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1공장]
군심 전하고 사의 표명한 국방부 대변인
"안보는 공기와 같아..정치가 흔들지 말아야"
- 부승찬 국방부 전 대변인
▶ 김어준 : 지난 금요일 국방부 대변인이 퇴직을 했습니다. 정년이 보장된 자리인데. 부승찬 전 대변인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부승찬 : 안녕하세요.
▶ 김어준 : 보통 이제 정년이 보장된 자리는 잘 그만두지를 않는데. 자, 그만두셨는데 이게 문제가 됐어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제가 이제 실제 이게 문제가 됐는지 여쭤보겠습니다. 지난달 28일 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아무래도 이제 기자들이 용산 이전 질문들이 많았겠죠. 이런 질문이 있었어요. 일각에서는 전쟁기념관이 좋은 대안이다. 그런 이야기도 중간에 나왔죠. 거기에 대해서 국방부 견해는 무엇인가 기자가 질문하자 이렇게 답을 했습니다. “안보는 공기와도 같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 부승찬 : 일단 소중하다는 말이죠. 그리고 우리가 평소에 느끼지 못하지만 없으면 생명을 다하듯이 안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했고요.
▶ 김어준 : 잠깐만요 한 번만 말한 게 아니고 또 있거든요. 이틀 후에 브리핑에서는 “안보 우려가 없는 곳부터 1차로 이전할 것이다.” 그러니까 국방부의 이제 건물 혹은 층 중에 안보 우려가 없는 것부터 이사할 것 같은데 그런 보도가 나왔는데 맞냐고 기자가 질문을 하니까 “안보 우려가 없는 곳은 없다.” 이런 브리핑을 하고 나서 어디 전화는 안 받으셨어요?
▷ 부승찬 : 문자만 받았습니다. 애드립하지 말라고 문자만 받았어요.
▶ 김어준 : 전화는 하지 않고?
▷ 부승찬 : 네.
▶ 김어준 : 애드립하지 말라고. 애드립이라는 이야기네요?
▷ 부승찬 : 네. 아니, 사실은 대변인 자리가 그런 자리지 않습니까? 공적인 발언만 하고 제가 한 발언이 옳고 그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한 번쯤은 좀 이게 국방부 직원들이나 55만 군 장병을 위해서 대변할 수 있는 표현은 해야겠다. 그래서 상당히 정제되게 했는데,
▶ 김어준 : 상당히 정제된 거죠, 사실.
▷ 부승찬 : 예. 상당히 정제되게.
▶ 김어준 : “안보는 공기와 같다.”, “안보 우려가 없는 곳은 없다.” 안보 우려가 없는 곳은 없죠, 국방부 내에.
▷ 부승찬 : 그렇죠.
▶ 김어준 : 그러면 그게 국방부 내에 있을 이유가 없죠.
▷ 부승찬 : 그럼요.
▶ 김어준 : 다 안보하고 관련이 있으니까 국방부 안에 있는 건데.
▷ 부승찬 : 하나의 유기체로 보시면 됩니다. 하나가 톱니바퀴가 하나가 빠지면 제대로 작동 안 하듯이 그렇게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어준 : 국방부라고 하는, 그러니까 군 조직이라는 게 군이 이제 발언을 하게 되면 ‘군이 왜 정치에 개입해?’ 검찰하고는 다르게 봐요. 검찰은 어마어마하게 정치적으로 지금 매일매일 발언하고 있는데.
▷ 부승찬 : 부럽더라고요.
▶ 김어준 : 이제 공직에서 나오셨으니까 그런 말 하셔도 되죠. 그런데 이제 국방부에서는 이런 말조차 하면 안 되는 곳이라고. 워낙 또 우리가 트라우마가 있지 않습니까?
▷ 부승찬 : 그렇죠.
▶ 김어준 : 군사 정권에. 그래서 더더욱 엄격한데. 그러다 보니 이 정도 발언으로도 이제 문제가 됐어요.
▷ 부승찬 : 그런 것 같더라고요 저는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고요.
▶ 김어준 : 문제가 됐고 문자 정도 받으셨고 결국은 이제 정년이 보장된 곳인데 나오셨는데. 조금 전에 일부라도 대변해야 되겠다고 말씀하셨잖아요.
▷ 부승찬 : 예.
▶ 김어준 : 그런데 지금은 국방부 소속 아니니까 공직 아니니까. 지금은 그냥 자연인 아닙니까?
▷ 부승찬 : 그렇죠. 이제 일명 아주 가장 자유로운 백수입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사실 누군가한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사실대로 이야기해 주십시오.
▷ 부승찬 : 예.
▶ 김어준 : 불만이 많죠, 국방부 내부에?
▷ 부승찬 : 솔직히 이게 공허합니다. 공허하고요. 이제 군심이라는 게 군심을 바로잡겠다고 이야기도 하고 신 정부에서 그런 이야기도 했는데 상당히 군심이 이반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갔다고 보여지고요. 하루속히 이게 정상화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 김어준 : 지금 국방부가 몇 군데로 쪼개지죠?
▷ 부승찬 : 한 일곱 군데로 쪼개집니다.
▶ 김어준 : 지금 당장이요?
▷ 부승찬 : 예, 지금 쪼개지고 있고요.
▶ 김어준 : 그런데 중간에 여기로 간다, 저기로 간다. 처음에 이제 용산 이야기 하다가 언론에서 이제 굉장히 비판적인 보도가 많자 외교부와 용산 중에 정하지 않은 채 검토해 보겠다, 이런 기간이 또 잠깐 있었어요. 그런데 실제 그 기간 동안 국방부에 국방부로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통보가 있었습니까? 아니면,
▷ 부승찬 : 그건 없었고요. 그냥 14일인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14일 날 들어와서,
▶ 김어준 : 지난달 14일?
▷ 부승찬 : 3월 14일인가? 들어와서,
▶ 김어준 : 3월 14일이면 대선 4일, 5일 후인데. 4일 후인데.
▷ 부승찬 : 네, 하여튼 그때 어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3월 말까지 빼라.” 이런 통보를.
▶ 김어준 : 3월 14일이면 3월 9일이 수요일이었고 당선이 3월 10일에 됐습니다. 목요일 날. 지금 말씀하시는 14일은 목, 금 지나고 그다음 월요일이거든요. 바로네요.
▷ 부승찬 : 네, 그래서 3월 31일까지니까 저희가 이제 그래서 검토한 게,
▶ 김어준 : 3월 14일 날 3월 31일까지 방을 빼라고 그랬어요?
▷ 부승찬 : 예. 그래서,
▶ 김어준 : 그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데.
▷ 부승찬 : 저희가 검토한 게 이삿짐심센터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니 이게 불가능하니까 최대 24시간 돌려도 20일 정도 걸린다고 인수위에다가,
▶ 김어준 : 짐만 빼는 데.
▷ 부승찬 : 네, 보고를 했죠.
▶ 김어준 : 그러면 3월 14일날 처음으로 3월 말일까지 짐을 빼라고.
▷ 부승찬 : 네, 그다음에 이제 15일에 이제 언론에서 나왔고요. 용산 시대니 뭐니 하면서.
▶ 김어준 : 아마도 용산 이전에 대한 구상은 그러니까 후보 시절 이미 있었나 보죠?
▷ 부승찬 : 그건 제가 모르죠. 그냥 저희는 뭐 통보만 받은 입장이니까.
▶ 김어준 : 그러니까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다가 아니라 처음부터 용산을 정한 거네요.
▷ 부승찬 : 언론에서는 광화문 시대 그다음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후보지로 거론된다는 후에도 이제 계속 나왔는데요. 저희는 이미 이사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니까요.
▶ 김어준 : 처음부터 그렇게 통보받았기 때문에?
▷ 부승찬 : 네.
▶ 김어준 : 속도 조절을 하는 것 같군요, 이제.
▷ 부승찬 : 예.
▶ 김어준 :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 부승찬 : 아니, 이제 연합훈련도 있고 그러다 보니까 그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죠.
▶ 김어준 : 그런데 지금 당선자 측에도 군 출신분들이 있는데 국방부에 모여 있는 군의 한 10개 이상의 부대가 14일 시작해서 보름 만에 다 나간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 것 아닙니까, 그분들도?
▷ 부승찬 : 하면 된다는 또 구호가 있으니까 저희는 강한 정신력.
▶ 김어준 : 하면 된다.
▷ 부승찬 : 그러니까 그쪽에서는 그렇게 봤는데요. 저는 용산시대, 용산으로 오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 김어준 : 그 자체가 반대가 아니라.
▷ 부승찬 : 네, 다만 완전체로 해서 이동해도 안정화 작업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국방부에서 바랐던 거고.
▶ 김어준 : 그러니까 용산으로의 결정 자체는 당선자 혹은 대통령 결정일 수 있는데,
▷ 부승찬 : 그럼요.
▶ 김어준 : 그런데 14일 날 와서 말일까지 거기에 있는 10개가 넘는 부대를 빼라고 그러면 불가능하잖아요.
▷ 부승찬 : 그건 도저히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죠.
▶ 김어준 :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지만 거기에 국방부 육본이 들어온 게 한 70년 넘지 않았습니까?
▷ 부승찬 : 예, 1948년 이후니까요. 그 이전에는 13년도에 조선군사령부부터 해서, 일제강점기에는. 그러니까 용산으로 자리를 잡은 지는 근 100년 가까이 됐죠.
▶ 김어준 : 그리고 그 이후에 계속해서 안보와 관련된 각종 하드웨어나 물리적인 것들이 다 세팅, 소프트웨어도,
▷ 부승찬 : 그럼요.
▶ 김어준 : 세팅돼 왔을 것 아니에요?
▷ 부승찬 : 네, 시행착오를 거쳐서 이게 상당히 북한 위협뿐만 아니라 주변국 위협, 불특정 어떤 위협에 대한 그것에 대비할 수 있는 최적화된 시스템이 갖춰진 거죠.
▶ 김어준 : 그걸 이삿짐 센터가 지금 빼는 수준에서 생각하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그걸 옮기는 걸.
▷ 부승찬 : 그러니까 이제 안보가 소중하고 중요한 것을 가장 많이 강조하셨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아쉬움은 좀 있습니다.
▶ 김어준 : 일곱 군데로 쪼개서 어디로 갑니까?
▷ 부승찬 : 일단 우리가 용산공원으로 편입되고 있는 구 방사청이 가장 문제인 것 같습니다. 거기에 이제 한 400여 명 정도가 들어가는데요. 구 방사청 건물은 언론에서는 공개가 안 됐지만 상당히 이제는 폐가 수준으로 철거할,
▶ 김어준 : 거기 폐건물이라서 비어 있는 데 아니에요?
▷ 부승찬 : 네, 맞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 김어준 : 철거할 대상인 건물 아닙니까?
▷ 부승찬 : 통신 라인이 이런 게 최대한 빨리 복구시킨다고 하는데요. 좀 시일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 김어준 : 제가 알기로는 그거 이제 철거할 건물이라고 했는데.
▷ 부승찬 : 그러니까요. 얼마나 우리 국방부 직원들이 속이 타겠습니까? 안타깝습니다.
▶ 김어준 : 자, 이게 이제 안보 공백은 없다고 하는데 지금 말씀하신 취지는 그렇게 급하게 옮겨 가지고 70년 이상 세팅된 시설들이 한꺼번에 안정적으로 다 옮겨지겠느냐 하는 우려가 있으신 거네요.
▷ 부승찬 : 네, 상식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상식으로.
▶ 김어준 : 상식.
▷ 부승찬 : 네.
▶ 김어준 : 그런데 정년 보장됐는데 국방부 공무원 생활 그만두고 나온다고 누가 말리는 사람 없었습니까?
▷ 부승찬 : 있었죠. 있었죠. 저는 정년이 보장됐다고는 생각 안 했고요. 그다음에 이제 대변인 자리가 사실은 아침 6시부터 출근해서 힘든 자리이기 때문에 이렇게 다들 나가기도 하고. 물론 60 정년 채워서 나가신 분도 있었지만. 그런데 이제 이렇게 하면서 좀, 뭐랄까? 안 보는 공기와도 같다, 이런 표현들을 정제된 표현을 하면서 이게 정년이 보장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제 취업 공모, 이거를 대변인 공모 이걸 봤더니 진짜 법상으로 60세 보장돼 있더라고요.
▶ 김어준 : 몰라서 사표를 내셨구나.
▷ 부승찬 : 아마 그런 것도 좀 있지 않을까. 조금만 참을걸.
▶ 김어준 :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러니까 주변에서도 말리고 인사과에서도 말렸을 거 아니에요?
▷ 부승찬 : 예, 그렇죠. 그냥 이렇게 나서지 마라.
▶ 김어준 : 아니, 정년 보장됐는데 왜 나가시냐고.
▷ 부승찬 : 나서지 마라.
▶ 김어준 : 그런데 왜 마지막에 결국 사인하고 나오셨습니까?
▷ 부승찬 : 일단은 저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이제 외부에서도 있었고 강의도 해 봤고 국회도 있어 봤지만 비판적으로 봤었거든요, 상당히. 국방을. 그러니까 제가 이제 그 내부에 들어가 보니까 ‘이 사람들이 정말 순수하고 묵묵히 일하는구나’ 이런 걸 많이 느꼈는데 내가 국방부 대변인인데 이 사람들에 대한 감정을 한 번이라도 이야기하면 안 되겠냐 하는 고민 끝에 나온 거죠.
▶ 김어준 : 그리고 그 말을 했으니 여기 있기 힘들겠다, 그러고서 하신 것이고.
▷ 부승찬 : 그렇게 되더라고요. 분위기가 쭉 그렇게.
▶ 김어준 : 대변인님, 오늘 소회만 잠깐 들은 거고요. 앞으로 국방부와 관련해서는 가끔씩 모셔야 되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 부승찬 : 아, 예, 감사합니다.
▶ 김어준 : 어차피 가실 데도 없는 것 같으니까.
▷ 부승찬 : 아닙니다.
▶ 김어준 :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부승찬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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