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

윤석열 정부 '전력 판매시장 개방'

메디아 2022. 5. 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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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1공장] 

'전력 판매시장 개방' 해외 사례는?

"공급 불안정과 요금 인상 등 역효과 나타나"

- 구준모 기획실장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 김어준 : 인수위의 에너지 정책, 전략시장의 우회 민영화라는 비판이 있죠. 저희가 월요일 정세은 교수와 한번 짚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이 사안 짚어보겠습니다. 워낙 우리 모두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이라. 오늘은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의 구준모 기획실장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구준모 : 네, 안녕하세요.

 

▶ 김어준 : 민영화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 구준모 : 네.

 

▶ 김어준 : “전력시장 개방일 뿐이다.” 표현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개방’은 좋은 단어잖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 구준모 : 민영화하는 방식에 기업을 직접 매각하는 것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현재 공공 부분이 담당하고 있는 산업을 민간 부분에게 넘겨서 그쪽에서 수익을 얻도록 하고 그것을 이전시키는 방식이 지금 하려고 하는 방식입니다.

 

▶ 김어준 : 그렇죠. 그러니까 과거의 민영화라는 건 이제 공기업을 민간에 팔아 버리는 이것만 이야기했는데 그게 워낙 저항이 심하다 보니까 돈 되는 부분만 쪼개서 돈 되는 부분에 민간이 들어오게 해 버리겠다.

 

▷ 구준모 : 네, 맞습니다. 

 

▶ 김어준 : 그러면 사실 민영화의 핵심은 민간이 들어가서 수익이 되게 만들겠다. 일반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익 중심으로 움직이겠다는 건데, 이익이 되는 핵심, 알짜만 딱 가져가면 더 좋죠.

 

▷ 구준모 : 그렇죠.

 

▶ 김어준 : 더 나쁜 민영화죠, 이게.

 

▷ 구준모 : 그렇습니다.

 

▶ 김어준 : 민영화보다 더 나쁜 건데 그걸 이제 민영화라는 단어를 안 쓰면서 눈속임하는 거라고 저는 봅니다.

 

▷ 구준모 : 네, 우회적 민영화 또는 은밀한 민영화, 영어로도 그런 표현이 있거든요. 스트레스 민영화라고 그런 식으로 하는 겁니다.

 

▶ 김어준 : 저는 민영화보다 더 나쁜 것 같아요. 적어도 민영화해서 한 기업을 다 가져가면 포괄적 책임을 지는 거잖아요. 예를 들어서 철도를 다 민영화해 버렸으면 보수도 다 해야 될 것 아닙니까?

 

▷ 구준모 : 그런 식으로 하다가 저항이 심하니까 지금 정상화다 아니면 이런 방식으로 하는 거죠.

 

▶ 김어준 : 저는 그것보다 더 나쁘다는 거예요.

 

▷ 구준모 : 네, 맞습니다. 더 나쁩니다.

 

▶ 김어준 : 통째로 다 가져가면 리스크도 가져가는 거지만 SRT나 또는 지금 이 방식은 돈 안 되는 것 빼고 돈 되는 것만 가져가겠다는 거니까 민영화보다 더 나쁜 거죠. 저는 그렇게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우회 민영화보다 더 강력한 용어가 등장해야 된다고 보는데. 사악한 민영화 정도가 나와야 된다고 보는데. 그런데 이제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예를 들어서 SK도 대상이니까 대부분 대기업들인데 이런 통신업체가 전기 판매 시장에 들어와 버리면 지난 월요일 정세은 교수님하고 이런 복합 상품 나올 수도 있겠다. 처음에 휴대폰 회사가 인터넷 하게 되면서 인터넷하고 결합 상품이 대세 아닙니까? 그런데 여기에 전기까지 합쳐지면 그런 결합 상품이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 구준모 : 그렇죠.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고요. 2016년에 일본에서 전력시장이 완전 자유화, 민영화되었는데 일본에서 적극적으로 가장 그걸 주장하고 사업에 뛰어들었던 것이 바로 통신업체 같은 곳이었습니다.

 

▶ 김어준 : 쉽게 상상이 됩니다. 그렇죠?

 

▷ 구준모 : 네, 쉬운 거죠.

 

▶ 김어준 : 쉽죠. 고지서 하나로 다 되는 것 아닙니까?

 

▷ 구준모 : 네, 하나만 더 끼워넣으면 되는 거죠. 전기만요.

 

▶ 김어준 : 그렇죠. 쉽게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일본의 통신비가 낮아졌어요, 가격이?

 

▷ 구준모 : 전기요금 낮아지지 않았습니다.

 

▶ 김어준 : 보통 이 논리는 ‘경쟁 체제를 도입하면 서로 경쟁하다가 가격이 떨어진다’거든요.

 

▷ 구준모 : 그런데 그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고요. 처음에는 이제 고객 확보해야 되니까 출혈 경쟁하는 것처럼 해서 살짝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장기적으로, 중기적으로 보면 다시 올라가고 있습니다.

 

▶ 김어준 : 너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이제 할인율 적용하고. 마케팅 비용이죠, 자기들이.

 

▷ 구준모 : 한 번 잡은 고객이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거든요.

 

▶ 김어준 : 당연하죠. 인터넷하고 전기하고.

 

▷ 구준모 : 끊는 게 얼마나 어렵습니까?

 

▶ 김어준 : 그걸 한 번에 끊어야 되잖아요. 그렇게 한 번 독과점을 하고 나면 이제 계속 자기들이 시장 가격을 마음대로 하는 것 아닙니까?

 

▷ 구준모 : 네, 그렇게 되고요. 대표적으로 이제 유럽에서 그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 김어준 : 유럽에서는 어떤 식으로 벌어졌어요?

 

▷ 구준모 : 유럽에서는 20년 전에 이미 민영화가 진행이 되었는데요. 민영화하면 경쟁이 강화되고 효율이 발생해서 요금이 낮아진다고 했는데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요.

 

▶ 김어준 : 그게 전 세계적인 논리예요, 똑같이. 하지만 한 번도 그런 건 나온 적은 없어요, 그런 사례는. 유럽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렇죠?

 

▷ 구준모 : 네, 전기요금이 오히려 연 3%씩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가계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고요. 특히 이제 불평등한 효과가 나타나는데요. 빈곤층이라고 해서 에너지를 덜 쓰는 게 아니거든요.

 

▶ 김어준 : 그렇죠.

 

▷ 구준모 : 집이 노후하면 더 냉난방 더 많이 할 수도 있고요. 에너지 빈곤층도 높아지고 저소득층의 에너지 소비 비중이 더 높아진 거죠.

 

▶ 김어준 : 그런 나라들 많아요. 전기세 비싸 가지고 불 못 켜는 나라들 있습니다, 실제로. 그리고 이 논리가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선택권이 늘어난다’ 이거 아닙니까? 소비자 선택권이 늘어났어요?

 

▷ 구준모 : 그것도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오히려 독과점이 형성된 거죠. 한국도 통신산업 민영화하면 다양한 경쟁 업체들이 등장한다고 했는데 결국 3개 기업이 독과점하고 있지 않습니까?

 

▶ 김어준 : 당연하죠.

 

▷ 구준모 : 유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현재 한 5개 정도 대기업이 대부분의 시장을 장악을 하고 있습니다.

 

▶ 김어준 : 이게 작은 기업들은 들어올 수도 없고. 한 번 진입한 기업들은 장벽을 치잖아요. 진입 장벽을 치게 돼 있고.

 

▷ 구준모 : 처음에는 이제 다양한 기업들이 들어오는데 결국 파산하거나 인수합병 다 당합니다, 큰 기업에게.

 

▶ 김어준 : 그렇죠. 큰 기업 남고, 대기업만 남고, 그 대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가격을 통제하고 그런 다음 손을 지었으면 그다음부터 가격을 올려야죠. 공공의 의무를 다하려고 기업을 하는 곳이 아니잖아요, 사기업들은. 돈 벌려고 하는 것이지.

 

▷ 구준모 : 그렇죠. 오히려 이제 수익을. 오직 그 이유 하나밖에 없는 거죠.

 

▶ 김어준 : 또 있어요. 이런 민영화 논리 중에 하나가 ‘그러면 일자리가 늘어난다, 기업들 활성화돼서’ 일자리가 늘어났습니까?

 

▷ 구준모 : 그것도 정반대 효과가 발생했죠. 유럽도 처음 할 때는 일자리가 한 90만 개 창출된다, 이렇게 선전을 했습니다.

 

▶ 김어준 : 똑같아요.

 

▷ 구준모 : 그런데 반대 현상이 일어났죠. 특히 이것도 초창기에 심각한데요. 초창기에 구조조정 왕창 해 가지고 비용을 줄여야 되기 때문에 초창기 5년 동안 일자리가 한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렇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 김어준 : 이런 사례들이 명백하게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런 사례들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국내 언론들은 이제 이런 사례들을 이야기하는 소수의 언론과 경쟁 체제 도입, 개방, 효율화, 일자리 창출, 소비자 선택권 확대, 이런 단어들을 막 쏘아 대겠죠.

 

▷ 구준모 : 그렇죠.

 

▶ 김어준 : 그런 사례가 있냐 이거죠, 국제적으로. 그런데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기업의 관점에서 보자면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 시장에 들어갔어요. 처음에는 좀 싸게 해 줍니다. 마케팅 비용 써 가면서. 그래서 그거 가입해요. 그런 다음에 그 사람들을 손에 쥐었어요, 가입자를. 그러면 다른 기업들이 들어오는 걸 막아야 되고 그리고 자기 이윤을 올려야 되고 그리고 이미 소비자를, 가입자를 손에 쥐었으면 점점점 고도화되고 효율화돼서 고용도 줄일 수 있죠.

 

▷ 구준모 : 예, 그렇습니다.

 

▶ 김어준 : 그건 당연한 것 같고.

 

▷ 구준모 : 그리고 소비자들이 원가가 어떤 구조로 결정되고 가격이 책정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특히 결합 상품 같은 게 그런 거죠. 내가 이제 여러 가지 요금을 합쳐서 쓰고 있는데 각각이 얼마를 내는지는 알 수 없고 결국 기업 이윤을 최대화하고 소비자 비용을 눈속임하는 방식으로 디자인이 되는 것입니다.

 

▶ 김어준 : 자, 한 가지 더 여쭤보겠습니다. 이것까지는 충분히 기존의 논리로 이해할 수 있는데, 그런데 최근에는 이제 에너지가 대전환의 시대를 맞았잖아요.

 

▷ 구준모 : 네, 에너지 전환의 시대입니다. 

 

▶ 김어준 : 재생 에너지 확대하고 친환경 에너지 등등. 그런데 이렇게 민영화가 되자 ‘재생 에너지가 확대되고 소위 에너지 대전환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렇게 주장하는 쪽도 있어요.

 

▷ 구준모 : 예, 우리나라에도 그런 분들이 계십니다.

 

▶ 김어준 : 그래서 이것도 역시 소위 민영화의 백업 논리인데.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구준모 : 이게 사실 유럽 사례를 잘못 해석해서 한국에서 주장을 하는 거라고 저는 보고 있는데요. 유럽에서는 90년대부터 민영화가 이루어졌고 민영화된 상황에서 재생 에너지를 어떻게 늘릴 것인가를 정부들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 김어준 : 아, 선후가.

 

▷ 구준모 : 네.

 

▶ 김어준 : 그러다 보니까 이게 민영화의 결과라고.

 

▷ 구준모 : 네, 오히려 잘못 해석하는 거죠.

 

▶ 김어준 : 민영화가 안 됐으면 더 빨리 됐겠죠, 유럽이 거꾸로.

 

▷ 구준모 : 네, 훨씬 더 효과적으로 더 저비용으로 할 수 있었을 겁니다.

 

▶ 김어준 : 미국의 사례도 한번 들어 보죠. 미국도 그런 주들이 있는데, 주 정부가 사실상 전력을 민영화한 곳들이 있는데 그런 주들에서 전기 요금이 떨어졌습니까?

 

▷ 구준모 : 아닙니다. 역시 이제 반대 현상이 일어났는데요. 미국은 이제 전력 판매 시장이 완전 개방되어서 민영화된 주가 절반 정도 있고 아닌 주가 절반 정도 있는데요. 오히려 개방을 해서 판매 시장이 경쟁하는 주가 더 높은 소비자 요금을 기록을 했습니다. 기업 이윤으로 떼 줘야 되는 부분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 김어준 : 너무 당연한 것 같아요. 기업들이야 돈 벌려고 하는 거지 전 국민에게 전기를 공급해야 한다는 공공의 목적 때문에 이 사업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너무 당연한데 이 방향으로 가겠다고 지금 인수위에서 이야기를 하니까.

 

▷ 구준모 : 네, 답답할 노릇입니다.

 

▶ 김어준 : 그렇죠. 전력시장 개방. ‘개방’이라는 단어도 만들어야 되겠네요. 

 

▷ 구준모 : 미국 사례를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요. 작년 초에 텍사스의 한파로 전기요금 폭등 문제가 있었는데,

 

▶ 김어준 : 그때 그거 정말 믿을 수 없었어요. 미국의 한 주가 춥다고 전기가 끊어진다는 이야기예요.

 

▷ 구준모 : 그런데 텍사스에는 공공 전기회사 쓰는 것과 민간 전기회사 쓰는 사람들이 나눠져 있었거든요. 민간 전기회사 쓰는 분들이 2004년부터 2019년까지 약 280억 달러, 30조 원 정도 요금을 더 많이 내 왔다, 이런 것들이 또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 김어준 : 민간 쪽으로.

 

▷ 구준모 : 네.

 

▶ 김어준 : 오늘은 예습. 예습? 공부할 문제 몇 개 풀어 본 거고요.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예습한 거고요. 실장님 자주 모셔야 되겠습니다. 더 구체적인 사례와 구체적인 데이터와 함께 이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그렇게 갈 이유가 없다, 그 이야기를 앞으로도 더 나눠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구준모 : 네, 고맙습니다.

 

▶ 김어준 :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의 구준모 기획실장이었습니다.

 

 

노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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