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3공장] -전화연결
필리핀 역도 영웅, 조국에 사상 첫 금메달 안겨
"열악한 환경에서 만든 기적.. 전 국민 감격"
- 리고베르토 반타 (필리핀 통신원)
▶ 김어준 : 지난 월요일 필리핀 역도 선수 하이딜린 디아스. 필리핀이 올림픽에 참가한 이래 처음으로 97년 만에 역도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지난 8월에 뉴스공장 동네사람들 코너에 출연하셨던, 지금은 필리핀에 계시는 리고베르토 반타 씨 전화 연결 잠깐 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반타 : 안녕하세요.
▶ 김어준 : 언제 필리핀으로 돌아가셨습니까?
▷ 반타 : 제가 작년 10월에 필리핀으로 돌아왔고요. 한국에서 12년 정도 살다가 이제 필리핀에 거주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 김어준 : 아예 필리핀으로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가끔씩 돌아오시는 겁니까?
▷ 반타 : 아예 필리핀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 김어준 : 그렇군요. 제가 이 영상을 보고, 물론 하이딜린 디아스라는 선수가 국가의 지원을 받은 것도 아니고 혼자 힘으로 훈련해서 여기까지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필리핀 분위기도 듣고 싶고 그래서 연결한 건데. 첫 번째 금메달, 저도 어릴 때 기억나거든요. 레슬링에서 양정모 선수가 76년에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을 때 얼마나 우리나라에서 난리가 났는지. 필리핀 분위기는 어때요?
▷ 반타 : 전 국민이 기뻐하고 있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1924년에 필리핀이 올림픽 참가하기 시작하고 나서 97년 만에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정말 사람들은 축제 분위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다만 모여서 축제하는 건 아니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기쁨을 사람들이 많이 나누고 있습니다. 그리고 디아스 선수가 국가 영웅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특히나 시상식 끝나고 소감 중에 우리 필리핀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소감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면서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 김어준 : 저같이 특별히 그 선수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도 울컥하는 대목이 있던데요, 보니까. 금메달 딸 때. 필리핀분들도 울컥하고 눈물을 흘린 분들도 꽤 많았겠어요. 그렇죠?
▷ 반타 : 그렇죠. 특히나 시상식에서 국가가 나오면서 눈물 흘렸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특히나 봉쇄령이라든가 야간통행금지라든가 이런 것들을 하면서 TV에서 시상식을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하더라고요.
▶ 김어준 : 그러니까요. 저희도 IMF 때 박세리 선수의 한 타라든가 박찬호 선수의 활약이라든가 한 선수의 활약이 큰 국가 전체에 위로가 될 때가 있죠. 지금 그런 거죠, 필리핀 국민들에게?
▷ 반타 : 예.
▶ 김어준 : 디아스 선수는 어떤 선수입니까? 개인사는 어때요? 짧게 설명해 주시면.
▷ 반타 : 기본적으로 디아스 선수는 군인이시고요. 직업군인이신데 직업군인을 선택했던 이유가 가난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굉장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라서 성장 과정에서 가족이 마실 수 있는 식수를 들고 수백 미터를 걸어왔던 경험도 전해 왔고요. 그리고 그 물통을 가볍게 들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사촌 언니들과 동생들이 역도를 하는 걸 보고 역도 운동을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본인이 가장 역할을 해야 됐기 때문에 대회에서 받는 보상 때문에 계속 운동을 그만두지 못했다고 알려졌습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디아스 선수가 어린 시절에 어려워서 가족들이 마실 식수를 40리터씩 지고 어릴 때부터 걸어 다녔어야 했는데, 그 물통을 어떻게 하면 가볍게 들까 고민하다가 역도까지 이어졌다. 이런 스토리 아닙니까?
▷ 반타 : 예, 맞습니다.
▶ 김어준 : 그리고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부상을 했을 때도 운동을 그만두지 못했다. 그리고 제가 외신 기사를 뒤지다 보니까 훈련 경비가 부족해서 본인이 직접 후원자를 찾아다녔다고요?
▷ 반타 : 예, 그런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이 선수들이 항상 호소하는 것이 국가 차원에서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호소하고 있었고요. 그리고 디아스 선수도 그런 어려움을 기억했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직접 대기업과 후원자 등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금전적인 지원을 요청했어야 되는 그런 상황이었고요. 게다가 정치적인 견제도 받아야 했고, 일부 시민들의 비판 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금전적인 지원을 받기가 너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본인이 훈련을 시행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걸 이겨 내서 희망의 아이콘이 됐죠.
▶ 김어준 : 이건 약간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이긴 합니다. 시사 방송이 아니라서 간단하게 여쭤보자면, 왜 두테르테 대통령의 블랙리스트에 이 선수가 오른 거죠, 2년 전에?
▷ 반타 : 글쎄요. 아마 소셜미디어상에서 어떤 현 정부에 비판하는 사람이 디아스 선수의 팬이기도 해서 이렇게 연결됐다고 하던데요. 다만 디아스 선수가 본인이 연결된 사람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래도 일부 시민들이, 특히나 정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아직 디아스 선수가 현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좀 있더라고요.
▶ 김어준 :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두테르테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이 디아스 선수 SNS를 팔로했고 그 인연으로 블랙리스트까지 가게 됐다, 이런 내용이네요.
▷ 반타 :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오해가 오해를 낳았죠.
▶ 김어준 : 그러니까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비판자는 디아스 선수의 팬이었을 뿐인데 혹시 디아스 선수가 직접 정부 비판자가 아니냐. 그래서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2년 전부터 이 일로 고생을 좀 했다, 이런 이야기네요.
▷ 반타 : 그렇죠. 그래서 직접 선수도 본인이 연결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여러 번 해명했고요. 그리고 본인도 공무원, 어떻게 보면 공무원인데 현 정부를 비판할 그런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 해명도 해 왔었습니다.
▶ 김어준 : 알겠습니다. 필리핀 소식 어떤지 궁금해서 한번 여쭤봤습니다. 첫 번째 금메달을 거의 100년 만에 땄으니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반타 : 감사합니다.
▶ 김어준 : 필리핀의 리고베르토 반타 씨였습니다. 저보다 발음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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