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2공장]
문 대통령-김 위원장, 4월부터 친서 교환..
남북통신선 복원의 의미와 회담 전망은?
- 정세현 수석부의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 김어준 : 어제 오전 10시에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복구됐습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정세현 수석부의장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세현 : 예, 안녕하십니까.
▶ 김어준 : 이게 전화 통화 하려고 복원하는 건 아니잖아요.
▷ 정세현 : 물론이죠.
▶ 김어준 : 복원해서 뭘 하려고 하는 것 아닙니까, 그 뒤에? 그렇죠?
▷ 정세현 : 그렇죠. 그러니까 그동안 남북 관계가 표면적으로는 꽁꽁 얼어붙어 있었는데 지난 4월부터 꾸준히 노력을 남북 간에 대통령과 저쪽 국무위원장 사이에 친서를 교환하고 한 끝에 3개월 만에 통신선을 복원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니까 남북 관계가 얼어붙은 줄 알았더니 얼음장 밑으로 봄이 좀 오고 있었던 거예요.
▶ 김어준 : 4월이라고 하면 한미 정상회담 가기 직전, 이 정도쯤 되겠네요.
▷ 정세현 : 그렇죠.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어차피 북한 이야기를 하게 되어 있는데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를 미국에 전달할 것인가. 북한의 의사 같은 것을.
▶ 김어준 : 북한이 원하는 건 뭐냐, 우리가 물어보고.
▷ 정세현 : 그렇지. 미국이 뭘 해 주기를 바라는가, 그걸 위해서 한국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런 걸 가늠하려면 대화를 시작해야 되고 그리고 그 연장 선상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5월 21일 날 잘 끝났죠.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간의 대화와 관여 그리고 협력을 적극 지지한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 김어준 : 관여, 지지 이게 중요하다고 그때 말씀하셨는데.
▷ 정세현 : 그런데 그게 지금 지나고 보니까 그냥 한미 간에 조율을 통해서만 나온 것이 아니라 남북 간에 물밑 대화를 했던 것을 한미 간에 조율 과정에서 반영을 한 결과라고 해석이 됩니다.
▶ 김어준 : 그때 가서 말 안 할 거면 친서를 그동안 주고받았을 이유가 없는 거죠.
▷ 정세현 : 그렇죠.
▶ 김어준 : 그러니까 가기 전에 친서를 주고받고 북한 문제를 한미 정상회담 때 이야기 나누고 다시 돌아와서 또 친서 주고받고. 이런 거겠죠?
▷ 정세현 : 그러면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친서를 교환하다가 우리끼리도 뭔가 지금 다시 이야기를 시작해야 되는 것 아니냐. 그러려면 작년 6월 9일 날인가? 그렇지. 6월 9일 날 김여정 부부장이 아주 독한 소리를 하면서 중단시켰던 남북 간의 통신연락선을 완전히 복원하는 날을 그냥 아무 날이나 잡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합의는 지난 주말에 됐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굳이 7월 27일, 말하자면 휴전협정이 된 날로 택해서 발표한 것을 보면 이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 남북 관계를 군사적으로도 긴장 완화를 해 나가자 하는 그런 쌍방향 의지가 반영된 것 같습니다.
▶ 김어준 : 그러면 정상끼리는 우리는 몰랐지만 친서를 여러 번 주고받았다고 하고 그러고 나서 어느 정도 무르익었다고 생각하니까 전화선 연결을 하는 것이고, 전화선만 연결해서는 뭔가 진척이 이루어질 수 없고 무슨 회담을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고위급 회담이나.
▷ 정세현 : 그런데 전화선 연결을 동의한 거죠, 북한이. 우리는 끊임없이 촉구를 했는데 북한이 드디어 동의를 해 온 건데, 그게 동의를 하게 된 배경이 뭐냐. 국제 정치적인 원인에 의해서 북한이 이렇게 나온 것이냐. 말하자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청신호가 있기 때문에 전초전으로 합의해 나온 것이냐. 아니면 내부적으로 무슨 원인이 있는 것이냐.
▶ 김어준 : 한 발 남북이 먼저 가는 거냐.
▷ 정세현 : 내부적인 원인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북한의 보도 매체들을 보면 노동신문이나 중앙통신이나 이런 걸 보면 농사 걱정을 굉장히 많이 해요.
▶ 김어준 : 식량 문제는 작년부터 말씀하셨죠.
▷ 정세현 : 예. 비는 안 오고 폭염만 내리쬐고 있는데 말하자면 논에 심어 놓은 모가, 벼가 타들어 가는 정도로 기후 조건이 안 좋은 것 같고 또 노동신문에서 직접 제가 본 것 같은데, 옥수수의 껍질이 노랗게 타 버렸어요. 그러면 그 옥수수 못 먹습니다. 제대로 자라지 못하지. 그러니까 금년 식량 문제가 아주 심각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풀어 줄 수 있는 상대는 결국 남쪽밖에 없다. 그러면 북쪽이 남쪽이 계속 통일부장관을 비롯해서 계속 뭘 하자고 하는데 거기에 호응을 해 주면서 내북 문제도 풀고. 식량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체제가 흔들릴 수 있어요.
▶ 김어준 : 그러니까 지금 지난 5월에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여와 협력을 지지한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그랬는데.
▷ 정세현 : 바로 그 협력이에요, 지금.
▶ 김어준 : 그러니까 남북이 먼저 뭘 하면 미국이 지지한다는 것 아닙니까?
▷ 정세현 : 남북이 먼저 협력을 해 가면서 그러면서 북한과의 관계를 긴밀하게 만들어서, 관여죠. 이걸 통해서 북미 대화를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초도 깔아 주고.
▶ 김어준 : 그러면 그때 자기가 등장하겠다는 거잖아요.
▷ 정세현 : 그렇죠. 그렇게 봐야 될 것 같아요.
▶ 김어준 : 지난 트럼프 대통령 때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뭘 하기 전에는 남북이 뭘 하지 말라는 거였잖습니까?
▷ 정세현 : 그랬었죠. 워킹그룹을 통해서. 그런데 다행히 워킹그룹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우리 정부가. 벗어나서 남북이 먼저 협력을 하는 모양새를 만들고 그리고 그걸 토대로 해서 북미 간의 대화로 건너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는 그런 순서를 잡았고, 그것이 한미 간에 아마 합의가 되지 않았나. 문제는 지금 7월 27일 날 발표를 해 놨지만, 통신선 완전 복원이라고. 앞으로 8월 15일 8.15 경축식이 끝나고 나면 정례적인 축의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되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 김어준 : 그런데 코로나 상황 때문에 할 수 있으려나.
▷ 정세현 : 아니, 코로나 문제가 아니라 그게 CPX 훈련이니까 코로나와 큰 관련 없이 할 수는 있어요. 도상훈련이기 때문에. 기동훈련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데 지금 한미 연합훈련이라고 하면 기동훈련이 됐건 도상훈련이 됐건 북한은 경기를 일으켜요.
▶ 김어준 : 여러 번 말씀하셨죠.
▷ 정세현 : 예. 그래서 지금 통신선 복원해 놓고 한 달도 못 된 시점에 다시 한미 연합훈련 문제로 판이 다시 흔들리거나 깨질 가능성이 있는데.
▶ 김어준 : 그 부분에 대해 전향적 조치를 해야 된다?
▷ 정세현 :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까 설마 그런 데 대한 대비책 없이 7월 27일 날 발표했겠는가. 한미 간에 이미 조율이 좀 되지 않았는가. 다만 이걸 어느 시점에 한미 연합훈련이 금년 가을 훈련 중단한다는 것을 발표할 것인지 그걸 조율 중에 있지 않은가 하는 그런 막연한 감입니다. 일종의 이런 문제를 오래 했던 사람의 촉이라고 합니까? 뭔가 있을 것 같아요.
▶ 김어준 : 촉 이상의 뭔가 있으실 것 같은데. 그런데 며칠 전에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도 왔다 가지 않았습니까? 다 연결된 이야기지 않나요?
▷ 정세현 : 그렇죠. 웬디 셔먼이 지난주 21일 날, 22일 날 왔다 갔었죠.
▶ 김어준 : 대통령도 만나고.
▷ 정세현 : 네, 대통령도 만났고. 그때 이야기는 좀 있었겠지만 사실 그전에 실무적으로 한미 간에 백악관 NSC와 여기 우리 국가안보실과 사전 조율이 있었을 거고, 웬디 셔먼도 그 흐름은 알고 있었을 거예요.
▶ 김어준 : 그러면 그다음은 이제 진도가 나가야 되는데 우리 고위급 실무회담 이런 것 안 합니까?
▷ 정세현 : 고위급 실무회담이 이야기가 지금 슬슬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오늘 아침 신문 보니까 국가안보실장이나 국정원장이 나서고 저쪽에서는 김여정 또는 김영철이 나오는 그런 고위급 회담을 해야 된다고 하는데 이럴 때를 대비해서 통일부가 꾸준하게 준비를 해 왔었습니다. 남북 장관급 회담, 통일부 장관도 고위급이에요. 통일부장관이나 안보실장이나 국정원장이나 똑같은 장관급인데 통일부가 지금 일을 해야 되는 시점이 왔습니다. 그러니까 괜히 남북 관계 맥락도 모르고 국정원이 나서야 된다느니 또는 국가안보실이 직접 나서야 된다느니 그런 이야기는 안 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국정원이나 안보실은 막후에서 일을 하는 데입니다.
▶ 김어준 : 알겠습니다. 통일부가 나서야 된다. 그런데 지금 전체적으로 보자면 다른 사안 현안들도 다 다루겠지만 북한의 아주 시급한 현안은 식량 문제라 그 안에 식량 문제가 꼭 있어야 된다는 건데, 식량을 어떻게 지원합니까?
▷ 정세현 : 그동안 식량 지원은 배에다 싣고 가서 인도해 주고 그다음에 하역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돌아왔었는데 비대면 지원 방식을 한번 고민해 봐야 돼요. 주긴 줘야 돼요. 왜냐하면 작년 농사도 망쳤어요, 태풍 때문에. 그런데 금년 농사도 지금 뙤약볕 때문에 지금 작물이 시들어 가고.
▶ 김어준 : 그 이야기는 작년부터 내내 하셨어요. 식량 문제가 생길 것이다.
▷ 정세현 : 식량 문제를 해결해 줄 데는 남쪽밖에 없어요. 그다음에 또 하나, 의약품. 자기들이 이야기를 했어요. 의약품 그다음에 먹는 물의 위생 문제가 있다. 식수의 위생 문제가 있고, 의약품 문제가 있고, 식량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보도를 많이 했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남쪽이 이런 걸 다 판독을 해서 알아서 좀 도울 수 있는 방법도 연구를 해 봐 하는 그런 이야기예요. 그러니까 화상회의를 통해서, 통일부에 화상 회의장이 잘 준비되어 있어요. 그걸 통해서 대화를 해서.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 많습니다, 북쪽이. 코로나에 대한 공포 없이 물건을 북쪽에 전달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됩니다. 방법을 연구하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 김어준 : 가장 기본이 되는 식량과 위생에 관한 이야기를 했으니까. 인간 삶의 가장 기본 조건 아닙니까? 식량과 위생이라는 게.
▷ 정세현 : 그렇죠.
▶ 김어준 : 그런데 이걸 대놓고 말하기는 그렇고 우리가 이 정도면 알아서. 과거에도 그랬다면서요. 알아서 가늠해서.
▷ 정세현 : 그럼. 더구나 지난 며칠 전에 유엔에 보고서를 내지 않았어요?
▶ 김어준 : 못 봤습니다, 저는.
▷ 정세현 : 공장장이야 하도 관심 영역이 넓으니까 못 봤겠지만 우리는 그것만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유엔에서 식량 사정에 대한 보고서를 냈어요. 식량 사정의 보고서를 냈는데 그 정도 되면 굉장히 다급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이번에 통신선 복원의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으리라고 봅니다.
▶ 김어준 : 통신선이라는 게 몇 가닥 있지 않습니까?
▷ 정세현 : 예. 통일부가 관리하는 판문점 라인이 있고 그다음에 국방부가 관리하는 군사통신선 라인이 있고 또 국정원도 라인 하나 가지고 있고 그런데 지금 국정원 라인은 그동안 물밑 대화용으로 작동이 됐던 것 같아요.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았어요. 통일부 라인과 국방부 것이 끊어졌었는데 그것이 완전 복원됐다.
▶ 김어준 : 그리고 복원되면 하루에 2번씩 전화 통화를.
▷ 정세현 : 그건 개시 통화. 9시에 출근해서, 오늘 별일 없죠? 날씨 그쪽은 어떻습니까? 이런 정도 대화를 주고받고 그다음에 중간에 서로 상부의 지시에 의해서 상대방에게 전달할 일이 있으면 그때 또 전화 돌려서 이러이러한 일이 있으니까 문서 교환 방식으로 문제를 이야기합시다.
▶ 김어준 : 하루에 두 번씩 꼭 한다면서요.
▷ 정세현 : 아니, 그러니까 개시 통화, 마감 통화는 하는데 중간에 이야기할 것 있으면 또 전화 걸면 나와요.
▶ 김어준 : 출퇴근 전화 한 번씩 하고 중간에.
▷ 정세현 : 그렇지. 출근 전화 9시, 퇴근 전화 5시.
▶ 김어준 : 서로.
▷ 정세현 : 판문점에 근무하는 통일부 직원들은 5시 되면 딱 전화하고 퇴근을 해요.
▶ 김어준 : 그렇지만 그건 기본인 것이고 중간에 일이 생기면 여러 번 할 수도 있고. 그 통신선이 다 회복된 것이다.
▷ 정세현 : 그렇죠. 결국 통신선 복원해 놓고 그냥 개시 통화, 마감 통화 이런 것만 하지는 않을 거고 아마도,
▶ 김어준 : 진도가 나갈 것이다.
▷ 정세현 : 북한의 절실한 필요를 충족 시켜 줄 수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를 어떤 수준에서 또 어떤 규모로 할 것이냐 하는 것을 논의할 수밖에 없는데. 지금 추석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두 달 안 남았어요. 추석 때까지 식량 문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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