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1공장]
북한, 신형 ICBM 발사.. 도발 배경은?
"북미 대화 진전 없어..조건부 모라토리엄 철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 김어준 : 북한이 어제 ICBM을 발사했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모시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세현 : 네, 안녕하세요.
▶ 김어준 : 지난번에 나오셨을 때 언제 발사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점, 상황이다. 거기까지 이야기를 했는데. 왜 어제였을까요?
▷ 정세현 : 우선 큰 틀에서 보면 우크라이나, 러시아 사이에 우크라이나 문제를 놓고 말하자면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 않습니까? 말하자면 거의 미러 간의 전쟁 일보 직전이라고는 좀 과하지만 그런 정도까지 가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런 미국을 상대로 해서 도발적인 행동을 해도 미국이 이걸 엄히 다스릴 수 있는 힘이 없습니다. 설사 어저께 우리 외교부 장관하고 미국의 국무부 장관하고 전화 통화를 하면서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엄정 대처하자, 유엔 안보리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는데 안보리로 간들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은 통과가 안 될 겁니다. 러시아가 손 안 들어 주면 안 돼요, 이건. 또 중국도 미국 편 안 들 겁니다.
▶ 김어준 : 러시아가 이 상황에서 미국 편을 들 리가 없죠.
▷ 정세현 : 이렇게 되면 소용이 없어요. 그런데 이제 그런 시점을 노린 거고, 첫째. 그래서 앞으로 미국을 더 괴롭힐 수 있는 우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서 이 시기를 때리고 특히 며칠 전에 ICBM, 사실은 ICBM인데 20km 올라가다가 떨어진 거 있잖아요.
▶ 김어준 : 실패한 것.
▷ 정세현 : 그거에 대한 만회의 의미도 있고 또 하나는 대남 면에서 지금 우리가 정권 교체기 아니에요? 당선인이 선거 기간 중이지만 북한이 남쪽을 상대로 해서 도발할 기미만 보이면 선제타격을 해 버리겠다고 그랬고, 사드 배치 미국에 요청했다고 그랬고 또 북한이 김정은이 도발을 하면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그래? 한번 해 볼래? 해 봐, 그럼.’ 더구나 국방부로 청와대 집무실을 옮기는 문제를 놓고 말하자면 안보 갈등 비슷한 것이 생기지 않았어요? 그게 북한이 택1을 하는 데, 흔히 택1을 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김어준 : 여러 가지 협정이 있는데,
▷ 정세현 : 말하자면 인수위가 당선인한테 상당히 아주 뼈아픈 메시지가 나가는 거예요.
▶ 김어준 : 버르장머리를 고친다는데 어떻게 하는지 보여 다오. 한번 해 봐라. 이런 의미라고요?
▷ 정세현 : 그렇지. 할 테면 해봐. 어? 버르장머리 한번 고쳐 줘 봐. 인수위 사람들이 좀 명심해야 될 게 선거 때 후보가 했던 말대로 했다가는 이명박, 박근혜 시절보다 훨씬 더 엄혹한 남북 관계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그때만 해도 북한의 핵 능력이나 미사일 능력이 지금 같지는 않았어요.
▶ 김어준 : 개발 중이었죠, 그때는.
▷ 정세현 : 지금은 엄청나게 커졌거든. 그런 북한을 달래 가면서 관리를 해야지 뭐 버르장머리니 무슨 선제타격이니 이건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됩니다.
▶ 김어준 : 그렇다면 이게 한 번으로 안 끝나는 내용이잖아요, 장관님의 이야기는.
▷ 정세현 : 이건 여러 번 쏠 수밖에 없는 게, 지난 1월 그게 원래 지난 1월 19일 날 말하자면 바이든 대통령 취임 만 1년 하루 앞둔 1월 19일 날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서 당 노동당 정치국에서 결정을 했어요.
▶ 김어준 : 1년 동안 지켜봤죠. 바이든 취임하고 나서.
▷ 정세현 : 봤는데 대화로 나올 가능성이 없다. 원래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유예했던 것,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것은 그냥은 아니에요. 그 사람들이 공짜로 그걸 할 리가 있습니까? 미북 대화가 계속되는 동안은 그 조건이 붙어 있었어요.
▶ 김어준 : 그랬죠.
▷ 정세현 : 그런데 그걸 다 떼고 이야기를 하네요, 요즘? 심지어 아까 류밀희 기자도 내가 오면서 들었는데 북한이 약속을 깼다고 그러는데 일방적인 약속이 아니라 조건이 붙어 있는 약속이었어요. 그러니까 미북 대화가 계속되는 동안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유예하겠다고 2018년 4월에 선언을 했었죠. 그때 한국 정부의 주선으로 북미 정상회담까지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트럼프는 하노이 회담이 끝나고 난 뒤에도 계속 김정은한테 러브레터를 보내면서 ‘김정은이 나하고 한 약속을 지키고 있다’ 하는 식으로 칭찬을 했지만 거기에는 북미 대화가 계속되는 것을 전제로 했던 것을 우리 국민들도 알아야 합니다. 언론에서 이야기를 안 해요, 요즘.
▶ 김어준 : 그렇죠. 기억이 나네요.
▷ 정세현 : 그런데 이게 1년을 기다려도 바이든은 그냥 그야말로 오바마 시대와 똑같은 전략적 인내 쪽으로 가는 기미가 보이니까 그러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이후에 이제 취소해야 한다. 그리고 예고를 했기 때문에 그로부터 지금 약 한 두 달 조금 지났네요. 두 달 한 일주일? 5일? 드디어 쏘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되면 판도라의 상자는 열린 거고, 이제 4월 15일이 김일성 110주년 생일 행사를 대대적으로 합니다.
▶ 김어준 : 그렇군요.
▷ 정세현 : 한 일주일 할 것 같아요. 열병식 준비해 놓은 걸 봐서는. 그러면 열병식 세게 하고 아마 신형 무기들을 쫙 김일성 광장으로 끌고 나와서 보여 주고 그러면서 이미 지난달에 풍계리의 핵실험장을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왔죠. 그다음에 동창리에 있는 미사일 발사 기지도 지금 확장 재건하라고 그랬고. 이렇게 되면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하는 동창리 기지에 가서 이걸 더 확장하고 재건하라는 지시까지 했기 때문에 계속 앞으로 쏘겠다는 이야기예요. 그러니까 이건 시기적으로 4월 15일은 아직은 문재인 정부가 모든 책임을 지고 있는 시기지만, 시점이지만 5월 10일 이후에는 연속되는 미사일 발사라든가 또는 7차 핵실험까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데 그럴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인수위는 정신 차려야 합니다.
▶ 김어준 : 잠깐 이 앞에 모라토리엄 일방적 파기라고 언론이 보도했는데 그걸 짚어 주셨는데, 제가 말씀하셔서 기억을 되돌려 보니까 이건 우리하고 사인을 한 게 아니라 북한이 스스로,
▷ 정세현 : 일방적으로 했지만 조건이 있었다니까?
▶ 김어준 : 스스로 ‘우리는 이렇게 할 것이다’라고 한 것이었죠.
▷ 정세현 : 북미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은 그걸,
▶ 김어준 : 그렇게 하겠다고 스스로 선언한 것이지 우리하고 사인을 해서 약속한 게 아니었어요.
▷ 정세현 : 물론이죠.
▶ 김어준 : 그거와 굉장히 큰 차이가 있네요. 자기들이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 대화가 계속되는 한. 1년 동안 지켜봤더니 대화가 안 되니 그러면 무효, 이렇게 된 거네요, 말하자면.
▷ 정세현 : 그렇죠. 1월 19일 날 이미 정치국에서 결정을 해서 미사일 발사는 예고돼 있었던 것이고 또 금년 1월부터 어제까지 열 번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어요? 드디어 이제 미국에서도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는 사거리가 나오는 화성 17형인 것 같다 하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 김어준 : 목적은 그렇다면 이제 차기 정부에 대해서 ‘그래, 한번 해 봐’ 이게 하나가 있고,
▷ 정세현 : 미국.
▶ 김어준 : 미국에게 ‘대화 안 나올 거야?’ 이런 말이잖아요.
▷ 정세현 : 그렇죠. 대화 나오라고 하는 이야기예요. 그러니까 우크라이나 문제에 지금 올인을 하고 있지만 그 문제는 굉장히 오래갈 거고 거기에 묶여 있을 수밖에 없다면 우리가 너희들을 더 귀찮게 만들기 전에 대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라 하는 그런 일종의 돌려차기식 전술입니다.
▶ 김어준 : 그럼 이 액션으로 봐서는 남쪽 정보는 건너뛰겠다는 거잖아요, 완전히.
▷ 정세현 : 일단 북한은 핵 문제와 관련해서, 핵이나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서는 항상 선미후남이에요. 미국하고 먼저 판을 짜고 그리고 남쪽은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하는 나라니까. 북쪽은 그렇게 보고 있어요. 그러니까 미국이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자기들은 만들겠다는 거고, 그렇다면 북한이 하려는 대로 끌려간다는 식으로 생각해서 어깃장만 놓지 말고 어차피 미국도 상황이 복잡해지면 우리 몰래 북한과 협상을 시작합니다.
▶ 김어준 : 과거에도 그랬죠.
▷ 정세현 : 그럼요. 여러 번 그런 선례가 있죠. 그러니까 그때 가서 뒤통수 맞지 말고 새 정부는 선제타격이니 버르장머리니 이런 것을 버리고 북한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가, 한반도 상황을 어떻게 관리해야 5,200만 국민들이 전쟁 공포 없이 살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을 고민해야 돼요. 그러려면 북한을, 지금 이번에 인수위 멤버들을 보니까 북한과 직접 상대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어요.
▶ 김어준 : 아, 그렇습니까?
▷ 정세현 : 그렇죠. 미국과는 좀 상대를 해 봤는지 모르지만. 미국하고 보조를 맞춘다고 해서 북한이 관리되는 건 아닙니다. 북한 특유의 결이 있잖아요.
▶ 김어준 : 이때까지 봐 왔죠.
▷ 정세현 : 북한을 상대해 봤던 사람들의 자문을 받을 정도로 차기 정부가 좀 아량을 보여야 됩니다. 망신 안 당하려면.
▶ 김어준 : 방사포 며칠 전에 쐈지 않습니까? 이건 지금 윤석열 당선자는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하고 서 장관은 합의한 구역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뭐가 맞는 겁니까?
▷ 정세현 : 그 장면 내가 봤어요. 인수위 회의하는데 당선인이 들어오면서 “이거 방사포 발사 9.19 합의 위반이죠?” 그러니까 누군가가 인수위원 중에 하나가 “예, 위반입니다.” 그러더라고. 그 사람, “위반입니다.”라고 이야기한 사람 9.19 군사분야 합의서 한 줄도 안 읽었다는 이야기야.
▶ 김어준 : 아, 그래요?
▷ 정세현 : 해상에서는, 그러니까 육상에서는, 지상에서는 비무장지대로 분계선,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북방 5km, 남방 5km 이 안에서는 군사훈련을 하지 않는다. 연대급 훈련을 하지 않는다 하는 합의를 했고 해상에서는, 서해에서는 덕적도 이북 북한의 황해도 앞바다에 있는 섬인데 초도 이남, 그러니까 황해도 앞바다에 있는 초도 이남 덕적도 이북 그 해역에서는 포사격 안 한다. 동쪽에서도 속초 이북, 통천 이남 그 구간에서는 포사격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 이북, 이남에서는 자유다, 이렇게 된 거예요. 자유라는 표현은 없지만.
▶ 김어준 : 이북, 이남에서는 각자 자기들 군사훈련을 하겠죠. 남쪽도, 북쪽도.
▷ 정세현 : 그렇죠.
▶ 김어준 : 그런데 하지 말아야 할 구간이 따로 있는데 그 구간 안에 들어와 있지 않다는 이야기네요.
▷ 정세현 : 안 들어가 있죠. 그러니까 서 장관은 9.19 군사분야 합의서를 머릿속에 다 넣고 있으니까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그건 위반이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그걸 또 북한 감싸기라고 비난하대요?
▶ 김어준 : 합의 내용을,
▷ 정세현 : 국회의원들도 헌법만 읽어 보지 말고 남북 간의 합의서도 공부를 좀 해야 돼.
▶ 김어준 : 자, 그러면 지금 말씀대로면 출범 직후부터는 더 많은,
▷ 정세현 : 더 어려울 거예요, 아마.
▶ 김어준 : 더 많은 발사를 하겠다.
▷ 정세현 : 지금 풍계리 핵실험장을 지금 개수한다는 것에 대해서 주목해야 돼요. 윤석열 정부는, 특히 인수위 사람들 지금 5월 10일에 출범한 후에 이제 국방부 쪽으로 이사하느니 마느니 하는 것 가지고 실질적으로 정신없을 때 또 청와대 벙커에도 지금 안 들어가겠다고 그러니까 그러는 상황에서 이제 핵실험 또 7차 핵실험 한다 또는 미사일 발사 계속 한다. 이게 소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을 깼기 때문에, 북한이. 북미 대화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이제 마음 놓고 쏘아 댈 거예요. 마음 놓고 실험하고.
▶ 김어준 : 그러면 한미 연합훈련은 올해는 하게 될 것 아닙니까? 그러면 거기에 맞춰서도,
▷ 정세현 : 글쎄, 그런데 지금 문제는 어느 정도로 세게 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어느 정도 세게 하느냐에 따라서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앞당길 수도 있고, 그동안에 조금 북한 체면을 봐서 부드럽게 했던, 코로나 핑계 대고 좀 적게 했었죠. 이걸 빨리 조율을 해서 문재인 정부가 그 정도는 조율을 해서, 미국하고 조율을 해서 한미 연합훈련을 좀 완화시킨다든가 약화시키는 식으로 해서 북한이 연합훈련에 대한 저항 차원에서 윤석열 정부 초에 무슨 막 그냥 미사일 발사, 핵실험을 더 세게 하지 않도록 만들어 주고 나가는 것이 그야말로 신구 정권 간에 협력해야 할 상황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 김어준 : 근데 그걸 만들어 주고 나가도 새로운 정부가,
▷ 정세현 : 그 정도 그건 도와주고 가야죠.
▶ 김어준 : 새로운 정부가 근데 그걸 이어 갈 수 있을까요?
▷ 정세현 : 그 정도 나가면 태도를 바꿔서 좀 고분고분하게 나오겠지.
▶ 김어준 : 그러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 정세현 : 아니, 그래도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이 있는데.
▶ 김어준 : 그렇지 않을 것 같아요. 용산 이전하겠다는 것 보니까, 끝까지. 걱정이 많으시네요, 그럼 장관님은.
▷ 정세현 : 걱정이 많은 것이 아니라 지금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건 전부 지금 뒤집는다고 하는 그런 자세, ABM. Anything But Moon, Moon, Moon 이런 식으로 갈 모양인데 그랬다가는 큰일 난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특히 그러니까 국내 정치나 경제 문제는 내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러나 남북 관계나 안보 문제는 Anything But Moon으로 갔다가는 정말로 박근혜, 이명박 정부 시절보다 훨씬 더 엄혹한 상황에 처할 것이니까 정신 차리고 지금 정책을 준비해야 돼요
▶ 김어준 : 그게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죠?
▷ 정세현 : 예?
▶ 김어준 : 그렇게 되면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죠, 사실은?
▷ 정세현 : 영향을 미치죠.
▶ 김어준 : 한마디로 리스크가 생기죠.
▷ 정세현 : 남북 관계가 불안해지면 당장 코리아 디스카운트, 코리아 리스크가 올라오지 않습니까?
▶ 김어준 : 그러니까요. 코리아 디스카운트 들은 지 몇 년 됐는데 그 이야기가 다시 나올 수도 있겠네요. 자, 장관님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발사할 때마다 모셔야 될 것 같은데요. 자,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정세현 전 장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세현 :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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