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방역국’ 대만, 확진자 급증해 국경 봉쇄 “방역에 느슨했던 탓..뒤늦게 백신 확보 중”

[인터뷰 제1공장] -전화연결

‘모범방역국’ 대만, 확진자 급증해 국경 봉쇄

“방역에 느슨했던 탓..뒤늦게 백신 확보 중”

- 김윤석 (대만 교민)

 

 

▶ 김어준 : 대만이 최근 코로나 확진자 급증으로 국경 봉쇄에 들어갔습니다. 교민 한 분 연결해 봅니다. 대만 타이페이에 거주 중이신 김윤석 씨 전화 연결 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윤석 : 네, 안녕하십니까. 

  

▶ 김어준 : 자, 대만의 최근 코로나 상황부터 간단하게 정리해 주십시오. 

  

▷ 김윤석 : 일단 대만이 지금 5월 13일부터 어제까지 대략 한 일주일 정도 되는데요. 일주일 동안 대만에 있는 수도권 지역, 그러니까 타이페이시하고 신베이시를 포함해서 확진자가 1,052명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가 2,260명이니까 전체 확진자의 46.5%가 이번 주, 그러니까 이 일주일간 나온 거죠. 

  

▶ 김어준 : 1년간 누적의 절반에 해당되는 숫자가 일주일 만에 나온 거네요. 

  

▷ 김윤석 : 거의 절반에 해당된 숫자가 나온 거죠. 이게 5월 9일만 해도 본토 감염자 확진자가 0명이었어요. 

  

▶ 김어준 : 그러니까요. 

  

▷ 김윤석 : 그런데 그다음부터 몇 명, 10명씩, 20명씩 이렇게 늘다가 5월 15일에 180명으로 갑자기 확 뛰었거든요. 그래서 그 나흘 동안 거의 한 1,000명 가까이 나온 거니까 엄청난 거죠. 

  

▶ 김어준 : 그렇죠. 대만 시민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분위기가. 그렇죠?

  

▷ 김윤석 : 당연한 거죠. 지금 방역 실패라는 타이틀로 엄청나게 미디어부터 시작해서 각종 신문, 뉴스에 연일 계속 보도가 되고 있고요. 사람들이 믿었던 대만 방역의 영광이 이번 일로 사라지는 듯한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요. 밖에서 보기에도 대만이 왜 이렇게 됐을까 궁금하지만 내부적으로는 1년 이상 거의 지역 확진자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 김윤석 : 그렇죠. 거의 한 7~8개월 동안 한두 명이 있거나 없었거나 그랬었죠. 

  

▶ 김어준 : 그래서 대만은 완전한 청정국처럼 받아들여졌는데 숫자도 숫자지만 이게 이제 영국 변이바이러스로 보여진다는 거죠, 지금? 

  

▷ 김윤석 : 네. 일단 항공사 기장이 확진되면서 대만에 유입이 되기 시작됐는데요. 기장과 승무원들이 공항 근처에 있는 호텔을 통해서 전염이 되었고 다시 호텔 이용객들이 거기서 놀던 단체 유흥객들하고 집단감염이 되면서 이게 타이페이까지 다 퍼진 거거든요. 그 원인을 찾아봤는데 가장 많았을 때 333명 나왔을 때 확진자 중에 많은 사례가 영국에서 발생한 변이바이러스가 나타났다고. 

  

▶ 김어준 : 그렇군요. 

  

▷ 김윤석 : 그래서 사람들이 분석하기에는 아마 이게 항공사 직원들 쪽으로 들어온 게 아닌가, 이렇게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 김어준 : 설상가상인데, 변이바이러스면. 제가 궁금한 것은 몇 가지가 있는데 말씀하신 기장, 항공사 파일럿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그렇게 보도가 됐던데. 그런데 이 항공사의 파일럿이 왜 격리 기간이 3일밖에 안 됐던 거죠? 더 길었잖아요, 원래. 

  

▷ 김윤석 : 잘 안 들리는데요, 지금. 

  

▶ 김어준 : 항공사 직원 파일럿하고 승무원. 노보텔이라는 호텔에 따로 격리되지 않고 일반 투숙객하고 같이 있었다, 이것도 문제지만 왜 이 사람들이 3일밖에 격리가 안 됐던 거죠? 

  

▷ 김윤석 : 그게 보통 대만이 확진 검사를 합니다, 간단한 검사. 그랬을 때 이게 키트 검사라고 해야 되나? 간단한 검사를 했을 때, 

  

▶ 김어준 : 아, 간이 검사를 했구나.

  

▷ 김윤석 : 예. 그런 걸 해서 만약에 마이너스가 나온다 그랬을 경우에 짧게 하기도 하는데요. 아마 그런 원인이 아닌가 이렇게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 김어준 : 워낙 그런 사례가 없다 보니까 안일해졌나요? 3일이면 굉장히 짧은 거거든요, 격리 기간으로. 

  

▷ 김윤석 : 그런데 이제 지금 대만이 여러 문제가 또 있지만 좀 해이해진 면도 솔직히 좀 있어요. 

  

▶ 김어준 : 그런 것 같네요. 

  

▷ 김윤석 : 매체에서도 온갖 전 세계에서 대만이 최고의 방역 국가다, 코로나 시대에 경제적으로 가장 뛰어나다 하는 어떤 고취한다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고 있거든요. 사람들이 그런 것에 익숙해져서 아, 그런가 보다, 하고 이제 좀 방심한 사례도 있다고 봅니다. 

  

▶ 김어준 : 괜찮겠거니 하다가. 그런데 이렇게 사회적 충격이 크다 보면 대만 사진도 저도 몇 장 봤습니다만 시내가 텅텅 비었던데 대만이 초기에 생필품 때문에 사재기가 있었던 걸로 보도됐었거든요, 1년여 전에. 지금은 어때요? 

  

▷ 김윤석 : 1년 전에도 코로나 시작될 때 그런 생필품 사재기가 있었고요. 그전에 2018년에도 무슨 다른 이유 때문이지만 하여튼 생필품 사재기가 있어서 대만 사람들이 뭔가 일이 터진다고 하면 그런 경향이 좀 있어요. 그래서 저번에도 2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간다는 소식이 났을 때 저도 경험을 했으니까 아내하고 가까운 마트부터 들려서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싹 다 동이 났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큰 마트로 가서 카트를 잡아 끌고 돌아다니면서 그걸 사는데 일단 라면이나 휴지, 생필품 이런 건 대부분 다 동이 났고 제가 다행히 쌀하고 한국 라면 중에 좀 매운 것 있지 않습니까? 그런 건 사람들이 잘 안 사니까 그런 걸 좀 제가 쓸어 와서 담고 1시간 반 정도 걸려서 계산을 끝내고 집에 왔어요. 

  

▶ 김어준 : 사재기도 심하고 도심에 사람들이 거의 없다.

  

▷ 김윤석 : 대만 정부에서는 사재기가 자꾸 되니까 여기 말로는 민생 물품이라고 해서 생필품인데 민생 물품도 충분히 비축을 해 두고 있고 생산도 늘렸으니까 절대 사재기 하지 마라, 이렇게 홍보를 하고 있는데 그게 사람들의 심리에는 잘 안 먹히는 것 같습니다.

  

▶ 김어준 : 그렇겠죠. 불안하니까. 여기다가 이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워낙 대만이 확진자가 오랫동안 없었다 보니까 백신을 맞겠다는 사람도 없고 그러다 보니까 백신 확보도 적고 갑자기 백신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 이게 또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고요? 

  

▷ 김윤석 : 그게 이제 문제가 뭐였냐 하면 지금 대만 인구가 한 2,400만에서 좀 모자란 정도인데 어제까지 자료를 보면 22만 명 정도가 백신을 맞았어요. 그런데 그게 15일부터는 그것도 못 맞게 됩니다. 

  

▶ 김어준 : 물량이 없어서.

  

▷ 김윤석 : 일반 개인도 맞을 수가 있는데 예약을 해야 되고 돈을 내야 되고 그다음에 또 외국 뉴스 같은 데서 백신 부작용 같은 것들을 막 부각시켜서 보도를 하니까 사람들이 좀 겁을 먹은 것도 있고 그래서 안 맞았었죠. 그런데 갑자기 급증을 하니까 5월 13일, 14일 만에 16,000명~30,000명 이렇게 해서 갑자기 확 느는데 이게 늘다 보니까 물량이 떨어지잖아요. 그러니까 15일부터 그걸 중지를 시켰어요, 못 하게. 그래서 의료 종사자라른가 사회 필수 인력이라든가 행정 인력들 위주로 돌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요. 그런데 이제 애초 코백스로부터 받은 한 30만 회 분량밖에 없다 보니까 물량은 없고. 지금 코로나 수시 검사는 쉽게 가능합니까? 무료로. 

  

▷ 김윤석 : 그것도 일단 지금 제가 생활하면서 느낀 건데 한국처럼 되어 있는 데는 거의 없고요. 병원마다 그것도 다 미리 예약을 해서 굉장히 시간이 좀 오래 걸려서 검사를 받는데 대부분 검사하는 기간도 며칠 걸리고요. 빠르게 바로 나오는 건 없고요. 어제 신문을 보니까 병원 밖에다가 외부로 따로 독립시켜서 간이 검사대를 부랴부랴 설치를 하더라고요.

  

▶ 김어준 : 아, 이제. 

  

▷ 김윤석 : 예. 

  

▶ 김어준 : 알겠습니다. 전반적인 상황은 이해했고요. 이게 금방 끝날 일은 아닌 것 같아서 저희가 주기적으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윤석 : 네, 감사합니다.

  

▶ 김어준 : 대만 타이페이에 거주 중이신 김윤석 씨였습니다.