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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뉴스공장│1차 퇴소 우한 교민 인터뷰 "시민 배려에 감사"(박승현)

메디아 2020. 2. 1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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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뉴스공장│1차 퇴소 우한 교민 인터뷰 "시민 배려에 감사"(박승현)

 

 

 

[ 잠깐만 인터뷰 ]

1차 우한 교민 퇴소, “시민 배려에 감사...한국인이라는 자긍심 느껴”

- 박승현 씨 (중국 우한대학교 유학생)

  

▶ 김어준 : 우한에 있을 때부터 뉴스공장과 인터뷰를 했던 분입니다. 이번에 지난 토요일에 퇴소했습니다. 우한대학교 유학생 박승현 씨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승현 : 안녕하세요. 

  

▶ 김어준 : 목소리로만 들었을 땐 아주 왜소할 줄 알았는데. 고생하셨습니다. 

  

▷ 박승현 : 네, 감사합니다. 

  

▶ 김어준 : 저희가 직접 모신 이유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아요. 그렇죠? 이거는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거든요. 이런 초대형 재난도 사실 겪어본 사람이 드물지만, 거기서 전세기를 타고 돌아오고, 돌아온 다음에 14일간 격리되고 그 경험 전체가 평생 겪기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소회가 있을 것 같아서, 우선 원래 아산, 진천 쪽에 초기에 말들이 많았잖아요, 못 온다고. 거기 계시다가 결국 아산에 계셨었죠? 

  

▷ 박승현 : 네, 아산에 있었어요. 

  

▶ 김어준 : 있었다가 나오셨는데, 그 지역 시민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십니까? 

  

▷ 박승현 :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고 얼굴도 모르고 친분도 없는데 가족처럼 품어주시고 또 응원해 주셔서 정말 큰 위로가 됐고요. 또 퇴소할 때 많은 분들이 밖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손을 흔들어 주셨는데, 

  

▶ 김어준 : 주민들이? 

  

▷ 박승현 : 그때 너무 감동을 받았어요. 

  

▶ 김어준 : 이런 일을 겪고 나면 국가가 존재하는구나 이런 걸 처음으로 느낀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런 점에서는 할 말 없습니까? 

  

▷ 박승현 : 제가 오랫동안 외국에서 생활해서 한 번도 한국인이라는 소속감을 느꼈던 적이 별로 없는데, 이번 일을 통해서 정말 국민의 약간 자긍심을 느끼고, 한국을 위해서 더 훌륭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김어준 : 한국을 위해서 훌륭하게 살아야 되겠다.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특히 그런 걸 느끼더라고요. 저도 퇴소한 분들이 남긴 글들 좀 읽어봤는데, 국가가 존재하는구나. 그러라고 하는 국가죠. 전공이 뭡니까? 

  

▷ 박승현 : 저는 경영학과 전공하고 있어요. 

  

▶ 김어준 : 그래요? 우한대가 제가 알기로는 중국의 명문대로 알고 있어요. 그렇죠? 

  

▷ 박승현 : 네. 

  

▶ 김어준 : 그런데 이런 일을 겪고 나면 우한이 거의 바이러스와 동급인 단어로 취급을 당하고 우한에 있는 우한 중국인들도, 그리고 거기 터전을 잡고 거기서 살아갔던 교민들이나 유학생들 다 괴롭겠어요, 마음이 아프고. 

  

▷ 박승현 : 네. 이제는 학교 홈페이지에서도 학생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우한대 명성이 떨어지면 어떡하냐 이런 문의 글도 굉장히 많았고요. 그다음에, 그렇죠. 우한 폐렴이라고 계속 사람들이 부르니까 우한에 대한, 

  

▶ 김어준 : 우한폐렴은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보수매체 밖에 안 불러요, 그렇게. 어쨌든 그렇게. 

  

▷ 박승현 : 그래서 우한에 대한 인식이 떨어질까 봐 이제는 다들 걱정을 하고 계시죠. 

  

▶ 김어준 : 나빠질까 봐. 지금 우한에 남아있는,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들하고도 연락을 하고 있죠?

  

▷ 박승현 : 네, 북한 사람들이 제일 많이 있고요. 그다음에 라오스 애들도 있고, 아프리카 애들은 이제는 돌아가지 못해서 남아있는데, 

  

▶ 김어준 : 전세기가 안 와서? 

  

▷ 박승현 : 네, 가끔씩 연락을 하고 있어요. 

  

▶ 김어준 : 뭐라고 합니까? 상황이 어떻대요? 

  

▷ 박승현 : 집에 너무 가고 싶고, 지금 기숙사를 통제를 해서 아예 나가지를 못해요. 그래서 학교에서 배식하는 급식을 먹고, 필요한 건 배달을 받으면서 생활을 하는데 걸어다니고 싶다고 계속 이렇게 말을 하고 있어요. 

  

▶ 김어준 : 방에서만 있어야 됩니까, 거기서도? 거기도 그냥 완전 자가격리나 마찬가지로 격리네요? 

  

▷ 박승현 : 네, 아예 밖에 못 나가게 다 통제하고 있어요. 

  

▶ 김어준 : 아예? 벌써 한 달 가까이 다 돼 가고 있는데?

  

▷ 박승현 : 우한뿐만 아니라 거의 중국 전국적으로 다 밖에 못 나가고 있어요, 친구들이. 

  

▶ 김어준 : 그래요? 기숙사 안에서 밖으로 못 나간다? 그런데 먹을 건 학교에서 그냥 갖다 준다, 이렇게? 

  

▷ 박승현 : 네. 

  

▶ 김어준 : 언제까지 그런답니까? 아직 발표가 없대요? 

  

▷ 박승현 : 네. 한국은 한 일주일 정도 연기된다 했는데 중국은 며칠에 개학한다는 말을 아예 안 했고, 그냥, 

  

▶ 김어준 : 개학 자체에 대한 공지가 없어요, 아예? 언제 한다, 2주 연기한다, 한 달 후다 이런 것도 아예 없고? 

  

▷ 박승현 : 네, 괜찮아지면 그때 통지를 하겠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 김어준 : 그냥 하염없네요, 거기 있는 분들은? 2주 동안 격리됐었잖아요. 그 안에 계신 분들만 공유했던 여러 가지 감정들이 있을 텐데, 그 안에 의사선생님 한 분 계셨다면서요? 

  

▷ 박승현 : 네. 심리전문의도 계셨고요 그다음에 가정의학과 의사분들도 계시고, 이렇게 계속 수시로 저희 정신 건강과 육체적인 건강을 다 체크해 주셨어요. 

  

▶ 김어준 : 그 의사분 중에 한 분이 무슨 방송이라고 해야 돼요? 내부방송을 했다면서요? 

  

▷ 박승현 : 네, 오후 3시마다 방송을 하셨는데, 

  

▶ 김어준 : 자체방송이요? 

  

▷ 박승현 : 원래는 약간 명상법이라든가 이런 방송을 하시다가 갑자기 고등학교 방송반처럼 방송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포스트잇, 

  

▶ 김어준 : 사연 받고 그랬어요? 

  

▷ 박승현 : 네, 포스트잇에다가 사연을 적어서 문 밖에 붙여놓으면, 

  

▶ 김어준 : 신청곡? 

  

▷ 박승현 : 네, 관계자 분들이 사진을 찍어서 읽어드리겠다고 이렇게 말씀을 하셨고, 이제는 사연이 당첨되면 선물도 주시겠다고 말씀하셔서 저는 열심히 사연을 적었어요. 

  

▶ 김어준 : 그래서 본인 사연 나갔어요? 

  

▷ 박승현 : 네. 

  

▶ 김어준 : 선물 뭐 받았습니까? 

  

▷ 박승현 : 밸렌타인데이 때 초콜릿 받았어요. 

  

▶ 김어준 : 음악, 신청곡은요? 

  

▷ 박승현 : 신청곡은 제가 포스트잇 뒤에다가 적어가지고 못 보신 것 같더라고요. 

  

▶ 김어준 : 어쨌든 신청곡도 틀어주고? 그것은 정부 당국에서 하는 게 아니라 하도 심심하니까 모여있는 사람들끼리 자체적으로 한 거죠? 

  

▷ 박승현 : 네, 의사분이 같이 격리 생활하시면서 웃을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자기가 생각을 했다고, 

  

▶ 김어준 : 그분은 우한에서 오신 분이 아닌 거죠, 그렇죠? 

  

▷ 박승현 : 네, 원래는 한국에 계시던 의사분이셨어요. 

  

▶ 김어준 : 혹시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의사 한 분이 들어가서, 본인도 심심했겠죠. 하루 종일 심심하니까 오후 3시에 자체방송을 시작했다고. 그 의사분하고 같이 모실 걸 그랬어요. 

  

▷ 박승현 : 진짜 너무 착하시고, 배려도 많으시고,

  

▶ 김어준 : 직접 보셨어요, 얼굴도? 

  

▷ 박승현 : 그때 한 번 채취하실 때 계셨다고 했는데 다 방호복을 입고 계셔서 얼굴은 보질 못했어요. 

  

▶ 김어준 : 마지막으로 나오기 전에 어떤 절차를 거쳐서 나왔습니까? 

  

▷ 박승현 : 마지막에는 채취 검사를 한 번 더 했고요 그다음에 선물도 좀 받고, 안내방송 받고, 

  

▶ 김어준 : 선물은 왜 선물을 줘요? 

  

▷ 박승현 : 그냥 고생했다고 선물을 주시더라고요. 

  

▶ 김어준 : 어떤 선물을 주셨어요? 

  

▷ 박승현 : 머그컵 주시고, 버스 타기 전에는 쌀도 주셨어요. 그리고 음성 판정 받은 그 확인지를 또 주셨어요. 

  

▶ 김어준 : 그렇죠. 그거 액자에 해놓고 싶겠다. 

  

▷ 박승현 :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할까 지금 생각 중입니다. 

  

▶ 김어준 : 사실 그 검사 받아보고 싶은 사람들 많아요. 많은데, 모시기 전부터 뉴스공장에서 계속 이야기했는데, 돌아오신 교민들, 그리고 아산, 진천에 계신 분들이 사실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안전하다고, 2중, 3중으로 검사 받은 거 아닙니까? 그렇죠? 

  

▷ 박승현 : 네, 맞아요. 

  

▶ 김어준 : 내릴 때도 검사 받았고, 그 안에서도 계속 체크했고, 나올 때 또다시 검사 받은 거죠? 그러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런 시설에 있다가 나오면 주변에서 무서워하죠. 

  

▷ 박승현 : 네, 그렇죠. 아무래도. 

  

▶ 김어준 : 아직도? 

  

▷ 박승현 : 네. 

  

▶ 김어준 : 예를 들어서 같이 이야기하려고 그러면 좀 떨어지라 그러고 그러잖아요. 그리고 쓰던 물건 같이 안 쓰려고 그러고. 

  

▷ 박승현 : 네, 약간 저 아는 학교 선배는 엄마가 밥 먹으면 그릇을 다 삶는다고 계속 병자 취급하는 것 같아서 불편하다고. 

  

▶ 김어준 : 부모님인데? 

  

▷ 박승현 : 네. 그렇게 말을 해서, 

  

▶ 김어준 : 거꾸로 해야 되는데. 어머님이 더 위험해요, 밖에 계셨기 때문에. 그 안에 있었던 분들은 가장 안전한데. 그런데도 그 이미지예요, 그렇죠? 

  

▷ 박승현 : 네. 

  

▶ 김어준 : 그런 게 좀 불편하시죠? 

  

▷ 박승현 : 그렇죠. 제 주변에는 이렇게까지 경계하시는 분은 없는데, 제가 조금 더 약간 주눅 들어서 더 조심스럽게 행동을 하는 것 같아요. 

  

▶ 김어준 : 혹시 꼭 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십니까, 이 방송을 통해서? 

  

▷ 박승현 : 그냥 이제는 너무 정부랑 시민분들께 감사하다고, 덕분에 안전하게 한국 돌아왔고, 또 지금 가족들이랑 좋은 시간도 보내고 있고, 어쩌면 평생에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는 그런 기억들이 그냥 이제는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추억이 된 것 같아요. 

  

▶ 김어준 : 고생하셨어요. 오늘 여기까지 듣고요. 저희가 선생님 섭외하면 그때 같이 모실게요, 한 번. 혹은 함께 계셨던 분들 같이 모실 수 있으면 같이 모셔서 이 감염 사태가 다 진정되고 나면, 아직은 아니니까 지금 못다 한 이야기들 있을 것 같아요, 그 안에서. 그건 다시 한 번 그때 모셔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안에 계시는 동안도 여러 가지 기사들도 많았고, 속상해하는 일도 많았는데, 지금은 그 이야기를 할 타이밍이 아닌 것 같고, 좀 지난 다음에 다 같이 욕하는 시간을 따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중국 우한대학교의 유학생 박승현 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승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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