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1공장] -전화연결
"주적은 한·미 아니다"라는 북한 김정은, 의도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 김어준 : 자, 월요일에 국방발전전람회 기념 연설에서 오랜만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등장해서 우리가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습니다. 남한이나 미국이나 북한의 주적이 아니다라고 발언을 했는데 어떤 의미인지 북한 화법 해석 좀 해보겠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장관님.
▷ 정세현 : 네, 안녕하세요.
▶ 김어준 : 자, 제가 그동안 장관님한테 배운 바로는 이건 군비 경쟁하지 말자. 안 그래도 경제 어렵다. 한반도 평화체제로 빨리 나가자, 이런 의미 아닌가요?
▷ 정세현 : 그렇죠.
▶ 김어준 : 제가 잘 배운 겁니까?
▷ 정세현 : 100점인데.
▶ 김어준 : 네. 좀 더 풀어주십시오. 군비 경쟁하지 말자는 얘기 같은데.
▷ 정세현 : 네. 주적은 전쟁이다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어요?
▶ 김어준 : 네. 주적이 전쟁이다.
▷ 정세현 : 전쟁 겁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종전선언이 빨리 지금 됐으면 좋겠다니까 얘기죠.
▶ 김어준 : 전쟁은 모두가 다 겁내죠. 그런데 이제 이 함의는 그러면 평화체제 종전선언으로 가자, 이런 말을 담은 거라고요.
▷ 정세현 : 네. 종전선언으로 빨리 지금 넘어가자. 그리고 종전선언이라는 것은 이제 과거에 지금 현재 진행 중인 전쟁 준비 상황이 끝났다는 뜻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도 전쟁을 하지 말자는 일종의 불가침의 의미도 담고 싶다는 얘기죠. 그리고 바로 그 전쟁 문제를 남북정상회담에 의제로 삼고 싶다는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어준 : 남북정상회담이라는 말은 김여정 부부장이 먼저 이번에는 했기 때문에 그러니까 북한의 심중은 이제 군비 경쟁하지 말고 안 그래도 북한 경제도 어렵고 한데 남북한 모두 최근에 이제 미사일 많이 발사했는데 군비 경쟁 그만하고 남북정상회담 열고 그리고 종전선언 해서 빨리 평화모드로 넘어가자. 그래야 경제도 해결되고 그런 것 아니겠는가, 이런 메시지라는 거죠?
▷ 정세현 : 네. 그러니까 남북 정상이 만나서 종전선언 문제를 좀 빨리 매듭을 짓고 종전선언은 어차피 주체가 남북미중 네 나라, 최소한 남북미로 되어 있으니까 그 문제에 대해서 조치를 좀 빨리 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뜻으로 받아들여야 되는 것이 우선 첫째 크게 남측과는 전쟁할 의도가 없다고 그러지 않았어요?
▶ 김어준 : 네. 그런 말 여러 번 했습니다.
▷ 정세현 : 네. 남측과는 전쟁할 의도가 없다. 동족끼리 싸울 일이 없다 하는 얘기는 먼저 남북이 종전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하고 그것을 미중까지 연결시켜서 한반도의 종전선언으로 발전시켜나가야만 자기네가 마음 놓고 군비 투자 대신 경제 투자로 그 정책을 바꾸고 그렇게 해서 인민 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겠다. 급하다. 지금 지난 10월 4일 날 통신선 복원시킨 뒤에 한 일주일도 채 안 되어 가지고 물론 10월 11일이라는 날짜가 의미가 있지만 열병식 대신 국방 무슨 전람관에 가 가지고 각종 무기를 배경으로 해서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 얘기는 지금까지 우리 무기를 이렇게 빵빵하게 만들어놨는데 그러나 미국이 계속 우리를 위협하면 더 무기를 키워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 봐라. 엄청나게 큰 미국을 때리고도 남는 ICBM도 있지 않느냐 하는 걸 보여주면서 미국도 적이 아니라 그랬단 말이에요. 물론 남한이 적이 아닌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걸 봐서는 전쟁 그 자체를 매우 좀 두려워하고 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그 군비 경쟁하지 말자. 평화체제로 빨리 가자라는 말을 하는데 그건 우리가 힘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다라고 말하려고 무기 배경으로 써서 그런 말을 한다, 이렇게 해석하면 되겠습니까?
▷ 정세현 : 그렇게 해석하는 게 맞죠. 더구나 이제 계속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은 억제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까 그거 안 해 주면 우리는 그쪽으로 갈 수, 억제력 강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기술적으로는 자신 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그걸 뒷받침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라는 얘기를 입으로는 말하지 않았지만 주적은 전쟁 그 자체다 하는 말을 통해서 그런 의미를 지금 내보내고 있는 거죠.
▶ 김어준 : 그러니까요. 무기 전람회 박람회 장에서 평화를 이야기하는 게 되게 이상한 대비인데 평화를 얘기하는데 이 평화 얘기하는 게 우리가 무기 없고 힘이 없어서 그런 것 아니야라고 이제 배경으로 강조한 것이고. 그러면 이게 이제 이렇게 풀려나가려면 결국 중국은 동계올림픽 때 그런 평화 분위기가 형성되면 당연히 좋아할 텐데 남은 게 미국 아닙니까? 서훈 안보실장과 미국이 만나는데 이때 이제 종전선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요?
▷ 정세현 : 그 얘기하러 간 것 같아요.
▶ 김어준 : 그 얘기하러.
▷ 정세현 : 서훈 실장의 성격이 개인적으로 잘 알지마는 그 성격이 그동안에 뭐 전화만 받으니 미국과는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고, 또 설리번 보좌관하고도 가깝더라고요. 얘기를 그쪽에서 경청해 주는, 서훈 실장의 얘기를 경청해 주는 그런 관계인 것 같은데 이번에 가서 모양새 있게 그야말로 화룡, 용은 그려놨고 눈동자 찍으러 간 것 아닌가. 화룡점정.
▶ 김어준 : 눈동자요.
▷ 정세현 : 빈손으로 돌아오진 않을 거예요.
▶ 김어준 :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 정세현 : 빈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고 가서 일단 해봐야 된다는 그런 상황이면,
▶ 김어준 : 안 가는 분입니까?
▷ 정세현 : 안 간다기보다는 조용히 가죠. 그런데 물론 서훈 안보실장이 극비리에 움직일 수는 없지만 국정원하고는 다르니까 그러나 그렇게 공개적으로 가는 것 보면 통신선 복원도 일주일 이내에 양쪽이 다 움직이지 않았어요? 서훈 실장은 미국으로 가고,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의 주적은 전쟁이라 그러고 그런 것 보면 종전선언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한 남북 간에 물밑 대화 그리고 한미 간에 물밑 대화가 상당 정도 진전된 결과 아닌가, 이렇게 봅니다.
▶ 김어준 : 알겠습니다. 오늘은 진도가 여기까지밖에 안 나갔기 때문에 여기까지 듣고요. 서훈 실장의 메시지 그러니까 이제 서훈 실장이 들고 올 메시지와 함께 그때 다시 한 번 모시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정세현 : 네.
▶ 김어준 : 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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