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스페인 상원에 가서 도서관장이 독도가 표기되어 있는 과거 지도를 꺼내 들었잖아요. 그런데 이게 외교적으로는 굉장히 예민할 수 있는 사안을 상원 도서관장이 했단 말이죠. 그러니까 스페인 언론에서도,
▷ 고용진 : 상당히 예민한. 그렇죠.
▶ 김어준 : 그렇죠. 이렇게 하지는 않는데, 영토 문제에 관해서. 양자 간에 갈등이 있는 문제에 대해서 제3국이 끼어들어서 국빈 정상 왔을 때, 사실상 한국 편을 든 건데. 이거 스페인 언론에서 예민한 문제라고 보도 안 합니까?
▷ 고용진 : 스페인 사람들의 특유의 핑계 대는 문화가 있어요. 예를 들면 문제가 터졌을 때 이거 내가 일부러 그런 거 아닌데? 라고 하는 약간의 그런 게 있거든요. 그런데 이게 제가 볼 때는 그게 이번에 딱 드러난 거예요.
▶ 김어준 : 아, 일부러 해 놓고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 고용진 : 그렇죠. 국제 외교 관계에서는 우연이라는 게 없어요. 문서 하나 보여 줄 때는 점이 어디 찍혀 있는가까지 다 체크하고 100번을 검토하고 보여 주는데 아무래도 이게 딱 외교 문제로 번질 수도 있는 사항이라 여기서는 뭐라고 이야기하냐? 의례적 행사 중 하나였고 지도에 독도에 있었을 뿐이다라고 조심스럽게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아니, 대한민국 대통령 오셔서 옛날 대한민국 지도를 보여 줬는데. 아이고, 여기 독도가 있었네? 몰랐어. 거의 이런 수준.
▶ 김어준 : 옛날 지도를 대통령을 모시고 와서 굳이 보여 줄 필요가 없죠.
▷ 고용진 : 그렇죠. 그것 아니어도 보여 줄 게 많으니까.
▶ 김어준 : 그런데 하여튼 그게 외교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보니까 우연이다, 이렇게 보도한다는 거죠? 알겠습니다.
▷ 고용진 : 네. 아이고, 몰랐어. 옛날에 이거 대한민국 지도 있어서 오셨길래 보여 드렸는데 여기 독도가 있네, 라고 되어 버린 거죠, 이제. 스페인 사람들도 원래 역사에 되게 관심 많거든요, 이 나라 사람들. 그러다 보니까 역사에 관심이 많은 스페인 사람들도 이 한일 독도 분쟁이라든지 이런 것에, 요즘에 언론에서 다루기 시작했어요. 관심을 갖게 됐다는 거죠. 이게 독도가 한국 땅이구나, 라고. 자기네 나라가 가지고 있는 지도에도 명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요.
▶ 김어준 : 선생님,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는데요. 스페인 관련 소식이 궁금할 때 가끔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고용진 : 네, 언제든 연락 주시고요. 연결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김어준 : 지금까지 스페인에 계신 고용진 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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