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1공장]
김정은 위원장 '대화 준비' 발언 뒤
성 김 미국 대북 특별대표 방한..전망은?
- 정세현 수석부의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 김어준 :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첫 대외 메시지가 나왔죠. 그리고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토요일 날 입국해 있습니다. 이 한반도 문제 다뤄 보겠습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정세현 수석부의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세현 : 예, 안녕하십니까.
▶ 김어준 : 김정은 위원장이 대화, 대결 둘 다 이야기했잖아요. 대화, 대결 모두 다 준비돼야 된다. 그런데 제가 부의장님에게 몇 년간 배운 것은 북한의 화법은 잘 읽어야 되는데 하고 싶은 말이 있고 그 하고 싶은 말과 동시에 면을 세우기 위해서 하는 말 두 가지 다 있잖아요.
▷ 정세현 : 그렇죠.
▶ 김어준 : 대화가 하고 싶은 말이고.
▷ 정세현 : 대화에 방점이 찍힌 거죠. 그러나 대화 이야기만 하면,
▶ 김어준 : 면이 안 서니까.
▷ 정세현 : 얕잡아 보일까 봐서 대결에도 준비를 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금년 1월 달 당대회 할 때는 미국에 대해서는 강대강, 선대선이라는 순서로 이야기를 했어요. 미국이 강하게 나가면 우리도 강하게 나가고, 북한도. 미국이 선하게 나오면 우리도 선하게 나갈 수 있다는 그런 순서로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지금 대화와 대결 순으로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미국이 지금 내놓은 대북정책 기조, 4월 30일 날 발표한 것, 그다음에 5월 20일 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이야기들 보니까 나쁘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도 선대선 원칙의 입장에서 잘해 볼 수 있다, 그런 취지로 해석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어준 : 이게 북한이 위원장 수준의 메시지일 때는 말씀하신 대로 순서도 중요합니까?
▷ 정세현 : 그럼. 위원장의 말이 아니라 북한의 화법에서는 순서도 중요하죠. 단어의 순서. 남북대화 혹은 합의문 만들 때 같은 뜻인 것 같지만 비슷한 말이지만 순서를 어느 단어를 앞으로 넣느냐 가지고도 밤새 씨름할 수 있어요.
▶ 김어준 : 그렇군요. 우리와 감각이 다르군요. 그러니까 이번에 대화를 먼저 이야기했다는 건 대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뜻이다.
▷ 정세현 : 그리고 아마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서 남북 간의 물밑 대화를 했다고 국정원장이 사실 국회에서 보고를 하지 않았어요?
▶ 김어준 : 예, 뭔지는 모르겠지만.
▷ 정세현 : 특히 이제 정상회담 후에 국정원장이 미국을 다녀왔죠. 그 채널을 통해서 북한이 대화 쪽으로 방향을 잡도록 상당히 설득을 잘해 놓은 것 같습니다.
▶ 김어준 : 한미 정상회담이 있었고.
▷ 정세현 : 그러니까 북한이 대화 쪽으로 나올 수 있도록 미국이 사인을 줘야 된다. 성 김이 지금 19일 날 들어왔는데 성 김이 온다는 것은 사전에 예고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다 감안해서 김정은 위원장도 대화와 대결에 다 준비를 해야 된다.
▶ 김어준 : 성 김이 온다는 걸 알고 적절한 시점에 메시지를 낸 건데, 그런데 어제 보도에 따르면 성 김 대표는 문턱을 낮춘다는 표현을 썼잖아요. 그게 어떤 의미입니까?
▷ 정세현 : 대화의 문턱을 낮춘다고 그랬어요. 낮추는 걸 준비한다. 어저께 밤 뉴스에서 나오던데 아마 제 짐작에는 2019년 2월 27~28일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깨지지 않았습니까?
▶ 김어준 : 결렬됐죠.
▷ 정세현 : 깨질 때 북한이 영변 핵단지를 완전히 폐기하는 대가로 미국이 유엔 대북 제재 중에 민생 경제와 관련된 5개 정도는 풀어 달라는 요구를 했었는데 미국이 그걸 못 들어주겠다 해서 판이 깨졌는데 아마도 그 민생 경제와 관련된 유엔 대북 제재를 풀 수도 있다 하는 정도의 암시를 하면서 그러니까 한번,
▶ 김어준 : 만나 보자.
▷ 정세현 : 판문점이든지. 기왕 한국까지 왔으니까 판문점에서 비대면 대화라도 북쪽의 당국자하고 만날 수 있다는 식의 메시지가 나간다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협상이 잘하면 시작될 수 있다. 시간적으로 그게 7월 11일이 되면 북한과 중국 사이에 동맹조약을 체결한 지 딱 6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60주년이면 60이면 환갑 아니에요? 그러니까 조중동맹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북한과 중국 사이에 뭔가 지금 정상 간의 대화라든지, 방문하기 어렵다면 상징성이 큰 행사를 하면서 미국이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경제적 반대급부를 중국이 사전에 보장하면 미국이 행사할 수 있는 레버리지가 없어지죠. 그걸 시기적으로 미국도 감안을 해 줘야 될 거예요. 왜냐하면 북중 관계의 특수성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어야지 미국이 은혜를 베풀면 북한은 고마워할 것이라는 식으로 착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 김어준 : 그러면 북한이 식량 상황이 좋지 않다는 메시지를 딱 이 시점에 낸 것도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한 거네요.
▷ 정세현 : 우선 첫째는 현실이고. 작년 농사를 태풍 때문에 망쳤어요. 그래서 국제식량기구 같은 데서는 최소한도 135만 톤이 부족할 거라고 지금 추산하고 있는데 그게 금년 먹는데 모자란다는 이야기입니다. 금년에 농사는 시작했는데, 벼 농사를. 그건 이제 가을에 가서 수확을 하게 되어 있고, 그래서 금년에 당장 135만 톤이 모자라고 곧 양식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내년 식량도 걱정이에요. 왜냐하면 작년에 수해가 워낙 크게 쓸고 가면서 여러 군데가 농업 기반이 무너진 것 같아요. 그래서 이걸 복구하느라고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 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아주 특이한 결정을 내렸어요. 전국에 있는 전업주부 14,000명을 황해북도로 보내라.
▶ 김어준 : 전업주부들을.
▷ 정세현 : 전업주부.
▶ 김어준 : 그러니까 가정이 따로 있는데, 집이 있는데 가족은 두고 주부들만.
▷ 정세현 : 주부들만. 경우에 따라서는 애도 데리고 와야 되기 때문에 육아 정책도 특별히 챙겨라. 그러니까 황해북도라는 데가 어디냐 하면 연백평야를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 김어준 : 그러니까 남편은 직장 계속 다니고 떨어질 나이가 안 되는 어린아이가 있으면 아이들까지 데려가서.
▷ 정세현 : 가서 농사짓는데 말하자면 돌봄교실 만들어서 애들은 키워 주고 엄마들은 들에 나가서 논에서 말하자면 피뽑고, 김도 매고 등등. 또 물이 모자라면 물 실어 나르고.
▶ 김어준 : 식량 문제가 워낙 급박하니까.
▷ 정세현 : 아주 절박해요.
▶ 김어준 : 긴급 조치군요, 일종의.
▷ 정세현 : 지금 당장 국무위원장이 쓸 수 있는 비축미도 풀라고 아마 지시를 했을 거예요. 행정명령을 지금 발휘했다고 그러는데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럴 정도로 식량 문제가 절박한데 바로 그것을 한국과 미국이 긴밀하게 협의를 해 가면서 카드로 쓰라 이거예요.
▶ 김어준 : 그러니까 북한이 우리 사정 이러니까 그런 말은 안 했지만 우리와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인데, 그러면 예를 들어서 아까 말씀하신 적어도 민생 식량과 관련된 제재는 풀어 주라, 이런 뜻이.
▷ 정세현 : 그렇죠. 그리고 제재를 풀어 줄 뿐만 아니라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라. 아니, 속담에 쩝하면 입맛이라고 그렇게까지 이야기했으면 말귀를 알아들어야지.
▶ 김어준 : 쩝하면 입맛이라고. 태어나서 처음 들어 보는 표현인데, 쩝하면 입맛이라고. 하여튼 이 정도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했으면 지금 알아듣고 남한과 미국이 그에 상응하는 제스처를 취해 준다면 대화는 풀려 갈 것이다.
▷ 정세현 : 그렇죠. 그러니까 이번에 당 전원회의에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경제 문제, 특히 농업 문제, 식량 문제에 집중이 됐다는 사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연장이라기보다는 그 결론 비슷한 부분에서 우리는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협조하겠다. 대화와 대결에 다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내보냈다면 대화 그것만 보고,
▶ 김어준 : 말만 하자, 이게 아니라.
▷ 정세현 : 덤빌 것이 아니라 그리고 비핵화를 위해서 문턱을 낮추겠다는 식으로 상징적인 이야기만 하지 말고 바로 2019년 2월 말에 북한이 내놨던 요구, 그것을 거기서부터 새로 시작한다 하는 정도의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는 식으로 시작을 하자는 메시지를 보낸다면 북미 협상은 꼭 시작이 될 거고.
▶ 김어준 : 그런데 타이밍이 지금인 이유는 7월 12일이 북한과 중국 관계를 맺은 지 60주년이라.
▷ 정세현 : 동맹조약 체결. 그게 5.16 때문에 생긴 거예요.
▶ 김어준 : 아, 그렇군요. 7월 11일이. 그렇기 때문에 20일 전에 그 메시지를 던진 이유가 그 사이에 한국하고 미국이 북한을 향해서 구체적인 액션을 취해 줘라. 메시지를 줘라.
▷ 정세현 : 먹는 문제와 관련해서 뭔가 지금 메시지가 나와야 되고 행동이 옮겨져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족한 부분을 중국이 메꿔 버릴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미국의 대북 영향력, 남한의 대북 영향력은 그렇게 기대할 수가 없죠.
▶ 김어준 : 대화의 물꼬를 틀 혹은 협상의 카드가 될 게 니네도 줄어든다, 이런 메시지가 동시에 담긴 거군요.
▷ 정세현 : 네.
▶ 김어준 : 시점을 굳이 이때 딱 정한 거군요, 그러면.
▷ 정세현 : 다 짜고 치는 거지.
▶ 김어준 : 그러니까. 북한이 특히 그런 게 민감하다면서요.
▷ 정세현 : 그런 게 탁월해요. 타이밍 선택하는 데.
▶ 김어준 : 또 한 가지 그럼 여쭤볼 것이 백신 관련해서 북한은 물론 북한에 코로나가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영원히 문을 닫고 살 수는 없으니까, 거기도. 당연히 백신을 확보하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있을 텐데 그런데 지금까지는 중국 백신도 안받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민생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때 패키지로 민생이라고 하면 당연히 사실은 건강 문제도 들어가는 건데 이때 미국에서 백신이 같이 들어간다든가, 쌀과 함께. 이런 것도 하나의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요?
▷ 정세현 : 시노팜을 믿지를 않아요.
▶ 김어준 : 중국 시노팜을.
▷ 정세현 : 성능이 그렇게 좋지 않다고 하는 평가 때문에 그런지.
▶ 김어준 : 북한에서는 중국 시노팜을 믿지 않고.
▷ 정세현 : 그런데 이제 그것보다 더 주목해야 될 대목은 WHO가 보낸 코백스도 지금,
▶ 김어준 : 안 받는다고.
▷ 정세현 : 못 받는 거죠, 지금. 문 잘못 열었다가는 퍼질까 봐. 그런데 미국이 기술적으로 그걸 어떻게 잘할지는 지켜봐야 되지만 미제를 준다고 하면 아마 달라질 겁니다.
▶ 김어준 : 미제를 준다고 하면.
▷ 정세현 : 북한 사람들은 미국 욕하면서도 미제는 좋아해요.
▶ 김어준 : 그러니까 한편에서는 식량, 한편에서는 미제면 화이자 같은 건데.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 같이 들어간다면 그게 전환점이 크게 될 수도 있겠네요.
▷ 정세현 : 그렇게 되면 미국이 북한을 다루기가 쉬워질 겁니다.
▶ 김어준 : 알겠습니다. 이제 뉴스가 다 이해됐고요. 장관님 들어가실 시간이 됐네요. 궁금한 것이 다 풀렸기 때문에. 성 김 미국 특별대표가 떠날 때 특별히 성명을 내지는 않겠지만 지금 이야기한 것들이 다 테이블 위에 올라가 있겠죠?
▷ 정세현 : 글쎄요. 그 정도는 준비하고 있지 않겠어요?
▶ 김어준 :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한반도의 현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정세현 수석부의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세현 :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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