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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상업광고 촬영에 문화재 훼손

메디아 2022. 8. 2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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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1공장] - 전화연결 

상업광고 촬영에 문화재 훼손까지.. 

"청와대 활용은 처음부터 졸속 처리"

- 탁현민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

 

 

 

 

 

▶ 김어준 : 대통령 집무실 이전 100일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청와대를 배경으로 하는 상업 광고, 패션 화보 등등이 논란이 됐어요. 이 문제 짚어 보겠습니다. 탁현민 전 청와대 비서관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탁현민 : 네, 안녕하세요.

 

▶ 김어준 : 어제 본인이 SNS에 이 결정, 용산으로 이전, 이 결정 자체가 실패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는데 핵심 사유가 뭡니까?

 

▷ 탁현민 : 핵심이라고 하기보다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이미 우리가 다 목도하고 있듯이 애초에 청와대 이전 혹은 청와대 폐쇄와 관련한 현황 파악도 제대로 안 됐고 그 이후의 계획 수립 과정도 문제가 있었고 당연히 공론화 과정은 없었고 그다음에 폐쇄 이후에 새 공간을 조성하는 것도 문제고 그리고 그 공간을 운영하는 방안도 계속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까? 그 모든 과정 전체가 올바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 김어준 : 이전 당시 제일 먼저 내세웠던 이유가 청와대 본관과 비서동이 분리돼서 대통령과 참모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 이런 이유를 들었거든요. 그런데,

 

▷ 탁현민 : 네, 맞습니다. 제가 그때 처음 기억하는 게 당시에 아마 김은혜 대변인이 그 당시에도 아마 인수위 대변인인가 그런 역할로 있었을 거고 청와대 폐쇄와 관련한 첫 번째 멘트가 그거였죠. “대통령과 보좌진이 거리가 멀어서 함께 근무할 수가 없다. 그러니 함께 근무할 수 있는 곳으로 옮기겠다.”라는 게 첫 번째 제 기억 속에 첫 번째 이유였는데, 실제로 윤석열 당선인이 청와대에 대통령 초청으로 와서 정말 모르더라고요. 대통령의 집무실이 그렇지 않고 보좌진과 같이 붙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더라고요. 그러니까 적어도 청와대가 어떤 상태인지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거나 아니면 그걸 알고도 인지하고 있지 못했거나 이런 상황으로 보여졌었어요.

 

▶ 김어준 : 그러니까 2층에 비서실이고 3층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 채 이걸 추진했다는 거죠?

 

▷ 탁현민 : 제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방문 때 대통령 집무실이 어디 있냐고 당시 윤석열 당선자가 물었나 보죠?

 

▷ 탁현민 : 예, 그렇게 묻기도 했고 또 아까 말씀드렸듯이 김은혜 대변인이 아예 공개적으로 대통령 집무실과 보좌관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옮겨야 한다고 그걸 사유로 들기도 했었잖아요.

 

▶ 김어준 : 그러니까요. 그걸 제일 첫 사유로 들었는데. 그러면 윤 대통령이 청와대 방문했을 때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을 것 아니에요?

 

▷ 탁현민 : 저희가 설명을 해서 알았죠. 여기가 대통령 집무실이고 그 바로 밑에가 비서실장이 있고 비서관들이 어디에 있다는 걸 설명을 해 드렸습니다.

 

▶ 김어준 : 알고 나서도 계속 추진한 셈인데. 그러면 그 이유가 아니었다는 거죠, 이유가.

 

▷ 탁현민 : 그렇죠. 거기에 아까도 잠깐 언급하셨습니다만 결국은 그 문제부터 시작해서 오늘 언급됐던 대통령 사저에 헬기 이착륙 자체가 안 된다는 문제까지 다 연결이 돼 있는 거예요. 

 

▶ 김어준 : 자, 그런데 이제 그런 비판이 있을 때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청와대 이전 검토하지 않았느냐, 그렇게 되묻거든요. 

 

▷ 탁현민 : 그건 이미 밝혀졌지만 그리고 그 검토한 결과 보고서도 다 나와 있고 청와대 이전 대한 부분은 뭐가 다른 거냐 하면 우리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이전은 대통령의 집무실을 이원화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던 거죠. 청와대를 폐쇄하는 게 아니었어요. 그리고 그조차도 공론화 과정과 여러 가지 국민들의 의견 그다음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상당히 긴 시간 동안 검토한 후에 백지화했었고 이게 적합하지 않다는 최종적인 판단을 했었던 거고요. 그래서 그걸 같이 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상당히 적절하지 않은 거죠. 

 

▶ 김어준 : 그러니까 그 당시 계획은 청와대를 완전히 폐쇄하는 게 아니라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는, 이원화하는,

 

▷ 탁현민 : 청와대를 폐쇄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던 거예요,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 발생하고 있는 이런 문제들이 다 예견됐던 문제들이기 때문에.

 

▶ 김어준 : 그때 의전이나 경호나 보안 이런 문제가 그때도 다 검토됐다는 거죠?

 

▷ 탁현민 :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 반대를 했던 거고, 대통령 입장이나 정부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도 있었죠. 왜냐하면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었으니까. 하지만 그 부담보다 실제로 벌어질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라든지 다른 여러 가지 문제들이 더 심각하기 때문에 국민들께 사과하고 백지화하고 그리고 다시 청와대를 개방하는 방향으로, 좀 더 개방하는 방향으로 옮겼던 거죠, 무게 중심을.

 

▶ 김어준 : 자, 그래서 그 당시는 집무실만 옮기려고 했는데도 의전이나 경호나 보안 등등의 여러 문제로 옮기지 못했는데 이번은 이제 옮기고 났더니 이런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죠. 의전이나 경호나 보안에서.

 

▷ 탁현민 : 그렇죠.

 

▶ 김어준 : 그런데 최근에 다시 이 문제가 불거진 게 문화재청이 보그지와 콜라보를 했겠죠. 해서 패션 화보 촬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화보 촬영에 대해서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낀다’ 그런 표현을 많이 하거든요. 

 

▷ 탁현민 : 저는 어제도 말씀드렸고 제가 썼던 SNS 글에도 그렇지만 저는 한혜진 씨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해요, 모델은. 또 보그코리아도 화보를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공간에서. 다만 문제는 뭐냐 하면 정부의 미숙함으로 인해서 어떤 예술인들이나 혹은 집단들의 평판에 해를 자꾸 끼치는 거예요. 그리고 그 설명도 정확하지가 않아요. 이를테면 어제 해명 같은 경우에 “한복을 알리기 위해서 한복을 찍었다.” 이렇게 이제 설명을 하던데, 아주 솔직하지 못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 결과물들을 실제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한복만 찍은 게 아니에요. 다른 여러 가지 복장들을 다 갖추고 있고 또 심지어는 일본의 아방가르드 대표 디자인인 류노스케 오카자키라는 사람의 작품도 그 안에 있어요. 그런 것들을 자꾸 숨기는 거예요. 그리고 그 과정을 다 알았으면 여러 가지 다양한 검토들을 했었어야 할 텐데 그런 검토 없이 자꾸만 무리하게 개방 행사 혹은 사람들을 초청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려고 하는 거죠. 

 

▶ 김어준 : 그러니까 청와대가 이제는 청와대가 아니라 이렇게 화보 촬영지 또는 일반인들이 가서 그럴 수 있는 과거에 창경궁이 창경원이 된 것처럼 그렇게 지위가 달라졌다는 걸 자꾸 보여 주려고 한다는 거죠, 의도가?

 

▷ 탁현민 : 그러니까 지금 청와대, 그분들 표현대로 이미 개방돼 있던 청와대를 전면 개방이라는 허울 아래에 국민들께 돌려 드린다는 상당히 요상한 표현으로 해 놓고 나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니 이분들 입장에서는 어쨌든 청와대 이전의 당위를 계속해서 설명하는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설명이 잘 안 되니 결국은 많은 사람들이 청와대를 오가고 있다, 국민들이 좋아한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여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 철저한 검토라든지 어떤 계획을 갖지 못하고 자꾸만 개방 혹은 사람들을 유인할 수 있는 무리한 프로젝트들을 추진하는 거라고 보여진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 김어준 : 창경궁 조성에 빗댄 이유는 뭡니까?

 

▷ 탁현민 : 실제로 문화재청이 이게 관리 주체가 됐다면 이건 문화재라는 거잖아요. 혹은 문화재에 준한 관리가 필요한 시설이라는 거죠. 

 

▶ 김어준 : 그렇죠.

 

▷ 탁현민 : 그러나 그렇다면 저도 의전비서관 시절에 문화재에서 행사를 하려고 여러 번 노력했습니다만 못 했는데, 왜 못 했냐 하면 문화재는 문화재 심사라는 걸 해야 돼요. 그 공간을 사용하려면. 그렇게 하지 않고 자기들 임의대로 어떤 기준 없이 마구 사용을 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 창경궁에 빗댄 이유는 그 당시에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일종의 격하시키면서 그 이유를 궁중에 대한 어떤 숙청 작업 그다음에 궁전의 조경과 동식물원을 신설해야 어떤 백성들이 많이 그 공간을 찾을 수 있다는 이런 의도를 가지고 했던 거였거든요, 당시의 배경에는. 그런 것과 유사하게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이전 권력을 격하시키기 위한 노력 중에 하나다, 이렇게 이해하신 것 같은데. 연결한 김에, 청와대를 이제 완전히 폐쇄해 버렸으니까, 청와대 폐쇄라고 표현해야 되나요? 개방이라고 표현해야 되나요? 

 

▷ 탁현민 : 개방이라는 표현은 저는 상당히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 그리고 심지어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에도 지속적으로 확대 개방돼 왔고요. 그것을 윤석열 정부에서 청와대를 폐쇄하면서 그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모른 채 그냥 방치한 거죠.

 

▶ 김어준 : 계획 없이.

 

▷ 탁현민 : 동네에 근린공원 하나를 만들더라도 그 근린공원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계획이 있고 그다음에 공원을 조성하잖아요. 이번 정권은 자기들 스스로 문화재청이 관리할 정도의 준문화재급의 그 시설을 일단은 개방을 해 놓고 그다음에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고 있는 거예요. 그 고민의 심도도 깊지도 못하고.

 

▶ 김어준 : 그래서 청와대의 정상적인 기능들을 폐쇄했다, 이렇게 표현하시는 거고. 의전비서관이시니까 연결한 김에, 최근에 이제 용산 집무실에서 이뤄졌던 여러 가지 행사들이 있지 않습니까? 문재인 정부 시절에 결국 이전을 못 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다른 이유도 있지만 의전의 문제도 있었다고 했는데 용산 집무실에서 이루어졌던 행사 의전들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 탁현민 : 그러니까 어떤 행사든 그 행사의 품격에 맞도록 공간이 조성이 돼야 되거든요. 그런데 공간 조성은 그때그때마다 할 수 없잖아요. 한 번 해 놓으면 오랫동안 사용해야 하고. 청와대 폐쇄로 일어난 연쇄 효과 중에 가장 제가 해 왔던 일과 연결돼서 가슴 아픈 부분인데, 새로 공간을 조성한다고 하면 거기에 어떤 의미, 어떤 규모, 어떤 상징을 담을 것인지는 상당히 긴 시간 동안 논의가 돼서 만들어야 해요. 그래야 오래 사용할 수 있고 또 그것이 적게는 국내, 넓게는 해외, 국제적으로도 보여지잖아요. 그런데 어떤 행사를 해도 지금은 그런 모습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게 좀 안타깝죠.

 

▶ 김어준 : 가장 최근 행사가 광복절 경축식이었는데 그거 하나만 특정해서 이야기해 보자면 어땠어요?

 

탁현민 : 광복절 기념식은 보신 분들이 직관적으로 느꼈듯이 상당히 옹색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도 이유가 있죠. 결국은 광복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경축식인데 경축식을 용산 앞마당에서 했단 말이에요. 얼마 전까지 그냥 국방부 앞 연병장이었어요. 아무 의미도 없고 아무 상징도 없고 아무 미래 지향성도 없는 곳이죠. 거기에 잔디 위에 트러스 구조물을 설치해 놓고 한 이유는 딱 하나죠. 우리는 용산 시대를 연다. 그런데 광복절과 그게 맞는 메시지일지도 잘 모르겠고 또 거기에서 굳이 한 이유는 용산 시대라는 것을 부각하기 위한 그리고 또 실제 당일 방영됐던 광복절 영상에서조차도 용산 이전의 당위성만을 설명하고 있잖아요. 그런 건 한마디로 정리하면 광복절을 용산 이전의 당위성에 이용한 거죠.

 

▶ 김어준 :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앞으로 미술관으로 활용하겠다. 부인 김건희 씨가 그런 의지가 있나 보던데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계획은 어떻게 보세요?

 

▷ 탁현민 : 아, 진짜 미술관도 참 답답한 게 미술관이라면 현대 미술관이냐 아니면 근대 미술관이냐 아니면 어떤 콘셉트의 미술관이냐가 먼저 나와야죠. 그냥 작품만 갖다 놓는다고 그게 미술관이 됩니까? 지금 미술관으로 활용하겠다는 이유는 딱 하나예요. 그 공간을 유지한 채 빨리 무엇인가 사람들을 유입할 수 있는 방법, 그것으로 고민을 하다 보니 미술관밖에 없는 거예요. 왜 미술관이 거기 들어가야 되는지 그리고 어떤 미술관이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건지, 어떤 미술관이 그 공간과 가장 어울리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냥 미술관, 이런 식으로 하니까 자꾸 청와대가 갖고 있는 상징성과 역사성이 사라진다고 안타까워하고 있는 겁니다.

 

▶ 김어준 :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탁현민 : 예.

 

▶ 김어준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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